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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4-22 08:26
[기타] 현재 뽐뿌에 댓글만 400개가 넘게 달린 고민글(feat. 간이식)
 글쓴이 : 암코양이
조회 : 2,608  

(뽐뿌 논란의 글)
결혼 3년차 30대 남자입니다. 장인어른이 술을 좋아하시는 편이었는데 간경화에 걸리셨어요.
간이라는 조직이 거의 완전히 망가질 때까지 자각증상이 거의 없는 부위라 속이 좀 불편해 병원에 가니 기능을 거의 상실한 상태입니다.

병원에서는 간이식을 해야한다 하는데 뇌사자의 간이식은 언제 가능할지 확정할 수 없다고 합니다. 
장모님이 중국 등 해외에서 간이식도 알아본 모양인데 그것도 마땅찮은 것으로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장인어른 상황이 악화되면서 저에게  간이식을 할 수 없냐는 요구가 왔습니다. 
장인어른의 혈액형이 O형인데 장모님과 아내의 혈액형이 다르니 제가 해주기를 요청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담당교수님과도 이야기를 했는데 간의 50프로 정도를 이식할 것인데 수술시간도 길고 후유증도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마음이 내키지않아서 완곡하게 거절했고 또 교수님이 성공가능성이 낮을 뿐 혈액형이 달라도 적합성 검사를 통해 적정성이 부합되면 혈액형이 다른 사람도 이식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어 전했지만 장모님과 아내는 결국 제가 거절했다는 것에 실망하였다고 말합니다.

아내의 태도도 싸늘하기 그지없고 장모님은 매일같이 카톡과 전화로 때로는 성내고 때론 울면서 하루에도 몇 차례씩 독촉합니다.

오늘도 마찬가지고 퇴근하니 장모님과 아내가 계속 사정하길래 정말 죄송하지만 전 자신없다며 거절하니 아내가 자신의 아버지가 죽어가는데 남편이 되어 어떻게 이리 매정할 수 있냐면 우는데 답답해서 집에 나왔습니다.

제가 정말 매정한 것인지 아니면 처가의 요구가 과한 것인지 다른 분들의 생각을 좀 듣고싶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저는 정말 간이식 수술하는 것이 두렵고 가능하면 거절하고 싶습니다.  부모님이라면 간이식을 해드리겠지만 아무리 장인어른이라고해서 제 부모님과 비교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드는데 제가 잘못된 생각을 하는걸까요?


그리고 그에 대한 간이식 관련 글들과 댓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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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뽐뿌펌)

간이식수술 기증자입니다.

아버지께 기증했구요.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했고 또 그래서 털끗 만큼도 후회는 없습니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는 기증자 분께는 별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저는 한번도 한순간도 망설여 보지 않아서요.




다만 몇가지 알아두셔야 할 것들이 있어서 글을 써봅니다.



1. 기증자의 건강

기증한지 한 8년? 정도 되었는데, 일상생활은 전혀 무리없구요. 농구 축구 같은 운동도 할 체력이 됩니다.

그런데 체력보다는 체질의 문제라고 해야하나?
그냥 어딘가 아픈것 같아요. 쉽게 피로해진다기 보다 회복이 잘 안되는 것 같구요. 소화기계통에 좀 부담이 됩니다. 

전에는 전혀 살찌는 체질이 아니었는데, 살찌는 체질로 바꼈구요. 부종같은게 잘 생깁니다.

병원에 물어보면, 의학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는 대답을 듣게 되는데, 기증자 카페 가보면 거의 대다수가 어떠한 면으로든 체질이 변한것 같고 예전보다는 확실히 불편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또 한10년 일찍 죽을 것 같다? 이런 느낌은 아니구요.
아 그냥 사는데 조금 불편해지겠구나 그런 느낌?



2. 기증자의 수술 후 고통

이거 간과하시는 분들이 많으시고
저도 아파봐야 뭐 대수인가 라고 생각했지만 절대 쉽게 생각하지 마세요.

정말 죽을만큼 아픕니다. 수술 후 회복실에서 부터 한3일 까지는 내 정신이 아닙니다.

몰핀? 그거 원하는 만큼 막 놔줍니다. 그거 보다 더 쎈 진통제가 있습니다. 그건 자기가 아무때고 버튼을 누르면 주입되는 주사류인데 한병에 10만원 정도 합니다. 그것도 원하는 만큼 막 줍니다. 10만원 비싸지만 그거 생각안납니다. 첫날 지나고 그래도 좀 비싼거 같아서 몰핀으로 바꿔봤는데 지옥이 여기 더군요.
10만원은 진짜 아무것도 아니라는....

왜 이렇게 진통제를 제한 없이 줄까요? 진짜 말 그대로 미친듯이 죽을만큼 아프니까요.

어느정도 아프냐면,
서울대병원 교수님 말로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라고 합니다. 출산보다 최소 3배는 아프구요. 작열통 보다 아픕니다. 작열통+출산으로 보면 된다고 합니다. 이건 제 의견이 아니라 서울대병원 교수님의 말입니다.

내 부모나 자식 살리는데 아무리 아파봐야 별거 아닙니다. 3일이면 끝나고 그정도 이 악물 수 있습니다.

근데요.
할까말까 고민하던 사람이나 강권에 못이겨 한 사람들은 백프로 후회합니다.
실제로 입원기간 중에 같은 기증자분 중 한분은
고통에 못이겨서 괜히했다고 난리치시고 일주일 내내 펑펑 우시더라구요.

강요나 마음에 내키지 않은 간이식수술은
결국 기증자나 수혜자 그리고 가족들까지 전부 불편해집니다.
그것도 최악으로 불편해지는거죠.



3. 사회생활에 대해서

기증자를 보고 효자니 어쩌니 하는 말은 결국 입에 발린 말입니다.

뭐 저야 그런말 원치도 않고 어디가서 제입으로는 잘 안꺼내지만,

회사취업할때 군면제(간이식) 이렇게 되어버리니 면접에서 꼭 묻습니다. 일은 제대로 할 수 있나? 못할거 같은데?

회사취업해서도 이게 알게 모르게 불이익으로 작용합니다.

뭔가 약자로 보는 느낌? 하지만 보호할 대상은 아닌?

설명하기가 좀 어려운데, 느껴지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

아 회식때 술 강요 안하는건 좀 좋네요.



생각나는 대로 몇가지만 적어봤습니다.

저희 가족은 아버지도 예후가 매우 좋으시고 저도 괜찮은 편이라 간이식수술을 추천하는 편입니다만,

한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무조건 내 마음이 100프로 내켜야 한다는 겁니다.
설령 그게 친부모 자식 간이 더라도요.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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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avE 17-04-22 08:33
   
이미 한번 거절하여서 갈등이 생겼고 해도 본전도 못찾을거같은데
어쩐지 17-04-22 08:42
   
남자측 부모가 저 사실을 알면 머라고 할까 내자식이 귀하면 남의자식도 귀한건데 ㅉㅉ
치츄 17-04-22 08:56
   
이건 여자쪽 부모들이 좀이기적인거같은데
seoljay 17-04-22 08:58
   
저럴때는 부인과 처가에 본인 부모님과 상의 해보겠다 했어야함.
본인 부모님에게 본인의사 알리고 현 상황을 잘 상의해서 거절했어야 현명했음.
사돈이 직접 전화해서 본인 아들은 안된다고 하면 왈가왈부할 사람 아무도 없음.
지금도 늦지 않았음. 부모님과 상의했는데 부모님이 말리셔서 거절했고,
부모님까지 반대했다는걸 알리고 싶지 않았다고 하면 그만.
ultrakiki 17-04-22 09:11
   
간을 내놓으라는것은 웃기죠.

적정성이 맞으면 딸과 부인도 이식못할것은 없다는데...왜 희생을 강요하지 ?
토미에 17-04-22 09:15
   
부부는 0촌 이지만, 돌아서면 남인 사이.
지 남편 지 부모 그렇게 중요하면 지 몸에서 떼어줄 생각을 해야지, 살아갈 날이 구만리 같은 남자의 희생을 원하는가? 돌아가는 꼬라질 보아하니 여편이 평생 남자 원망질 하며 살겠구나.
유전이나 기타 다른 자연증상이 아니라 몸이랑 바꿔 술처먹다 얻은 병이면 그냥 살아야지 뭔 ㅆ발...
아드 17-04-22 09:18
   
이거 전에 비슷한 상황에서 사위가 간 기증 해서 살렸는데 나중에 아내랑 이혼해서 남자만 바보된 사연도 있었죠.
딱 잘라서 뭐라 말하기 힘든 고민이네요.
아라미스 17-04-22 09:56
   
아니 친자식이 아니면 누가 해주겠나..
서운하다고 질질짜는 부인이나 장모가 어처구니가 없다..
수수께끼 17-04-22 10:00
   
그런데 장기란게 혈액형보다는 적합성이 중요하지 않던가?
간이란 장기의 특징인가?
넷즌 17-04-22 12:07
   
저런 경우,
의사가
"어렵습니다." 라고 말 해주는 센스가 있어야지요.

가족 파탄내는 거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