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거봐. 이거봐.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 매달려있는 나뭇잎마냥
위태롭게 붙어 있는 발톱을
조심성도 없이 들었다놨다 하는 규리
- 으으... 하지마.
- 응? 오빠. 의외로 이런거 약하구나.
발톱을 계속 만지작거리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저를 바라보고 있네요.
- 으으.. 하지말라니까. 잠시만 기다려.
저는 들고온 가방 안에서 빨간약과 거즈를 꺼냈습니다.
이번에는 반대로 규리의 표정이 굳습니다.
- ㅋㅋㅋㅋㅋㅋ 너 지금 표정 굳었어.
- ......아..아닌데?
- 발라줄게.
수줍게 맨발을 앞으로 내미는 규리
저는 면봉에 빨간약을 슥 묻혀서 조심스럽게 주위에 바를 준비를 합니다.
규리가 겁먹은 듯 오른손으로 제 옷깃을 꽉 붙잡습니다.
- ㅋㅋㅋ 괜찮아, 괜찮아. 상처에 직접 바르는거 아니야. 세균 안 들어가게 주위에만 바를거니까.
그러자 멋쩍은 듯 잡고 있는 옷깃을 슬쩍 놓아줍니다.
이럴 때 규리는 참 귀여워요.
적절하게 소독하고, 발톱이 떨어지지 않도록 거즈로 잘 압박했습니다.
- 자, 다됐다.
- 고마워 오빠. 늦은 밤인데...
- 에이 뭘.. 내일도 춤 연습 해야 돼?
- 일단 병원 가보고.
- 그래, 오늘 푹 쉬고. 병원은 매니저랑?
- 응.
주위를 정돈한 후 소독약 뚜껑을 닫아 가방 안에 다시 넣습니다.
- 근데 약국 닫지 않았어?
- 집에 새 것 하나 있더라고.
- 오~~ 생각보다 준비성 같은게 철저한데? 나도 언제 오빠 다쳤을 때 내가 빨간약 발라줄께. ㅋㅋ
- 음... 그럼 지금 발라줘.
- 응? 어디 다쳤어?
놀란 표정을 짓는 규리
- 너 이렇게 다치면 내 마음이 많이 아프단 말야. 마음의 상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