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한승연이 SBS플러스 미니 드라마 '여자만화 구두' 여주인공 신지후 역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여자만화 구두'는 웹툰으로 선보인 만화가 원작이며,
신입사원 신지후는 사랑을 두려워하는 연애 초보로,
첫사랑의 아픈 기억이 있는 같은 부서 오태수와 비밀 사내 연애를 통해
사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그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기사에는 '여자만화 구두' 안길호 프로듀서가 "한승연은 성숙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갖춰 신입사원 지후의 설레는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키워온 연기에 대한 열정을 높게 샀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만화가 원작이므로 TV 드라마 분위기가 대충 어떨지 미리 짐작할 수도 있는데,
드라마 작가 역량에 따라 인물 설정과 이야기 구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영화, TV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을 기획할 때 원작이 따로 있는 각색 작품이라면
되도록 원작에 충실할 것인가, 아니면 원작과 다른 작품으로 만들 것인가
늘 그렇듯 여러 가지로 따져봅니다. 대체로 이야기가 다르거나
원래 없던 인물을 새로 만들어서 원작과 다르게 각색하는 것으로 결론이 납니다.
원작과 각색 작품이 다른 것은 누가 어떻게 볼 것인지에 맞춘 상업적인 배경도 있지만,
사실은 창작하는 사람 욕심 때문이기도 합니다. 모든 작품에는 만든 사람 모습이
담아 있고, 새로 각색하면서 이 모습을 되도록 지우려고 합니다.
반대로 원작자는 이를 싫어하고 되도록 원작에 충실한 각색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소설이든 만화이든 원작을 먼저 감상하여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때,
각색 작품을 보고 어떤 이는 좋아하고 또 어떤 이는 작품 수준과 상관없이
원작을 망쳤다고 싫어합니다.
다른 예로 음악에서, 특히 재즈는 같은 곡이라도 누가 연주하는가에 따라
아주 다른 음악일 때가 대부분입니다. 팝이나 록을 리메이크하는 정도 이상입니다.
그렇다고 원작보다 못하다거나 원작을 망쳤다는 등 불평하는 이는 없습니다.
같은 곡을 다양한 버전으로 즐길 수 있는 게 재즈가 지닌 매력이기 때문입니다.
무릇 작품 완성도나 수준이 문제이지, 원작과 각색한 작품이 다르다고 투덜거리는 것은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스스로 저버리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번 TV 드라마도 어떻게 나올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만화 원작 '여자만화 구두'와 다른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기획을 얼마나 잘하고 잘 찍었는지로 평가해야 합니다. 만화에 나온 신지후와
한승연 연기를 비교해서 이미지가 다른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일 이것을 탓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기 내면에 가진 이미지에 쓸데없이 집착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더구나 TV 드라마나 영화는 연극과 다르게 배우 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습니다. 만일 감독 역량이 부족하면 배우가 아무리 명연기를 펼쳐도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범수와 고 이은주, 두 배우가 정말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어도 감독 문제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 "안녕! 유에프오"가 한 예입니다.)
대본에서 소품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작품 완성도가 중요합니다.
보고 기억에 남는 것은 결국 영상이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완성도 높고 재미있는 작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