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의 일입니다. 체육시간에 당번인 경철이와 만기는 교실에 남아 있었습니다.
경철이가 심심하다고 하면서 여학생들의 가방을 뒤져보자고 했습니다.
경철이가 그의 짝 소영이의 가방을 열었습니다. 가방 속에는 이상한 물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보드라운 종이 같은 것으로 몇 겹을 접어서 만든 것이였습니다.
"야, 만기야. 이게 뭐니?"
만기가 큰 소리로 웃으면서 경철이에게 무식하다고 비아냥거렸습니다.
"야, 임마, 그것도 모르니? 그건 여자들만 쓰는 물건이야. 바로 '생리대'라는 거야. 생리대. 알았어? 이 바보야!"
만기는 그것을 대걸레 끝에 매달은 다음 '파는 물건'이라고 써 놓았습니다.
체육 시간을 마치고 돌아온 소영이는 너무도 부끄럽고 어이가 없어서 엎드려 울다가 옆에 있는 쇠필통으로 경철이의 웃는 얼굴을 힘껏 내리쳤습니다.
경철이는 금세 입에서 붉은 피를 주르륵 흘리며 그 자리에 쓰러졌습니다.
대숙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소영이의 행동이 지나치다고 생각 했습니다.
"야, 그까짓 게 뭐 그리 소중하다고 친구를 그렇게 때리니?"
소영이는 더욱 분했습니다. 같은 여자의 입장에서 편을 들어 주기는커녕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말하는 대숙이가 너무나 미웠습니다. 마침내 두 사람이 옷을 붙잡고 싸움을 벌였습니다.
반에서 제일 키도 크고 힘도 센 대숙이가 소영이를 쓰러뜨리고 발로 사정없이 밟았습니다. 소영이의 입에서도 피가 났습니다.
누가 가장 나쁜 친구입니까?
ㅡㅅ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