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국제대회에서 정식 국호를 부르는 게 원칙이기는 하다. 그러나 최근 경색된 남북 관계에서 국제 스포츠 대회 도중 국호에 대해 연이어 직접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은 최근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남조선’ 대신 ‘대한민국’이라 부르며 대적기조를 강화하는 분위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를 만나면 차가운 태도를 보이는 북한 선수단의 분위기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선수나 코칭스태프도 각 종목 경기장이나 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들과 만나면 가벼운 안부 인사를 나누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후문이다.
그런 가운데서 북한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은 1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축구 8강에서 북한이 한국을 4대1로 승리한 소식을 전하면서 한국 팀을 ‘남조선’ ‘대한민국’ 대신 ‘괴뢰팀’이라는 단어를 두 차례 사용했다. 지난해 12월 축구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를 보도한 조선중앙TV는 한국을 ‘한개팀’으로 호칭한 바 있다. 냉전 시대에만 볼 법한 ‘괴뢰’라는 단어를 다시 등장시킨 셈이다. 북한의 ‘적반하장’격 태도에 눈살만 찌푸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