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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D] 한국음식을 처음 접한 어느 외국인의 글
등록일 : 17-01-07 12:14 (조회 : 27,759) 글자확대/축소 확대 축소 | 프린트

제가 여기 가입하고 나서
나도 한번 번역해서 올려 봐야겠다고 맘먹고
몇시간 동안 힘들게 번역했는데
자게에 올려서 금새 밀려 버린 비운(?)의 글입니다.

오늘 갑자기 생각나서 자게에서 퍼다 다시 올려봅니다.
재탕이라고 뭐라 마시고 그냥 재미삼아 봐주세요.


원문
http://zenkimchi.com/korean-food-101/my-south-korean-mouth/


나는 보통 한국 여자들과 점심을 먹는다. 언어는 공유하지 못하지만 대부분 한국인들이 그러듯 음식은 공유한다. 이 나라에 산 지 6개월 되었는데 거짓말 안 보태고 식사는 배움의 연속이다.

한국 음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난 저녁밥상을 해석하기 위한 새로운 식사 언어를 배워야할 필요가 있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는 처음 본 음식을 전혀 알지 못했다. 대부분의 음식이 뭔지 알 수 없었고 조사하듯이 맛을 봤지만 입안에서 그 음식을 제대로 해석할 수 없었다. 가끔 한 입 먹어보면 그 음식을 알아내기 위한 여정의 시작점으로 쓸 수 있는 재료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내게 익숙한 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내가 주로 먹던 음식과는 너무 달라서 한국음식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냥 뭔가 빠진 듯했다. 치즈도 없고 크림이랑 버터도 없고 다양성도 없고 페이스트리도 없다.

테이블에는 소금도 후추도 토마토 소스도 마요네즈도 없다. 이상하게도 한국인들은 제공된 음식을 입맛에 맞게 바꿀 필요를 못 느끼나 보다. 뒤늦게서야 나는 이게 한국음식에 대한 무지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한국에 갓 왔을 때 점심으로 밥을 가져가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를 한 적이 있었다.나는 탄수화물을 피하려고 밥을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반찬은 수두룩해서 배는 곪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영주가 나를 측은하게 바라보더니 만류에도 불구하고 밥을 덜어 주었다. "너무 짤 거야"라고 말하면서.

그녀가 설명하려고 했던 건 내 점심이 제대로 된 게 아니라는 것었다. 쌀밥은 그저 배만 부르게 하는 게 아니라 각종 반찬의 강한 향의 균형을 맞춰주는 기초가 된다. 또 한번은 간장, 고추장, 파가 섞인 엄청 짠 소스를 밥에 들이 부었다. 다른 맛을 보충하기 위해 이 소스는 작은 한 스푼이면 충분했는데 난 전혀 알지 못했다. 또 나는 밥과 반찬을 매일 큰 그릇에 모두 섞어서 먹었는데, 밥을 풀 수 있는 곳이 따로 있는 구내식당에서는 문제가 없었는데 작은 공기에 밥이 나오는 다른 식당에서는 당황스러웠다. "큰 그릇은 대체 어디 있는 거지?"

한국음식 이름을 알게 되자, 외식은 마치 지뢰밭 같았다. 좋아하는 음식은 계속 먹고, 싫어하는 건 피했다. 김밥을 좋아하게 됐는데 초밥처럼 간장 소스에 찍어 먹었다. 만두는 언제든지 좋았고 메뉴가 복잡하면 믿을만한 선택은 항상 비빔밥이었다. 그래서 몇몇 음식은 정복했고 새로운 음식탐험이 편안하고 즐거워졌다. 하지만 난 여전히 한국음식을 이해할 수 없었다. 메뉴판이 어려워서 그런 건 전혀 아니다. 한국음식은 하나의 요리로 나오지 않는다는 걸 이해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이다. 한국사람들은 소금 어느 정도 또는 소스 어느 정도 해서 재료를 조합하는 식으로 음식을 주문하거나 내놓지 않는다. 나는 이 나라에서 새로운 입맛이 생겼다.

한국음식을 먹어본 사람들은 한식이 많은 반찬과 같이 나온다는 걸 알 것이다. 반찬은 그 식사와 관련 없지 않다. 사실 반찬없는 식사는 기초가 없으므로 그렇게 분류할 수조차 없다. 한국의 식사는 단 한개의 재료나 요리로 나눌 수 없다. 예를 들자면, 한국에서 달랑 흰밥만 먹고 있는 사람은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직장 여자 동료들과 식사를 하면서 한국 음식을 배웠는데, 한국에서 식사는 창의적인 행위이다. 두 사람이 반찬은 공유하지만 절대 같은 식사를 하지 않는다. 한입한입마다 쌀, 고기, 나물, 달고 짜고 시큼한 반찬과 양념장의 조합이 이루어진다. 이 음식을 모두 한 그릇에 섞어 버리면 꼭 맛있지만은 않은 맛의 과부하로 미식의 재앙이 발생한다. 각각의 맛은 조금씩 신중하게 조합하여 즐겨야 한다. 여직원들과 점심 식사는 다음과 같다.

쌈장 살짝 묻혀서 상추에 싼 밥
멸치 약간
고추장이랑 밥을 섞은 작은 오믈렛
(실제 오믈렛이 아니라 모양을 표현한 듯)
느끼함을 없애기 위한 신김치 한 입
네모난 김에 싼 양념두부 얹은 밥

한번에 여섯가지 식사를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자주 든다. 재료와 요리가 먹을 때마다 숟가락, 젓가락, 손으로 조합되고 재조합된다. 수동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모든 한입한입이 (기성이 아닌) 맞춤인 것이다.

처음에는 한국사람들이 내가 먹는 음식을 보고 놀랄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서양음식이나 아프리카음식은 별볼일 없고 가격이 비싼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먹었던 음식을 한국사람들이 보면 참 지루해했을 것 같다. 입맛에 맞출 소스를 곁들여 모두 한 접시에 나오니 말이다. 그리고 김치도 없으니 분명 뭔가 허전하다고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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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자 : 모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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