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교육임. 교육정책도 중요하지만 부모의 교육열이 필요함.
그러려면 공부해서 성공한다는 케이스를 보여줘야 함.
우리는 한국전쟁으로 완전히 박살난 가운데 너도나도 모두 평등하게 시작한 경험이 있음.
거기서 정치인도 나오고 재벌도 나오고 학자도 나오고 또 누군가는 저 바닥에 있게 된 것.
아직도 그 공부해서 성공한 이들을 목도한 세대가 생존해있고, 그 경험이 구성원 전체에 공유되어 있음.
그리고 근대교육은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음. 사회규정을 잘 따르게끔 하는 것이 근대교육임. 공교육이 중시되었던 시절 이른바 시민의식이란것을 탑재한 국민들이 등장했고, 이들이 지금의 사회를 만들어 왔음.
다만 걱정되는 것은, 지나친 경쟁사회로 만들어, 남을 이기기 위해 다소 편법정도를 저지르는 것을 용인하는 사회다보니, 이 과정에서 사기꾼이 양성이 됨. 한국의 사기범죄가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것은 이런 과도한 경쟁사회에서 출발한 것.
또한, 최근의 교육과정은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판을 치면서 일반 교과과정 중 입시에 도움이 안되는 도덕과목을 비롯한 교양이 무시되고 있다는 것인데 이건 반드시 우리 미래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
아무튼, 저기 남미국가들의 문제는 교육임.
정책을 아무리 펼쳐도, 나라가 쑥대밭이 되어 부의 재분배가 이뤄진 적이 없음. 저 동네 부자는 가문의 역사가 수백년임. 가난한 자가 뭘 어떻게 해도 성공하기 힘듬. 사실 뭐 미국도 그럼. 부자들 죄다 아이비리그 출신임.
한국의 경험은 안타깝지만, 또한 정말로 특별한 것이고, 그래서 교육열이 높고, 그러다보니 시민들 대다수가 시민의식이 높음.
브라질은 48.9(2020년)이고, 우리나라는 34.5(2018)입니다. 유럽국가의 총합인 EU는 30.6(2012)이고요. 대만은 34.1(2017), 일본은 33.4(2018)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30대 초반의 나라들은 (역사적/문화적 배경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범죄가 심각하지 않습니다.
브라질처럼 GINI 계수가 40대의 나라가 되면, 범죄가 심각해지고, 50에 가까운 40대 후반이 되면 슬럼과 우범지대가 많아지게 되죠. 거의 모두 중남미 국가들이나 아프리카 국가들, 내전중인 국가들이 이러합니다.
GINI 계수 30부근의 나라들, 캐나다 30.3(2018), 독일 29.7(2017), 프랑스 29.3(2020) 등에도 사회 문제는 있고 소외계층도 있지만, 저 정도로 치안문제가 있지는 않습니다.
30보다 더 낮은 나라들, 즉 20대 중반의 나라들은, 핀란드 25.7(2021), 스웨덴 26.8(2021), 노르웨이 25.3(2020) 같은 북유럽 사민주의 국가이거나, 체코 24.1(2020), 슬로베니아 23.5(2020), 슬로바키아 23.2(2019) 이런 나라들처럼 사회주의 경제로 돌아가던 상태에서 자본주의 도입이 오래되지 않은 국가들이 그러합니다. 대신 북유럽 국가들보다는 1인당 GDP 수준이 낮죠.
20대 중반보다 더 낮은 국가는 없습니다. 인류가 만든 사회/경제 구조에서, 불평등이 가장 낮은 하한선은 GINI 계수 20대 중반 정도인 것 같습니다.
다시 브라질 얘기로 돌아와서, 정말로 치안을 개선해서 저런 모습을 없애고 싶다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계속 줄여서 GINI 계수를 30대 중반까지 줄여야 하고, 빈민가 아이들과 청소년들에게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그것외의 다른 노력은, 단기적 노력에 불과하고,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뿐입니다.
항산(먹고 살고 할 수 있는 재산, 생업에 해당하는 것)이 없으면, 사람은 항심(도덕, 수치심, 자제력, 다른 사람에 대한 연민 등의 감정들)이 없어진다는 말입니다. 항심이 없으면 그게 바로 범죄가 사회에 범람하는 사태로 이어집니다.
물론 사람마다 만족스러운 '항산'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자본주의 국가에서 각자 자기 능력대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만연하기 쉽기 때문에 더욱 어렵습니다. "내가 벌어먹고 살기도 힘든데, 내가 왜 세금을 많이 내서 가난한 사람을 먹여 살려야 하느냐?"라는 생각이 대표적인 반발입니다.
그래서 사회/경제적 불평등부터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정치인이 있다고 해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정권을 맡지 못하면, 사회/경제적 구조를 조금도 바꿀 수 없게 됩니다. 자본주의의 속성상 (부의 불평등) 문제는 계속 악화만 되고, 사람들은 더욱 자기 보신적이 되며, 그게 보수적인 정치관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어쩔 수 없이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려는 신념을 가진 (좌파? 진보적?) 정치인은 고난을 겪게 되고, 단기적으로는 대중 영합적인 슬로건이라도 걸어서 정권을 맡기 위한 노력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끔 정권을 맡기도 하지만,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정책의 결과로 손해를 봤다고 생각하는 유권자들의 이탈(?)에 의해, 다시 정권을 뺏기게 되곤 하고요. 그게 많은 나라의 진보적 정치인들의 딜레마이자 어려움입니다.
그래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줄이는 쪽의 발전은 매우 어렵고 느립니다. 하지만, 어렵고 느리더라도 다른 길은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하니 계속 노력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브라질에서 룰라 대통령이 당선되었는데, 룰라 대통령이 이런 사회/경제적 불평등 완화를 어느 정도나 이루어 낼지 궁금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것을 이루어내지는 못하더라도, 현재보다 더 나은 단계로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