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경험으로, 연말에 미국 회사도 회사 파티를 하는데, 음식은 catering 업체로부터 주문해서 차리지만, 바베큐를 굽는다든지 주요 배식처에는 회사의 주요 포스트에 있는 사람들이 맡아서 배식을 해주더군요.
그게 우리나라로 치면, (직원들의 단합을 위해) 회식을 하는 것이고, 고기를 굽는 것에 해당하는 겁니다.
그런데 왜 주요 포스트에 있는 사람들, 중역들이 배식을 하냐? 그 사람들이 아래 부하직원에게 지시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지시를 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시 받는 사람과 인사라도 나눠야 일이 원활하게 돌아가는데, 평소에 바빠서 인사하거나 얘기를 잘 못 나눴다면, 그렇게 연말 파티를 할 때 배식을 하면서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는 겁니다. 배식을 하면 한 자리에서 여러 직원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죠.
그래서 미국 회사는 연말 파티때 오히려 주요 포스트에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배식을 하는 겁니다.
미국 회사에 파견간 우리나라의 팀의 경우도, 가끔 공원에 가서 바베큐 파티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 바베큐를 굽는 사람은 팀에서 가장 서열이 높은 사람들이 (피곤할 수도 있으니) 돌아가며 하는 일이었습니다. 왜냐? 어차피 바베큐 고기 받으러 팀원들이 오면, 그 기회에 간단히 얘기를 나눌 수도 있거든요. 자연스럽게 상사가 아래 직원과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겁니다.
이렇게 미국 회사 기준으로는, 고기를 굽거나 배식하는 것은 오히려 상사가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신입사원의 일이 아니라.
물론 음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은 catering 업체가 거의 전부를 하니까, 우리나라에서 고기 굽는 것과 일대일 대응은 되기 힘들지 모르지만... 아무튼 비교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게 정답인듯... 요즘은 중간 층 사람들이 굳은 일을 제일 많이 하는듯...
젊은 세대는 모르고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나이 드신 상사 분들은 나이 들어서 안하고, 만만한 중간 나이 사람들이 알아서 눈치 보고 하는듯... 한번씩 눈치 줘도 그때 뿐. 엎드려 절받기도 아니고... 그냥 그러러니 하고 내가 고기 굽는걸 좋아 한다 하면서 굽는데... 정말 쳐 먹기는 잘 쳐먹음... 더 웃긴건 잠깐 담배 핀다고 나갔다 왔더니 고기 안굽고 그냥 멀뚱 멀뚱 술 먹고 있더라... 왜 고기 더 안구워 했더니 굽는 분이 자리를 비워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ㅋㅋㅋㅋ 에라이 참 예의 바른 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