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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12-14 07:49
[기타]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만든다. 우리동네 교통사고
 글쓴이 : 암코양이
조회 : 4,719  



4인실의 사람들은 대부분 교통사고 환자였고, 저마다 환자의 예의로 각자가 어떻게 다쳤는지를 간단히 설명했지요. 

그런데 어제 한 분이 나가시고 비어있던 침상에 중년의 아저씨 한 분이 들어오셨습니다. 

들어오시는 발걸음이 무슨 행진을 하듯 저벅저벅 힘찼고, 그분이 내려놓는 짐들까지도 힘차게 침대에 착륙했지요. 

도대체 어디를 다치신 거지? 하도 멀쩡해 보여서 아저씨께 여쭤봤더니 

정말 듣도 보도 못한 황당한 이야기가 시작되더군요. 


아저씨는 조금전까지만 해도 여느날과 다름 없이 그냥 길을 걸어가고 계셨는데, 

마침 주차를 했다가 후진해서 나오는 자동차와 부딪혔습니다. 


거기까지 듣고  저는, 고작 그정도의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을 하신 건가? 생각했습니다. 

뒤에서 아주 살짝 받아도 뒷목 잡고 입원하는 나이롱 환자들 많잖아요.

하지만, 아저씨를 입원시킨 건 '자동차'의 충격이 아니라 '말 한마디'의 충격이었습니다. 


한 아줌마가 차에서 내리더니 차에 부딪힌 아저씨에게 건낸 

첫마디는

"어휴, 죄송해요!"나 

"저... 괜찮으세요?"나 

"어디 다치신데는 없나요?"같은 

일상의 범위를 훨씬 넘어선 

"아저씨, 보험사기단 아니에욧?!!!" 

이었답니다. 

병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가 깊은 탄식을 내뱉었지요.


어쩌면 그 아주머니의 첫마디를 듣는 순간, 

아저씨의 마음은 벌써 병원에 도착해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저씨는 아줌마와 계속 실랑이를 하시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112를 누르셨고, 

잠시후 도착한 경찰관이 상황을 파악하고는 

저런 분은 말로는 안 된다며 아저씨는 그냥 입원하시라고 충고하더랍니다. 


그렇게 내가 있던 병원에 입원하신 아저씨는 혈색 좋은 얼굴에 어떤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이셨고 내게는 인품도 좋아보였습니다.  

만약 그 아줌마가 일상적인 선택지 1, 2, 3번 중 하나를 첫마디로 골랐더라면 

그냥 옷을 툭툭 털고 일어나면서 괜찮아요 허허허 하시고 끝났을 것이라는 확신이 90% 정도 들었습니다. 

아저씨는 이제 합의해줄 생각이 없어보이시지만요. 

뭐 금액이 그리 크진 않겠지만, 아줌마의 생활에는 여러 어려움이 피어나겠죠. 


지금 떠들썩한 대한항공 땅콩사건도 그렇고, 동네에서의 작은 교통사고도 그렇고 

삶 속에 불쑥 다가오는 사건들에 일상적인 말로 대답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란 무척이나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범하게 반복되는 일상의 말들이 뻔하고 상투적인 것일 뿐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그 속에는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최소한의 기품이 적은 양이지만 차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말 속에 담긴 몇 방울의 '사람다움'이 천냥 빚을 갚거나 빚지게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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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사나이 14-12-14 08:18
   
실제로 일어난 일인데 개인택시하는 아는형님이 쉬는시간에 차에 앉아 있는데
왠 외제차가 뒷범버를 쿵하고 받더랍니다 충격에 좀 놀랐는데
차에서 내려 이것저것 살피고 있는데 차가 뒷범퍼가 들어가 있고 흠집이 있어 영업손실 비용과 수리비를 요구했더니
기껏한다는 말이 2만원이면 되겠네 말하는게 싸가지가 없어서 말문이 막히더랍니다 하도 어이없는 소리 하길래
안되겠다 싶어 보험사에 연락하라고 하고 병원가서 일단 누워있는데 보험 손해사정인이 나타나 되레 피해자인 형님 편을 들어주더라는거 말한마디에 천냥빚 갚는다는말 있죠 그길로 물리치료만 받고 퇴원했다는거 그이후로는 계속 통원치료 받고 끝냈다는데 나같으면 그냥 누워있습니다 .  지가 차 받았으면 죄송하다는 말부터 해야지 2만원 끝내자고 지가 2만원할수 있으면 해보던가 ....무개념 운전자들 많습니다 .
꾸물꾸물 14-12-14 09:44
   
학교 선배가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당했는데 뒷차가 받은것이었지요. 큰 사고도 아니었고 슬쩍이랄까? 수리비랑 해서 그냥 30~40만원만 달라고 하고 좋게 합의 보고 연락처를 남겼는데, 전화로 분쟁시작. 선배는 그냥 귀찮아서(대학원생은 이런데 쓸 시간이 없음..-_-) 보험 콜. 보험사에서 400받아냄.
♡레이나♡ 14-12-14 14:28
   
에구... 참..
들기름 14-12-14 14:39
   
아줌마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서 일을 크게 만들었군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서는 조그만 손해도 안보려고 과잉방어를 하다 사람들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왕왕 있지요.
진진 14-12-14 15:15
   
지난주에도..
앞차가 후진하더니 제차를 쿵!

2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내리더니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얼굴을 보니 홍조가 있는게 술을 마신것도 같고...
10초간 생각하다가... 
그냥 보내줬음.
내 차가 워낙 똥차라 그정도 쿵에 표도 안남 ㅋ.

만약 그 남자가 죄송합니다를 먼저 안했다면 나도 병원으로 갔을지도...
내손안에 14-12-14 19:22
   
나두 한마디 보태면,,,
한 일년전 새벽 출근시간 07시 정도 (해필이면 울동네에 직원들이 몇명살아서리 직원 카니발에 나캉 몇명 카풀함)
온산 소방서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대기중인데 앞 코란도 갑자기 1m정도 뒤로 실실....후진등도 안켜지고
약간 경사로라 스틱차량 잠결에 기아빼고 브레이크밟은게 힘이 풀린듯한데 빵빠빵해도 결국 우리차에 콩딱
한 40 되보이는 절문새퀴가 후다닥 내리드만 지차똥꾸녕 보드만 우리보고 박앗다고 생지랄
우리차 운전하는 놈도 회사서 쫌 시꺼러운놈인데 당장에 모가지잡아서 차 밤바에 쳐박음
출근길 한 30분 실랑이하니까 누가 길맥힌다고 신고햇는지 빽차와서 말깃는데 저 색희 간밤에 술문기 덜께가 횡설수설..
우린 내려서 회사로 걸어오고 직원은 같이 파출소 따라감
결론은 서로 드잡이한건 조또 아닌데 저놈만 음주운전 걸림....짭새는 우리차량 블박 볼필요도 없다고 그냥 가라함
NBKiller 14-12-15 19:07
   
한번 후진하다가(그것도 다이너스티를) 쿵, 또 한번은 아파트 방지턱 넘으면서 생각없이 딴짓하다가 앞 그랜져 쿵.
내리자마자 90도로 숙이고 죄송합니다 수십번 반복... 두번 다 "제대로 운전해, 젊은 사람이 쯧." 하고 끝났음... 그게 훨 좋음...
쉐도우라인 18-05-21 23:09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