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밀, 쌀, 보리)은 기계화가 많이 되었는데, 과일은 기계화가 덜 되었고, 특히 신선도가 중시되며 저장성 낮은 과일은 산지에서 소비지로 짧게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생산과 유통에서 인건비에 크게 영향 받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중국보다 약 2.5배 정도는 되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수박 1통(5kg)가격은 중국보다 2배 정도 비싸도 말이 됩니다. 그렇다면, 16000원의 2배인 32000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마트의 과일코너에 가면 30000원 하는 수박들이 자주 보입니다. 이건 이상한 가격이 아니라, 인건비 차이 때문에 당연히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싼 수박을 먹고 싶다고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싼 수박은,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이나 이란에 가면 맛볼 수 있을 겁니다. 아프리카 나라의 인건비가 더 싸지만, 대신 수박 재배기술이 떨어지니까 만족할 만한 품질의 수박은 구하기 어려울테고요. 여행 유투버 영상을 보니, 이란에서 600원짜리 수박을 사서 일가족이 맛있게 먹더군요. 이것만 봐도, 수박 가격은 인건비에 상당부분 비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알베르토가 말하길 이탈리아가 1~2천원 밖에 안한다고요? 이탈리아 1인당 GDP가 우리보다 약간 더 높은데? 알베르토가 이탈리아에 살던 오래전 얘기이거나, 아프리카 또는 동유럽 노동자가 농장에서 싸게 일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에 대략적으로 정답을 말씀하셨는데 대단하시네요.
이탈리아의 농업은 마피아가 불법체류자를 이용해 생산하여 수출하는 형태로 이뤄져 있습니다.
덕분에 이탈리아는 주변국에 비해 꽤나 저렴하게 농산물을 구할 수 있고, 이는 물가안정으로도 이어져 정부도 이에 대해 그다지 관여하지 않습니다. 사실 수출역군이기도 하니 처벌하기도 어렵죠.
많은 농장들이 마피아가 제공하는 불법체류자들을 받아서 노동력으로 사용하고, 그렇게 생산한 농산물을 마피아에게 팔죠. 인력과 농산물유통을 마피아가 쥐고 있는겁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자주 만나볼 수 있는 대형 마트 중 하나인 Coop에서, 수박 4.1kg 가격이 2022년에 6유로(우리나라돈으로 8347원)라고 합니다. 5kg 수박 가격이면, 10000원쯤이 될 것 같습니다. 올해는 2024년이니까, 2년 지나서 좀 더 올랐을 수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1인당 GDP를 감안하면, 우리보다 훨씬 싸고, 중국보다는 매우 싸긴 하네요. 수박값이 1-2천원 한다는 알베르토 말이 맞는 것은 아닌데, 우리나라보다 싸다는 측면에서 틀린 말은 아닙니다.
인건비에 큰 영향을 받는 수박 가격이 왜 이탈리아에서 쌀까? 궁금한데... (지중해성 기후는 과일을 키우기 좋은 기후라서) 이탈리아에 맞아서 생산성이 높을 수도 있고, 남유럽, 터키, 동유럽 등의 싼 계절 노동자가 많이 유입되어 인건비 부담을 낮췄을 수도 있습니다. 정확한 것은, 이탈리아 수박 생산지의 비용 구조를 분석해야 알 수 있어서 보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