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에서 연산군은 푸른색 곤룡포를 입는데
이는 왕의 곤룡포는 붉은 색이라는 역사 고증을 의도적으로 무시한 설정
감독이 푸른 색 옷을 통해 연산의 차갑고 우울한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다고 함
마찬가지로 이준익 감독의 <황산벌>에서는
삼국시대 인물들이 '쿠데타', '폼나게', '쇼부'와 같은 외래어를 사용하거나
신라나 백제의 사투리 역시 철저한 고증보다는 현대 지역 갈등의 풍자에 가까움
영화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당시 사람들이 재즈에 느꼈을 신선한 충격을 21세기의 힙합 음악으로 치환하여
개츠비의 파티 장면에서 Jay-Z 의 힙합 음악이 흘러나옴
무시무시한 역사 고증으로 유명한 감독들도
종종 의도적으로 고증을 무시하는데
리들리 스콧의 <글래디에이터> 같은 경우
역사학자들의 자문을 구한 뒤, 이를 관객들이 익숙할 법한 로마의 이미지와 혼용함
때문에 역사학자들이 크레딧에서 본인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음
봉테일이라고 불릴만큼 고증에 철저한 봉준호 역시
<살인의 추억>에서 의도적으로 고증을 무시했는데
영화의 주요 모티프가 되는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는 실제 사건보다 1년 뒤에 나온 노래
80년대의 시대상와 영화의 분위기에 맞춰 의도적으로 고증을 무시한 선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