1986년 8월 소련 두샨베 군 병원에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하던 한명의 사병, 비탈리 그라보벤코(Виталий Грабовенко)가 실려오게 된다.
흉부에 큰 상처가 난 상태로 실려왔으나 검사 결과 폐와 늑골은 전혀 손상되지 않았고 곳곳에 혈종(гематома)이 생겼으며 팔을 전혀 들어올릴 수 없는 상태였다.
수차례의 X선 검사를 통해 늑골 아래쪽에 3cmx11cm의 수상한 "그림자"를 발견했는데 의사들은 이 물건에 대해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으나 곧 도움을 청하여 찾아온 장교는 얼굴이 창백해지며 말했다.
"이건 유탄이잖아, 그리고 불발된 상태야"
문제의 30mm 유탄 VOG-17
전에는 병동 내부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던 그라보벤코는 유탄이 확인된 즉시 특수 병동으로 이송되었으며 간호사와 의사는 모두 방탄복을 착용해야 했다.
그리고 이 소식은 모스크바에 최고 우선순위로 보고되었으며 소련 당국은 곧 이 위험천만한 물건을 제거할 의사를 찾았는데, 능력있던 군 의사였던 보로비예프 유리 알렉세예비치(Воробьев Юрий Алексеевич) 대령이었다.
수술을 위한 의사가 해결되고 나서는 곧 수술을 위한 전용 장비들이 도착했는데
폭발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한 강철 고깔을 달아놓은 가위와 방탄복과 강철을 꼼꼼하게 이어놓은 40kg의 방폭복이었다.
수술 당일에는 방폭복에 흰 가운을 걸친 무리가 수술실에 들어갔으며 보호를 위해서 수술실 한켠에는 헬기에서 떼어온 방탄유리를 세워두었다.
수술이 시작되고 곧 마취가 끝나자 오래지 않아 클램프로 유탄을 집어 몸 속에서 끄집어내고 봉합하여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아직까지도 그 유탄은 러시아 FSB 군 병원 박물관에 전시된 채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