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4대 문장가로 알려진 이정구(李廷龜: 1564-1635)의 일화이다.
이 일화는 1789년 연행사로 갔던 서유문(徐有聞: 1762-1822)이 남긴 무오연행록에 기록되어 있다.
이 기록에 따르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갔던 이정구가 명나라 재상의 초대를 받고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하지만 재상은 공무를 수행하기 위해 나가고 없었다. 돌아가려는 이정구를 재상의 집안사람이 붙잡아 주찬을 대접하였는데 이정구가 아직 식전이라 하고 돌아가려 하니 다시 재상의 집안사람이 떡과 과일을 내와서 대접했다.
얼마 뒤 이정구는 다시 식전이라 하고 돌아가려 하는데 재상의 집안사람은 이정구가 배가 고파서 식전이라고 말한다고 생각해서 오전에 4-5번 음식을 대접한다.
하지만 이정구 역시 끝까지 식전이라고 말하면서 결국 돌아갔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명나라 재상이 조선사람들은 원래 밥을 먹지 않으면 굶는다고 생각하는데 미리 말해두지 않은 자신을 책망했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