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릴쩍 방학이라서 합천 이모집에 놀로갓엇는데
이모부가 소데불고 일함시러 탁빼기도 같이 묵는걸 보앗소
잠깐 쉴때 소를 보구서 이모부 왈
닌들 오데 힘안들것나 마 탁배기라도 한잔묵고 쪼매 더 힘내보자..
소는 대대로 우리 서민들의 삶을 책임져주는 정신적이고 물질적인 지주나 마찬가지엿다우
어른들이 송아지를 아랫목에 눕히는 이유도 바로 그런거라요
이제는 세대별로 소를 대하는 마음이 천양지차임
기본적으로 자연적으로 다 사는게 동물인데 왜 저러냐.. 뭐 이런 의심이신거 같은데요.
벼도 자연적으로 다 살아요.
근데 왜 모내기를 하고 비료를 뿌려댈까요?
안그러면 쭉쩡이만 나와요.
일단 모내기.. 반대말은 직파법 이라고 해요. 옛날엔 볍씨를 손으로 뿌려서 심었어요.
물을 대지도 않았어요. 그냥 마른 땅에 뿌립니다.
이걸 직파법이라고 했구요.
우리나라에 저수지가 굉장히 많은데.. 대부분은 일제시대 조선 말에 지어진거구요.
저수지가 흔치 않았어요.
전봉준의 난인가? 동학혁명인가? 그것도 보면 발단이 저수지에요.
거기 군수가 저수지를 만드는데 농민들을 징발해요.
그래서 저수지 만들고 물값을 졸라게 받는거에요. 여기서 폭발한거죠.
어쨌거나 저수지가 흔치 않다 보니 저수지가 없는곳은 죄다 직파법이었어요.
우리나라는 삼한시대때부터 모내기를 했다.. 기록에 있습니다.
벽골제 같은 커다란 저수지가 있는곳에서는 모내기를 할 수 있죠.
왜 모내기를 했을까?
요즘 농민들은 모를 수도 있어요. 직파법으로 키워본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추측은 가능하죠.
모내기하면 밭에서는 해야 하는데 논에서는 안해도 되는게 있어요.
그게 뭘까요? 바로 잡초 제거에요.
물이 차 있으면 잡초가 잘 못자라요. 논에서도 하는 잡초 제거가 있긴 해요.
피사리 라고 하는데 이 피 라는건 예전에 쌀밥 먹을때 가끔 검은색 혹은 보라색? 밥알의 1/4 정도 크기의 알갱이를 보신 분이 있을거에요. 이게 그 피 라는 놈의 종자에요.
벼하고 비슷한 풀이라, 물에서도 잘 자라거든요. 그래서 피사리를 안하면 쌀에 저런것들이 포함되요.
도정할때 도정이 안되요. 크기가 워낙 작아서...
물론 먹어도 상관 없고, 다만 크기가 작고 껍데기가 남아서 좀 질기죠.
게다가 우렁이 같은게 물 안에 사니까, 걔들이 잡초싹을 먹어 치우기도 하구요.
그래서 모내기를 하는겁니다.
이런 쌀을 그냥 자연적으로 키우자. 원래 자연에서 잘 살던것들이다..
맞아요. 자연적으로 잘 살았죠.
근데 우리가 원하는 만큼은 못살죠. 일단 벼의 품종개량도 한참 된거라 낟알이 많긴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그 낟알을 맺을만큼 땅이 비옥하지 못해요. 왜냐하면 잡초들이랑 나눠 먹어야 하니까
거기에 비료를 안준다? 그럼 거의 껍질만 나올겁니다.
가축도 비슷해요.
자연적으로 잘 살았어요.
그건 인간의 제한이 없을때를 말하는거죠.
위에 적었듯이 1마리 1실.. 자연계에서 이게 가능하겠습니까?
가축이 되서 약해져서 죽는게 아니라, 인간으로 부터 생긴 제약때문에 죽는거에요.
자연적으로 두면 잘 살아요.
먹이 안줘도 잘 살구요.
대신 앞으로 쇠고기 10그램에 10만원 주고 사야죠.
아니다 이것도 싸다 200배 정도 오를거니까 10그램에 20만원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