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가 예선에서 대활약 했었는데, 차범근 감독이 멕시코전에서 선발 제외시켜 버렸죠.
비하인드 이야기 들어보니 차범근 감독말로는 김도훈이 더 좋아보였다면서, 최용수는 멕시코전 대비해서 온 심혈을 기울였다는데 안내보내줬다고 그러고, 하석주 선수가 시범케이스로 백태클 퇴장당하면서 져버렸죠.
멕시코전에 최용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긴하네요. ㅎㅎ
이후에 네덜란드에는 모두가 주눅들어서 5:0지고, 대회 도중에 감독을 경질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감독없이 벨기에전 수비 육탄방어하면서 가까스로 비겼던 기억나네요.
감독 경질되었던 일이 자기 탓처럼 느껴지고 미안해서 하석주는 20년간 차범근 피해다녔다고 하죠.
저 당시에는 언론들은 충분히 저랬을만한 합니다. 당시 기준으론 그렇게 폄하할건 아니에요. 94년도 월드컵때까지 월드컵에서 단 1승도 없었다고 해도 한국이 상대했던 팀들의 면면이나 경기결과를 놓고보면 절대 나쁘지가 않았습니다.
전대회 우승팀과 우승팀을 상대로도 좋은 경기를 보여준 역사가 있던 한국이라 5:0 참사까지 갈거라고는 미쳐 생각을 못했죠. 물론 당시에도 네덜란드를 이길거라는 기대를 가진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좋은 경기는 보여줄거라 대부분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90년대부터 세계축구계가 많은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유럽축구시장이 그때부터 엄청나게 파이가 커지면서 돈들이 몰리고 리그들간의 경쟁도 심해지면서 빠르게 전술들이 발전합니다. 경기를 보다 재밌게하고 선수들을 보호하는 규정들이 강화되는데 백패스 금지같은 경우는 킥앤러쉬나 단순히 기동력으로 승부하던 전술을 몰락시켰고 이내 미드필드의 중요성이 커지게 되면서 이전부터 내려오던 토털사커에 점유율,기술축구로의 진화가 촉진되었죠. 또한 백태클 금지같은 규정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규정에 적응하려면 협회차원의 연구와 지도자교육 그리고 일정한 경험들이 필요한데 국내축구는 그러한 변화에 능동적이고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세계축구는 빠르게 변화고 있는데 유럽리그를 볼 기회는 거의 없고 지도자들이 연수가는 경우도 없었고 당시 유럽에 진출해 있던 선수들도 없었으니 당시 첨단을 달리던 전술적 흐름들을 제대로 알리가 없죠. 컨디션을 극대화하는데 필요한 선수관리나 훈련도 교류를 통해 보고배우는게 중요한데 그런게 없었으니 체계적이고 세분화된걸 기대하는건 무리죠. 멘탈관리는 주구장창 정신력만 강조되던 시절이고. 히딩크가 한국에 오고나서야 전술과 훈련시스템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것만 봐도 알수 있듯이.
오히려 이전 대회들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축구관계자들이나 지도자들에게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만든 주요한 원인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시아권에는 어느정도 강자의 위치를 꾸준하게 유지한데다 월드컵 본선에 가서도 그래도 선전은 하고 돌아오니 자연히 기존의 타성에 안주하게끔 만든거죠. 월드컵때나 잠깐 시끄러웠지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금방 잠잠해졌죠.
물론 지도자를 불러와도 이미 전성기가 지났거나 주변부가 아닌 히딩크처럼 당시 주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을 불러와야 배울게 많은데 그것도 여러모로 쉽지가 않았죠. 아시아같은 변방에 그러한 지도자들이 올일도 없고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오늘날의 아챔처럼 리그간의 교류도 활성화되던 시절도 아니고 더군다나 리그가 제대로 운영되는 아시아 국가가 거의 없던시절이라 국제적인 교류가 오늘날처럼 많지 않으니 외적인 성적과 관계없이 내부적으론 우물안 개구리나 마찬가지였죠. 그것이 98년도에 비로소 참사로 이어진 것입니다. 단지 5:0이라는 큰 스코어로 졌다는게 문제가 아니라 경기내용도 거의 네덜란드에 농락당하는 수준이었죠. 거의 힘한번 제대로 쓰지도 못했고. 아무리 유럽을 경험한 차범근 감독이라도 차범근 감독이 뛰던 당시와 당시 90년대 후반의 유럽축구는 전술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