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나간건 저 사람들이죠. 특별히 콕 집어서 '동성애자가 나한테 키스하면 싸대기를 때린다 / 옥수수를 털어버린다' 라는 말은 뭔가요.
자신이 성적으로 호감을 느끼지 않는 상대에게서 억지로 당했다. 그러면 폭력을 행사하겠다 - 그건 상대방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똑같은 게 정상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고, 기습적으로 키스를 당해도 상대방이 이성이라면 괜찮다? 그건 자기들이 변태성욕자인 거지, 애먼 게이들 끌어들일 일은 아니죠.
난 게이가 아니지만, 알고 지내는 사람들 중에 게이 많습니다. TV에서 동성애를 특별하게 포장해서 보여주는 건 반대입니다만, 그보다도 게이들을 발정난 개처럼 묘사하면서 웃고 떠드는 인간들은 수준이 밑바닥인 거죠. 점잖게 말하면 애정의 형태는 하나만 있다고 단정짓는고 왜곡된 성의식이 머릿속 깊이 박혀 있는데 그 사실조차 깨닫지 못하는 어린애 수준인 겁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오프라인이나 인터넷에서 계속 봐온 사람들을 두고 판단했을 때, 다양한 성벽이 있습니다. 누구는 스타킹만 신으면 흥분하고, 누구는 SM이 아니면 세우지도 못하고. 그런 사람들이 어디 암굴에 처박혀서 살아가는 게 아니고, 님들 주변에, 어디에나 있습니다. 사실은 그 형태와 정도가 다르다 뿐이지,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정도는 모두가 공감하지 않는 성적 환상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시시콜콜 그 성벽을 파헤쳐서 자신과 맞는지 아닌지를 알아본 후에야 편 갈라서 친구를 사귑니까? 그건 아니잖아요. 게이도 그런 성벽의 하나라고 생각한 뒤에 좀더 자신의 포지션을 재고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유전적이다, 후천적이다, 병이다 아니다 등등 얘기를 끌어들이지 말고요. 그게 포인트가 아닙니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유대감을 쌓는 데에, 성적 취향이나 성적 지향은 지표가 되지 않습니다.
저는 100% 이성애자이고, 청소년 때부터 게이들을 혐오해 왔고, 부모나 의사를 포함한 어른들에게서 '게이들은 병자들이다' '전적으로 유전이다' '에이즈는 게이만 걸린다' 등등 수많은 헛소리들을 들었고, 학교 (외국 삽니다)에서 게이는 병자라고 바득바득 우기면서 언쟁을 하고, 그걸 자랑스러워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머리가 좀 굵어지고, 직접 리서치를 하면서 알아보니 많은 것이 제가 알고 있던 것과는 달랐다는 겁니다.남자끼리 살을 섞는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하고 역겨운 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만, 게이란 제게 있어 그냥 저와는 다른 성적 지향입니다. 그게 플러스 요인도 아니고, 마이너스 요인도 아닙니다. 게이라고 해서 친구먹자고 달려들 것도 아니고, 게이라고 해서 꺼지라고 하면서 강냉이 털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게이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다니면서 어떻게 해서든지 더 (엄연한) 인간들을 혐오하려 노력하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성적으로만 생각하는, 편협한 사고의 틀 내에 갖혀 있는 겁니다.
물론 우리 이성애자 입장에서 보면 그런 정치적인 움직임이 불편해 보일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건 우리가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겁니다.
예를 들어서 실제로 동성부모의 입양이 아이의 정신적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도 입양의 권리가 주어져야겠죠. (아이의 권리를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반대입니다.)
엄연히 사회의 구성원들이고,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 멀쩡한 이성애자가 무슨 전염병에 옮아서 게이가 되어버리는 등의 문제가 생기는 것도 아닌데 마치 동성애자들을 '격리해야 할 대상' 또는 '같은 권리를 누려서는 안 되는 대상'으로 간단히 낙인찍으려 드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과거 미국에서의 흑인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있죠. 한번 백인우월주의자의 시점에 대입해서 보세요. '네그로가 까만 건 어쩔 수 없겠지. 차별은 당연한 거니까, 정치적으로 뭔가 이루려고 하지 말았으면 좋겠군'.
상당히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헌법은 개개인에게 타인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여러 자유와, 법 앞에서 동등할 권리를 보장합니다. 근거가 합당하다면 법을 고치는 게 당연한 겁니다. 우리와 관계 없다고 해서 쉽게 말하면 안 됩니다.
이제는 인종문제로 넘어가시네요. 어디까지나 성적 취향이라는 것에 동의하며 쓴 글입니다. 성적 취향과 제 3의 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인종 문제로 갈려면 제 3의 성으로 인정해야 하느냐 마느냐로 가야겠죠.
모든이는 동등한 권리와 자유를 갖지만 그렇다고 남성과 여성이 동등한건 아니죠.
남성이 여탕을 갈 수 있는것도 아니듯 서로 침범할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 있습니다.
남들 다하니깐 우리도 결혼,입양하게 해달라는 그냥 떼쓰기밖에 안됩니다
호모포비아들이 동성애를 싫어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생리적거부감이죠. 그 뒤로 자연스럽지 못하다라던가 위생적이지 못 하다 또는, 종교적인 사상같은 이유들이 따라 붙지만 결국은 나와 다른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이 원인입니다. 그 뒤에 붙는 것들은 결국 자기합리화를 위한 도구거나 나는 왜 호모포비아일까라고 고민하는과정에서 스스로 내린 답이겠죠. 호모포비아입장에서는 동성애가 점점 사회적으로 허용되어가는 분위기가 불편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물론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호모포비아지만 그중에는 의식적으로 동성애를 차별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고, 이해해보려는 사람도 있고, 동정하는 사람도 있지요. 단순히 쿨한척 하려고 그러는 부류도 있을 수 있지만 그것 자체도 동성애차별문제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현상이고요. 위선자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요. 오히려 호모포비아를 생리적으로 거부하는 부류도 있습니다. (호모포비아포비아? 안티호모포비아? 뭐라고 부르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 그리고 환경이나 교육으로 인해 동성애자임에도 호모포비아인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어쨌든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시선도 예전과 다르게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호모포비아와 동성애를 포용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교환도 가능해졌고, 증오범죄도 많이 줄었죠. 저는 스스로 진단해본 결과 쿨한척하는 위선자부류에 가까운 것 같네요. 생리적으로 동성애에 거부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호모포비아에 대한 반감도 크고, 동성애자들의 처지또한 동정하고 있습니다. 완전히 이해까진 아니더라도 포용은 해보려는 입장이고 주변에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해 의식적으로 거리를 두진 않는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