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볼게요.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아세요? 모르세요? 그럼 댁도 누구한텐 무식한 겁니다.
뛰어난 영화를 많이 만든 이란 감독이죠.
'내가 왜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는데?'라고 생각하실 거예요. 맞아요, 그래야 하는 건 아니죠.
마찬가지로 저 베트남 사람들이 꼭 한국 영화를 알아야 하는 건 전혀 아닙니다.
평소에 영화에 관심 많던 사람들이야 알 수도 있겠죠. 그런데 그런 사람만 영화 보진 않잖아요.
대중음악이라든지 드라마 영화라든지 하는 것들은 세계화가 이루어진지 오래되어서 보는 눈이나 듣는 귀는 이젠 잘 사는나라나 못사는 나라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얼마나 해당 문화컨텐츠에 대해서 관심이 많냐 하는 개인적인 차이가 더 중요한 시대입니다. 한국드라마나 영화,음악에 대해서 한국사람보다 더 많이 아는 해외매니아들이 널리고 널린 시대입니다. 한국대중문화에 대해서도 이정도인데 영미팝이나 헐리우드 영화는 전세계 공통적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분들이 많죠. 베트남이 아니라 베트남보다 경제력이나 국력이 약한 다른나라 사람들이라도 충분히 그 수준을 논할수 있습니다.
한 10여년전인가 케이팝이 아시아시장에서 한참 부상하던시절 케이팝 제이팝 비교하며 자위하는 컨텐츠들을 많이 보셨을테지만 최소한 동남아와 같은 아시아 시장에서조차 케이팝의 진정한 경쟁자는 제이팝이 아니라 영미팝이라고 이야기를 한적이 있었죠. 제이팝은 그때도 그렇지만 세계시장을 기준으로하면 마이너고 사람들의 기준은 영미팝인 메이저를 기준으로 보지 마이너를 기준으로 보지 않는다고. 두나라간의 자존심 대결면에선 의미가 있을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론 제이팝을 비교대상으로 하는건 별 의미가 없다고 이야기를 해드렸었죠.
위에서 "전 솔직히 한국영화가 이렇게 잘 만들어졌을줄 몰랐어요"라고 하는 여성의 시각이 바로 이런겁니다. 저 여성분의 판단기준은 다른 아시아영화도 자국 베트남영화도 아닌 헐리우드나 서구권영화들입니다. 얼마나 영화에 대해서 모르면 또는 지네 나라수준이 얼마나 대단하길래 이런 얘기를 할까 이런 시선으로 보는것 자체가 돌아가는 현실을 제대로 모르는거에요.
한국 영화가 아직까지 KPOP이나 한류 드라마 같은 대중성 혹은 저변은 갖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되지 싶어요.
우리나라 영화들이 아직까지는 장르성향이 커서 작품마다 호불호는 좀 많이 갈리기도 해요.
이번에 깐느 영화제에 어느기자분이 현지 가보고 언급한게 확실히 거기 오는 세계의 기자,전문가,영화 종사자들은 한국영화가 장르영화로서의 우수성은 인정한다고 해요.
예를 들어 기생충 상영회때 가서 자기가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봤는데 외국인들이 이렇게 열광하고 각잡고 영화에 집중하면서 보는게 흔치 않다고 할정도니까요. (깐느에 오는 사람들은 평균이상의 영화내공이 있어서 좀만 흥미가 떨어지면 다 나간다고 함.)
이렇다 보니 영화 좀 본다는 사람들은 매니아가 있지만 단순 오락용으로 소비하는 층에게는 딱히 흥미가 없기도 하죠.
물론 이제는 우리나라도 조금씩 대중오락영화쪽도 영향력이 높아지고 있죠. 예를 들어 부산행 같은 경우가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아시아권에서도 잘먹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