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료산업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질산칼륨을 쉽게 제조할 수 있지만,
백여년 전만 해도 질산칼륨은 화약의 원료로서 초석이라 불리우며, 자연에서만 채취할 수 있었던 국가 전략자원이었습니다.
우리 조선시절에도 민가의 화장실 흙을 국가소유로 하여 정기적으로 채취하여 겨우 소량 생산할 수 있었을 만큼, 아주 귀한 자원이었으며, 왜가 개항 후 군사력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이유도 열도에 초석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여 가능했으며 그로 인해 조선과 왜의 국력이 크게 뒤집어지는 상황까지 이르게 만든것이 바로 초석입니다.
백여년 전 당시 페루, 볼리비아, 칠레는 태평양을 접하는 아타카마 사막을 두고 접경하고 있었고, 이때만 해도 볼리비아는 아타카마 사막을 지나 태평양에 닿는 해안지역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좁은 사막지역 위로는 페루, 아래로는 칠레가 있는 형국이었죠.
초석이 전략자원이다보니, 유럽과 미국은 모두 이 자원을 탐내고 있었고, 페루, 볼리비아, 칠레 세 국가 모두 이 사막에서 나오는 수익이 국가재정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칠레 업자들이 볼리비아 국경을 넘어서까지 자원을 캐가는 일이 벌어지면서 분쟁이 발생하게 됩니다.
페루는 볼리비아 편을 들었고, 얼마 안가 전쟁이 벌어져요. 이걸 초석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전략자원인 만큼 유럽과 미국도 이 전쟁에 개입하였는데,
당시 열강들이 가득 모여있던 유럽의 지원을 받은 칠레가 대승을 거두면서 초석지대를 전부 장악해버립니다.
볼리비아는 해안지역을 잃어 내륙국가가 되었고, 페루 역시 중요 자원지대를 전부 상실하게 되죠.
흥미롭게도 초석의 가치가 낮아진 지금, 칠레는 남미 국가 중 가장 잘 사는 나라가 되었고, 볼리비아와 페루는 그에 비해 여전히 낮은 소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볼리비아나 페루에서 보기에, 초석으로 인해 발생한 백여년 전의 사건이 지금의 경제격차를 가져왔다 느껴질 수 있겠죠.
그러니 여전히 앙숙일 수 밖에 없으며, 원한을 가지고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나 바닷길을 완전히 상실한 볼리비아는 여전히 국토회복을 꿈꾸며 해군조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내륙 호수에서 보트를 끌고다니기는 하지만 어쨌건 해군은 유지하고 있어요. 의지의 표현인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