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적인 스토리 좋긴 한데 월드컵 직후 박항서 감독은 홀대 받진 않았죠. 협회에서는 결론적으론 홀대하긴 했는데 나름대론 감독직도 주고, 바로 경질 시키는 방법으로 홀대한거라 표면상으로는 주목 받기는 했죠. 성적 부진으로 경질된것이기 때문에 그 이후로 감독 생활이 전체적으로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K리그에서 한동안은 그래도 활약했던 감독이죠. 점차적으로 자리가 밀려나서 베트남 부임 직전에는 사실상 은퇴 수순이었기는 했지만...
그런 과정을 '15년간의 홀대'로 짧게 지나가긴 애매하단 생각이 들어요.
최근 베트남에서 보인 성과를 그대로 인정한다고 볼때 대기만성형 감독으로 생각할 순 있지만 그 이전에 지금 만큼의 빛을 못 본게 홀대 때문이었다는건 정당한 평가는 아닌 것 같아요. K리그에선 꾸준히 기회가 있던 감독이었던편이니까요.
인간승리로 만들다보면 지난 과정을 역경이란 짧은 말로 포장하는 습관은 버렸으면 좋겠어요. 박지성도 대한민국이 버린 선수 일본이 주어다 키웠다는 식으로 쉽게 얘기하던데...
그런식으로 스토리를 꾸미는건 아름다우면서도 훗날 역겨워질 수가 있죠. 있는 그대로 봐도 이미 멋지고 아름다운 스토리이니 억지로 더 비참한 과거를 씌워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