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읽으니 저는 왜 이렇게 어딘지 위화감이 들죠? 원래 살던 곳에서도 "가을만 되면 산과 들을 다니느라 바쁜" 곳이고 "오랜만에 서울 구경이나 해보자"며 서울에 진찰받으러 올라왔었는데, "밤이면 쏟아질 듯한 별들을 머리에 두르고 걷는 곳"으로 이사왔다는 것도 깔끔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고. 제가 오해일 수도 있지만, 곳곳의 표현이 초등학생답지 않아서 제가 심사위원이었다면 오히려 좋은 점수를 주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전주인데 인구가 65만 정도 됨.
차로 20분만 나가도 산도 있고 들도 있고 거기서 10분 더 나가면 학교가 아니라 분교가 있음.
아예 1시간 정도 나가서 전주시를 벗어나면 무주 진안 장수군이 있고 읍내를 벗어나 좀만 깊이 들어가면 몇 가구 안 사는 동네는 흔함.
제 고향이 장수군 천천면인데 예전 내가 살던 동네는 하나 둘 떠나서 이제는 아무도 안 삼.
거기서 밤에 하늘을 보면 은하수가 융단처럼 펼쳐져 있음. 지금도 기억에 선함.
근데 그곳으로부터 한시간 몇 십분 떨어진 지금 집에 있으면 도시 불빛 때문에 별이 한개도 안 보임.
시골에서 살다가 지방 중소 도시로 이사온 사람이라면 저 표현에 아무런 위화감을 느끼지 못할 것임.
또 초등학생 중에 대학생을 능가하는 수학 영재가 있는 것처럼
6학년에 저런 글 쓸만한 문학 영재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음.
글을 쓰거나 읽는 걸 좋아하는 아이라면 13살에 20~30대 보다
다독 다작했어도 하등 이상하지 않음.
단지 글이 또래답지 않게 표현이 수준 높다고 해서 네가 썼다고 믿을 수 없어. 너는 점수 안 줌.
이건 식의 심사는 불합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