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철책에서 좀 어리버리한 후임병(이른 바 고문관)이 있었는데 그때 난 제대 얼마 안남았었고 후임병은 상병에 유탄수였음.
어느 날 같은 조로 근무를 서게 됐고 전원투입시간에 철책 순찰 한 바퀴 돌고 초소로 들어간 후 장비를 제자리에 놓으려고 유탄(당연히 실탄)박스 달라고 말하니 얘가 하는 말이 "없습니다", 어떻게 했냐고 하니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까지 밑에 애들 한 번도 때려본 적 없었는데 진심 그때는 열받아서 발이 나가더군요.
어떻게 자기가 유탄수면서 유탄박스를 어떻게 했는 지도 모를 수가 있는 지.
또 없어진 줄 알았으면 초소 투입 전 순찰 시간에 진즉 이야기 했으면 소대장한테 보고하고 찾아보러라도 갈텐데 초소 들어갈 때까지 아무소리도 않고 있다가 내가 달라고 하니 그때서야 없다고 대답하는지 진짜 속터졌네요.
만약에 그 상태에서 혹시라도 중대장 대대장 연대장 순찰 떠서 걸리면 바로 저까지 영창 신세, 최소 군기교육대.
진짜 근무시간 내내 입술 바짝바짝 타 들어가더군요.
결국 교대하고 들어가서 찾아보았는데 다행히 소초막사 앞에 전원투입 전 집합하는 공터에 덩그러니 놓여 있더군요.
말년에 영창 갈 뻔한 사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