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만 해서 잘 모르는가 보구나' 이 말이 꼭 자신에게 기분나쁘라고 던진 소리라기보다는 일종의 흔한 습관적인 말투였던거 같은데... 그것을 적대자로 인식하고 심하게 반응했으니 오해를 풀기는 쉽지 않을듯... 거기다 반응중에 친구의 '역린'을 건드렸으니 평생 다시 못볼 호로쉑히로 인식될거고 이후 두고두고 몹쓸 욕이 퍼져갈테고 어쩌다 대면했을시 최악의 경우 폭력사태와 더불어 법정싸움까지 갈 소지가...
'공부만 해서 잘 모르는가 보구나' 이 말도 비록 뉘앙스일 뿐이라 해도, 저 서울대생한테는 컴플렉스 비슷하게 작용했을 수도 있죠.
실제로 공부쟁이 범생이들 중에는, 학창시절에 흔한 이도저도 아닌 애들보다 잘 못놀아본 것에 대해서 한?이 있는 애들이 있습니다. 공부하느라 포기했던 것들에 대해서 남들보다 잘 모른다는 게 '역린'이 된 경우죠. 이것 때문에 대학교 들어가자마자 만사 제쳐두고 맨날 놀기만 하다가 쓰리고 먹고 퇴학 당하는 애들도 있구요. (요즘엔 살기 빡세져서 거의 없지만..)
이 글의 경우는, 공부는 안하고 맨날 놀기만 해서 머리가 텅텅 빈 애한테 '넌 왜이렇게 무식하냐' 고 별 생각없이 말한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 서울대생은 자신이 느낀 감정의 크기만큼 되돌려 줄려고 저 발언을 했던 걸로 보이구요. (글 내용을 봐도 별로 자신이 실수했다는 뉘앙스는 없는걸로 봐서, 저 말을 듣고 친구가 느낄 고통을 알고서 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글 말미에 'ㅜ'는 자신도 자신이 느낀대로 되돌려 줬을 뿐인데 상황이 의외로 심각하게 돌아가니까 당황해서 붙였다고 생각되구요. 저 '대나무숲'이라는 곳에 제보한 이유도, 자신과 비슷한입장의 사람들(서울대생)에게 익명으로 물어봐서 객관적으로 자기가 잘못한건지를 알고싶은 이유일 거라고 추측되네요.)
아마 저 서울대생은 지금이라고 해도 친구에게 사과할 생각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친구쪽에서 먼저 사과하고 들어온다면 모를까요.
물론 잘잘못을 따지자면 둘 다 잘못했습니다.
원인제공은 친구지만, 말한 내용만 객관적으로 봤을때는 서울대생이 말한 정도가 더 심했으니까요.
그러나 이점을 간과하면 안됩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상대방의 '역린'을 까는 행위는 하면 안된다는 점을요.
특히나 '안다는 것'에 대해서 프라이드가 있는 사람에게 그사람이 잘 모르는 부분에 대해 '공부 헛했네', '공부만 하느라 이건 모르나보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좀 전에도 예를 들었듯이, 가방끈 짧은 사람에게 '넌 왜이렇게 무식하냐'라고 말하는 것이나, 힘쓰는 운동을 하는 선수에게 '너 의외로 약하네?' '운동만 하느라 머리는 비었나보네' 같은 말을 하는 것과 동급으로 봐도 무리 없을 정도로 임팩트가 큽니다.
못믿겠으면 주위에 명문대생 있으면 한번 실험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