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작은 깨달음의 순간이 올때가 있죠.
꽤 오래전에 장기출장지 휴일의 소일거리로
두바이 역사박물관에 들른적이 있습니다.
건성 대충 내부관람을 마치고 유도된 출구를 따라
옥외 전시장으로 나왔을때
갑자기 밝아진 햇볕에 주위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유독 눈길을 끄는게 있었습니다.
중세시대에 사용된 작은 대포..
그건 머리에 각인된 거무스레하고 우둘두둘할것 같은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햇빛을 받아 전체가 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나고있는..
매끈한 신품같은 황동 대포였습니다.
넋을 잃고 한 오분간은 그것만 바라보고 있었나 봅니다.
그간 제가 역사와 유물들을 대하며
정말 놓치고 있던게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 얘기들과 물건들은
이 시대에서 보듯 구태스럽고 때묻은 채로 존재한것이 아니라
그 당시엔 그리도 예측불가하며 생생했고 또 반짝였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https://imgur.com/gallery/P5K0h8E
햇빛에 색이 바래고 손때가 많이타 누래진 책으로서가 아니라
잉크향이 채 가시지 않은채 선명한 색감과 매끄러운 촉감으로 남아있는
유년기의 월간 꿈나라가 기억나는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