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과 팀의 존속여부는 좀 별개입니다. 성공과 관련된건 개개인의 인센티브가 보다 중요하죠. 성공하고나서 조직을 개편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당연히 부피가 커지게되고 새로운 프로젝트들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확장되다보면 기존의 조직체계가 잘 안맞을수도 있으니까요.
항우연과 그 산하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는 권한문제로 오랫동안 티격태격해왔고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권한분배를 확실하게 매듭지어놓지 않은 것이 불씨가 되어서 항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밥그릇 싸움에 가깝습니다. 항우연 본부와 발사체본부중 누가 옳은지를 외부에서 판단하기 힘들어요. 이건 좀더 내부적인 취재가 들어가고 정보들이 드러나야 합니다.
조직개편을 주도한건 항우연입니다. 그 윗선이 아니에요.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2011년 일종의 태스크포스팀으로 보고 만들었다면 누리호 발사성공은 오히려 발사체본부입장에선 불리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걸 상시적인 조직으로 보았거나 그렇게 변모했다고 본다면 좀 애매해지는거죠.
- 정부기관 및 정부지원 연구와 기업체의 연구의 차이. 기업은 성공확률이 높거나 성공했을시 이윤창출이 확실하다고 생각되는 영역을 주로 연구. 정부는 직접적으로 이윤과 연결되지 않지만 상대적으로 장기간 기다려줄 수 있거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를 주로 지원함. 정부지원 연구나 프로젝트들은 이전 프로젝트의 연속선상인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에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다양한 영역의 과학기술들이 융합되어야 실현가능한 프로젝트들이 많음. 이런 연구는 기업차원에서는 쉽지 않거니와 당연히 실패확률이 높을 수밖에 없음.이런 연구를 실패했다고 짜르면 나사같은 곳에선 도전적인 프로젝트들을 사람들이 안하려고 들것임. 쉽게 과실만 따먹는 분야만 연구하려 들테고. 미국은 우리처럼 다른 나라를 쫓아가는 입장이 아니라 앞에서 지구라는 문명을 주도하는 나라임.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맞닥트려야 함.
- 명예를 중시하는 서구권과 당장의 결과를 중시하는 그밖의 문화권의 차이. 고대 로마는 전통적으로 패장이라고 처벌하지 않고 기회를 주었음. 패장이라는 그 멍에야말로 본인에게 최대의 처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또한 여기에는 합리적인 이유도 있는것이 패전의 경험은 공유될 수 있는 것이기에 그것마저도 군을 위해 필요했고 책임이 두려워 자유로운 작전을 펴지못할 수 있다고 생각했음. 유럽의 모든 지역들이 다 이랬던것이 아니라 로마가 특별히 이러했고 이러한 전통이 유럽에 뿌리내리게 됨. 로마라는 나라가 사라졌어도 로마의 시스템은 그대로 계승되었음. 이게 과학기술과 무슨 상관이 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국가프로젝트들은(왕이나 귀족들의 주문) 고대나 중세나 근대에도 군사적인 이유인 경우가 많았음. 괜히 군사분야가 과학기술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이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