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간 말벌이 자주 내 방에 드나들길래 살펴봤는데 옷걸이 옆 벽에 손바닥만한 말벌집이 떡하니 자리하고 있더군요. 이때 퍼뜩 잡서에서 읽은 기억이 있는 한가지 방법이 생각나더군요. 말벌 애벌레는 물에 젖으면 썩어서 죽어버린다는.
그래서 분무기에 물채우고 말벌집 전체를 적셔주었음. 그랬더니 말벌 몇놈이 찾아와서 살피고는 다 떠나 버림.
분무기를 뿌릴 때는 말벌 녀석들이 집을 떠나 있거나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잘 쏴 줘야 해요...
어렸을때 살던집 뒤의 지붕 처마밑에 가로세로 50cm정도 되는 말벌집이 있었는데 얘들 때문에 집뒤의 넓은 마당에서 놀지 못했던게 기억나네요. 그당시 아부지가 아는분들 두분 모셔왔는데 이분들이 쑥인지 뭔지 모를 풀을 태워서 연기를 낸뒤 성충들 무력하게 만들고, 슬슬 말벌집 따서 속에 있는 애벌레는 프라이팬에 볶아 먹고, 꿀은 모아서 병에 넣어 겨울내내 떡 찍어 먹었던 기억이 나요. 그때 말벌들 어찌나 크고 무서웠던지... 그런데 더 무서운건 초딩때 어떤 절로 소풍을 가게 됐는데 산을 올라가던중 누군가가 길가에 있는 작은 풀숲을 발로 차니까 배에 노란 줄무늬가 있는 조그마한 벌들이 막날아와서 머리고 얼굴이고 막쏴서 숨이 잘 안쉬어져서 죽을뻔 했었는데 그뒤로 벌 트라우마가 생겨서 지금은 커다란 똥파리만 옆에 날아가도 깜짝 깜짝 놀라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