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소득이 올라가면, 인건비가 비싸져서, 인건비의 비중이 높은 물건과 서비스의 가격이 올라가게 됩니다.
어제 유투브에서 '노마드션'이 스웨덴에 여행가서 물가체험하는 영상을 봤는데, 같이 다니는 스웨덴 친구와 18000원짜리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스웨덴 친구가 물가가 많이 올랐다고 불평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노마드션'이 그 스웨덴 친구에게 알바 시급이 얼마냐고 물으니 16000원 정도라더군요. "그러면, 한 시간 일하면 이런 점심식사 할 수 있는거네?"라고 반문하니, "그렇지."라고 답하더군요.
그래서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최저임금 시급도 올해 9620원인데, 묘하게도 최근 대도시의 점심값이 이 정도 금액으로 팔고 있습니다. 점심식사값에는, 재료비, 임대료, 인건비, 이윤 등 각종 요소가 들어가서,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힘들지만, 고소득국가가 될수록 인건비의 비중이 커지는 게 현실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스웨덴이나 우리나라나 인건비의 상승에 따라 식사비가 오를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점심식사 제공하는 식당에서, 조리사와 알바의 시급을 줄 수 없을만큼 수입이 안되면 가게를 닫을테니까요.
물론 제 말은 최저임금을 높이면 물가가 올라가니, 최저임금을 높이면 안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최저임금을 높이면, 전체 GDP에서 노동분배율이 높아지고, 자본분배율이 상대적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미국이나 유럽의 상황과 비슷해지는거죠. 게다가 국제 유가 같이 천연자원의 가격은, 개별국가의 임금과 상관관계가 낮아서, 임금을 올려줘야 국제유가의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국민 전체 입장에서 완화가 됩니다.
아무튼, 인건비의 상승으로 인해 점심식사 가격은 올라가는데, 과일값은 왜 올라갈까요? 그것도 간단합니다.
과일은 곡물 같은 것과 달리, 기계화가 어려워서 인간의 손으로 재배 및 수확을 해야 하는 과일이 많습니다.
사과를 예로 들면, 일단 사과나무를 심고 가꾸기 위해 과수원을 만들고 나무를 키우는 것부터, 기계가 대신 할 수 없습니다. 기계를 일부 쓴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을 약간 도와주는 정도죠. 재배하는 것 뿐 아니라, 수확도 쌀이나 밀처럼 기계로 할 수 없습니다. 일일이 손으로 따야만 하죠. 손으로 수확한 이후에도, 과일을 유통시키기 위해 포장하고 운송하는 것도 사람 손길이 들어가야 합니다. 공산품처럼 기계로 확확 취급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하면, 과일에 손상이 가서 상품가치가 떨어지게 될 게 뻔합니다. 사과를 예로 들었지만, 딸기나 복숭아같은 것은 더합니다. 그래서 투명 플라스틱 곽 포장을 해서 유통하지만, 어차피 사람 손길이 들어가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인건비 상승은 과일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고, 그래서 해당 과일의 생산지가 어디냐, 그 생산지의 인건비가 어느 정도냐에 따라, 과일가격이 크게 영향받게 됩니다. 사과의 경우 열대과일이 아니라, 온대지방 중에서도 냉대에 가까운 곳에서 생산되는 과일인데, 이 지역에 지구상 잘 사는 나라들은 모두 몰려 있습니다. 그래서 사과 가격은 국제적으로도 다른 과일에 비해 비쌀 수 밖에 없는 겁니다.
그나마 국제적으로 사과를 가장 싸게 생산하는 곳은, 바로 아직 1인당 GDP가 1만달러 초반대인 중국입니다. 우리가 중국에 사과를 무관세로 수입개방하면, 현재 사과 가격은 싸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과농가는 현재 인건비로 채산성을 맞출 수 없기 때문에, 대규모로 과수원을 접고 다른 길을 모색하게 될 것입니다.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도 클 것이고, 사과생산을 위한 국내산업은 다시 회복하기 힘들게 될 수 있습니다.
인건비가 그나마 싼 지역인 열대국가에서 생산되는 과일이 바로 바나나와 파인애플입니다. 그래서 국제적으로 바나나는 싼 과일이고, 파인애플도 싼 편이죠. 우리나라 마트에서도 제일 싼 과일이 바나나이고, 파인애플도 싼 축에 들어갑니다.
모든 나라가 대부분 그 나라 수준에 맞는 물가를 갖는거 아닌가요 ?
우리도 80년대 90년대 몇백원이면 사과 하나 사먹을 수 있었어요. 지금 그시대에서 살면서
싼 사과 드시고 싶으신가요 ? 경제가 성장하면 물가도 오르고 임금도 오르는 것이고 이들의 비율이
적당한가를 비교해야지 다른나라와 비교하는건 말도 안되다고 생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