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딩 시절 키우던 고양이가 저랬어요.
이유는 젖먹이 아기때부터 키워서 그랬어요.
강아지도 고양이도 어미가 독립을 시킬 시기가 되어서 입양하는 게 당연한데요.
예삐는 그럴 여유가 없었어요.
산나물 뜯으러 어머니랑 같이 동네 야산에 갔는데, 어미가 올무에 걸려서 죽어있었어요.
그 근처에서 아기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해서 바로 집으로 데리고 왔고, 동네 목장에 매일 가서 초유 얻어다 먹여 키웠어요.
지금 키우는 냥이 둘은 고양이답게 나를 집사로 부려먹는데, 예삐 키우던 시절엔 고양이 성격이 이런 줄 모르고 키웠어요.
그게 한참 지나서 지금에 와서 보니 젖먹이 아기때부터 키워서 밀당이고, 뭐고 없는 그냥 개냥이였구나 깨달은 거죠.
밤에 잘 때는 항상 팔베개 해줘야 잤구, 자는 중에 딱 한번 문열어 달라고 깨우는데, 문열어 주면 밖에 나가서 일보고 다시 들어와 잤어요.
고양이 사료가 없던 시절이라 아침에 심심하게 국물에 비빈 밥 한 그릇 먹고 낮에는 산으로 들로 다니면서 온갖것을 다 사냥하고 다녀서, 밤에 잠 잘 잤어요.
지금 키우는 애덜은 밤에 ㅜㅜ
스크레치가 필요한지도 몰랐고 캣타워가 필요한지도 몰랐어요.
그런 건 낮에 예삐가 밖에서 알아서 해결하고, 학교 끝나고 와서 이름 부르면 놀다가도 쏜쌀같이 달려와서 점프해서품에 확 안기고, 항상 부비해주고, 골골하고, 강아지처럼 항상 엥겨서 고양이 성격도 강아지 같은 줄 알고 키우던 시절이었네요.
네, 고양이가 어미로부터 독립하는 시기가 4~5개월인데, 이때 입양하는 게 건강에는 좋은데 자아가 상당히 형성이 돼서 저러기가 쉽지 않아요.
사자를 제외한 고양이과 동물들이 자연에서도 독립생활을 유지하다보니 자기 영역이나 사적인 부분을 침해 받는 걸 굉장히 싫어해요.
그 경계를 풀고 집사에게 앞발, 뒷발, 배 스킨쉽 허락하기까지 시간이 상당히 걸립니다.
지금 보리, 아리 둘을 키우는데 6년된 지금도 배까지는 허락해도 안는 거 싫어해요.
예삐와의 인연은 거의 천운에 가깝죠.
지금 생각해보면 동물들도 유당 불내증이 있어서 우유 먹이지 말고 전용 펫밀크 먹여야 하는데,
우유 먹고 다행히 잘 자라줬으니까요.
신생아용 젖꼭지도 커서 처음엔 손가락에 찍어서 핥아 먹였어요.
그 작은 게 병원 한번 안가고 살아났으니, 울 엄니나 내가 예삐한테는 가족과 마찬가지니까 그렇게 대해 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