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유창혁 기사(세계 대회 우승을 여러번 한 기사)가 어렸을 때부터 바둑을 매우 잘 두어, 초등학교때 이미 아마 전국대회 우승을 했는데,
유창혁 기사 부모님이 딱히 유명 프로기사를 사범으로 모시고 공부하게 한 게 아니고,(이창호 프로기사가 이런 식으로 조훈현 기사의 내제자로 들어갔습니다.)
특별한 공부법이, 유명 프로기사 기보 수십개의 초반 몇 십수를 그냥 외우게 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유명 프로기사 기보를 외우다보니, 처음에는 이해 안 되고 외우기만 했지만, 나중에는 어떤 패턴이 이해되기 시작하게 되어, 기력이 어린 나이에 급속도로 늘게 되었던 겁니다.
이처럼,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답안지(바둑 기사에게는 유명 기사의 바둑 수순)를 자주 보게 하는 게, 실력을 많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수학 답안지에 나오는 용어를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 외우는게 시간 낭비가 될 것이고(프로기사 바둑 수순을 외우는 것도 전혀 이해가 안 되면 시간 낭비가 됩니다.) 호기심과 탐구심이 답안지를 미리 봄으로써 감퇴된다면, 마이너스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효과가 없는 사람이라면(즉, 답안지에 나오는 용어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고, 호기심과 탐구심의 감퇴가 없는 사람이라면) 답안지를 보고 외우는 것 자체가 공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