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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8-12-31 19:02
[기타] [대만글 번역] 스페인 S80 잠수함 편
 글쓴이 : 노닉
조회 : 6,088  



00년대 나온 S-80 모형. 스콜펜급과 정말 똑같이 생겼다.



CG 상상도



제작중인 동체



동체 mk2



대만 수출형이라는 헛소문이 돈 P650




기원

1989년 초, 스페인 해군은 'ALTAMAR'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디젤 공격 잠수함을 개발하여 4척의 구형 S-60 돌핀급 잠수함을 대체, 2000년부터 05년까지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ALTAMAR 계획은 프랑스가 개발하여 80년대에 스페인에 생산 허가를 내준 아고스타 S-70 잠수함을 기반으로 제작될 것이었고, 여기에 프랑스 국영 조선업체인 DCN이 S-80이라는 이름으로 사업 참여 의사를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스페인과 프랑스는 전략적 제휴를 맺게 되었다.

S-80 잠수함 개념안 연구는 89년부터 92년까지 수행되었다. 그러나 냉전이 끝나면서 방위 예산이 팍 줄어들면서 S-80 계획은 한 동안 중단되었다가 97년에 칠레가 프랑스에 잠수함을 주문하면서 재개되었다. 프랑스가 제안했던 S-80 모델은 약간의 변형을 거친 뒤 스콜펜급이라는 이름의 수출용 잠수함으로 재탄생했다. 스페인은 97년에 S-80이라는 명칭을 유지한 채 독자적 잠수함 개발을 천명한다.

98년 8월, 스페인 해군은 4척의 S 80 잠수함 구매를 공식적으로 승인하면서(당시까지만 해도 S-80은 스콜펜급의 변형으로 분류되었다) 건조를 바잔 조선소에 맡긴다. 2000년, 바잔 조선소가 스페인 내의 AESA, IZAR같은 조선소와 합병하면서 유럽에서 2번째로 크고 세계에선 9위 크기의 초대형 조선소가 출범하게 된다. 05년이 이 조선소는 나반티아(Navantia)라는 이름으로 개명한다.

1999년 11월, 스페인 해군은 바잔 조선소와 01년 10월까지 S-80 계획을 확정한다는 계약을 맺는다. 01년, 아직 냉전 시대의 사고관을 갖고 있던 스페인 해군 눈 앞에서 9/11 테러가 발생했고, 상황은 급변한다. 해군은 S 80의 성능과 요구 사항을 완전히 갈아엎기로 결정했고 계획 확정은 02년으로 연장된다.

그 당시 스페인 해군은 냉전 시대 사고관에 입각하여 잠수함 성능을 바라봤다. 잠대잠/잠대함에 집중하는 전형적인 잠수함이 그것이었는데 9/11 이후 보다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었다. 대양에서의 항해, 연안에서 적을 감시하고 정보를 수집, 적 영해에 기뢰를 걸치, 아군 수상 함대를 보호, 장거리 대지 타격 가능, 특수전 부대를 수송해야 한다는 것까지. 장기간 원양 작전과 보다 긴 잠수활동이 강조되었다.

S-80한테 다양한 기술적 변경이 있었다. 먼저 항해 시간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AIP가 추가되었다. 대지 순항미사일 발사 기능도 들어갔고 해외에서도 원활히 통신할 수 있도록 통신 장비도 갈아치웠다. 이 재설계를 거친 끝에 S-80은 S-80A로 재명명되었다. 재설계는 03년 9월에 완료되었다.

재설계를 하는 동안 프랑스는 스페인에게 그냥 AIP 달린 스콜펜급 잠수함 4척이나 사라고 조언했다. 몇몇 뉴스에선 스페인 정부가 03년에 AIP 스콜펜급 4척을 주문했다고 보도했지만 허위였다/ 스페인은 S 80A 독자개발을 고집했고 이는 프랑스에 불쾌함을 안겨줬다. 04년 3월 24일, 스페인 국방부와 IZAR 조선소는 2조 2,458억 7,132만 원에 S-80A 잠수함을 4척 산다는 계약을 맺는다. 초도함은 05년 1월부터 건조되어 11년에 해군에 인도될 것이었다.

그러나 전투 시스템을 록마와 레이시온 둘 중 누구에게 맡겨야하는지 결정을 못 내려 일정이 질질 끌렸고 07년 11월이 가서야 모든 사항이 다 결정났다. 2010년, S80A 프로그램 비용은 2조 7,114억 1,640만 원으로 원안보다 3천억 원이 뛰었다.

프랑스 DCN이 S80을 스페인에게 제안한 이후, 프랑스는 프랑스산 S80을 스콜펜급으로 개명하고 국제 시장에 팔아먹기 시작했는데 당시까지만 해도 스페인과의 전략적 제휴 관계가 남아있었고, 칠레나 말레이시아같은 수출 사업에서 두 국가는 작업량을 분배했다.

S80A는 스콜펜급의 친척으로 분류될만 했지만 00년대 초의 재설계 과정에서 겉만 비슷하지 속은 스콜펜급과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 S80과 스콜펜급의 성능은 현저히 차이났다. 나반티아 조선소는 S80A는 스콜펜급과 전혀 다른 독자적 잠수함이라고 강하게 주장해댔다.

스콜펜급과 S80의 건조 과정은 완전 달랐고 건조하는 장소도 달랐다. 스페인의 'S80A는 스콜펜급과 완전 다른 잠수함'이라는 주장은 프랑스를 설득시키지 못했다. 프랑스는 스페인이 스콜펜급 설계를 도용하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미제 전투 시스템이 들어갈 S80은 차후에 국제 시장에서 프랑스의 스콜펜급과 경쟁할 태세였다. 실제로 터키 잠수함 사업 때 스페인 S-80과 프랑스 스콜펜이 격돌했으며 스페인은 호주, 노르웨이, 인도, 싱가포르 잠수함 사업 등에 S80을 들이밀었다.

스페인이 기술을 도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프랑스 DCNS는 파리 국제 재판소에 나반티아 조선소를 고소한다. 2010년 11월, 프랑스 DCNS와 스페인 나반티아는 스콜펜급과 관련한 협약을 끊는다는 조약을 맺었고, 양 조선소가 서로 자기네 물건만 팔게되면서 프랑스는 고소를 취하한다.


기본 설계

스콜펜급 잠수함 설계와 부품 생산은 전적으로 프랑스가 맡아서 했고 스페인은 그저 동체 제작하고 조립만 했을 뿐이었다. S-80A는 스페인의 능력만으로 제작된 잠수함이다. 체계 개발 관련해서 영국, 미국같은 해외 국가들의 도움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스페인 해군의 활동 무대가 드넓은 대서양이기 때문이다. S80A는 대양에서의 공격 작전에 집중한 잠수함으로 프랑스 해군의 활동 무대는 지중해와 그 환경이 전혀 달랐다. 영국과 미국 잠수함 작전 영역은 대양이었고 이 때문에 스페인이 영국과 미국 업체와 제휴한 것이다.

S80A 프로젝트에서 영국 BAE가 수중 역학적 동체 디자인과 충격 흡수 및 소음 억제, 신호 처리, 견인 소나, 무기 장전 및 발사 체계 외 부품 등을 담당했고 미국은 연료전지와 전투 시스템을 맡았다.

주요 건조 작업은 나반티아의 카르헤티나 조선소에서 수행되었다. 영국 BAE 잠수함 사업부(현재는 밥콕 조선소로 분리된)가 최초 2척을 담당하기로 계약했다. S80A 선미의 비압력 선체 부분은 형상이 복잡하고 가공하기 까다로워서 BAE에서 아스튜트 잠수함을 만들 때 사용한 장비와 기술이 쓰였고, 3,4번함 동체 제작에서 BAE가 개입할 예정이었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잠수함 동체가 카르헤티나 조선소까지 이송되어 최종 조립될 예정이었으나 그냥 카르헤티나 조선소에서 모든 동체가 제작된 것으로 짐작된다.

S80A의 설계 및 조립을 정확하게 제어하기 위해 CAD가 사용되어 설계/시공 청사진이 만들어졌다. 400여명의 직원이 네트워크 연결을 통해 CAD로 대규모 청사진을 그려 데이터베이스에 전송했다. S80A 선체는 5개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스콜펜급과 S80A의 외형은 매우 비슷하다. 눈물형 선체에 전통적인 십자형 타를 쓰고 단축 추진체계를 사용하며 세일에 방향타가 달려 있다. 그러나 80a의 체급은 스콜펜급보다 훨씬 크다. 길이고 폭이고 무게고 죄다 위에 있다. 80a의 수중 무게는 2460톤인데 스콜펜급은 1870톤밖에 안 된다. 초기에는 요즘 유행하는 X자형 타를 쓸 생각이었으나 실험 결과 컴퓨터가 X자형 타를 제어하는 데 실패할 경우 잠수함이 운용 불능 상태가 될 거라는 결론이 내려졌고 결국엔 안전하고 전통적인 십자형으로 회귀했다.

선체는 스콜펜급과 마찬가지로 Type-80 HLES 철판이 쓰였으며 최대 잠수 심도는 300m 이상이다. 외형 설계 단계에서 IZAR가 80a 축소 모형(길이 6.8미터, 폭 1.46미터)로 수중 압력 테스트를 시행했다.

S80A는 동체 통제력이 매우 우수해야 했다. 스노클링/잠망경 심도에서 수심 100m까지 내려가는 데 속도 5노트로 50초, 350미터까지 80초를 끊어야 했다. 황천 6급 날씨에서도 잠망경/스노클링이 사용 가능했다. 저속 항해 속도는 2.8노트에 불과하다. 보통 디젤 잠수함의 저속 항해 속도는 4노트다. 동체 형테는 수중 저항이 적으면서 소음이 덜나도록 만들어졌다. 이를 위해 물 탱크에서 모형으로 실험이 수행되었다.

80A 설계팀은 스웨덴의 선체 설계 연구소를 방문하여 수중에서의 음향 신호, 자기장, 항해하면서 생기는 수중 흔적, 열 신호, 전자기파 혹은 초저주파 전파, 수상애서의 외향 등을 다 따져가며 80A가 발견될 확률을 줄이는 데 심력을 기울였다. 소음과 진동이 나는 곳엔 흡수 타일을 쳐바르는 식으로 노력한 결과 물 속에서 80A가 내뿜는 소음과 진동이 크게 감소했다. 가스 분출구에도 장치를 부착해 열과 소음을 줄였고 마스트 잠망경에도 레이더파를 흡수하는 물질을 도배했다.

추진부하고 AIP는 생략함. 디젤 추진체는 214급에 들어가는 MTU 16V 396 SE84 GB31L를 3개 쓰고 AIP는 스페인 회사와 미국 록마가 합작해서 개발한 연료 전지를 쓰는데 잠수 상태에서 4노트로 15일을, 최장 20일을 버틸 수 있음. AIP실 길이는 7.89m. 문제는 스페인 국내에서 만든 연료전지 가격은 개당 106억 원인데 미국에서 직수입하면 38억 밖에 안 된다는 거임. 무엇보다 스페인 업체가 AIP를 완성시키는 데 실패함

스페인 FABA사가 잠수함 통합 플랫폼(추진 체계, AIP, 조종, 데미지 컨트롤, 전투 체계등을 다 통제하는)을 제작했으며 조종실 모니터와 Sainsel사가 만든 CONAM 다목적 통합 콘솔로 잠수함 내의 작업을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AVIO SPA 항공 우주 그룹에서 S80A의 자동화 시스템을 공급했는데 이 덕분에 필요한 인력이 대폭 감소되어 승조원 수를 32명까지 줄일 수 있었다. 추가로 특수부대원 8명을 탑승시킬 수도 있다.

2017년 1월. S80A 잠수함에 AIP를 통합시키는 데 실패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체계 통합 실패때문에 1번함에 AIP를 탑재하는 게 매우 힘들게 되었다. S80A가 S-80 Plus로 바뀌면서 설계를 다 뜯어고치는 기간을 감안했는데도 못 들어가는 것이다.

지상 실험에서 25KW 출력을 달성하는 건 성공했다지만 잠수함에 들어갈 300KW 버전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결국 1번함과 2번함에는 AIP가 들어가지 않는다. 2026년에 완성될 3번함부터는 들어가게 된다. 만약 1,2번함에 AIP를 넣고 싶다면 도크에서 제1차 오버홀을 받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S80A 전투 시스템은 미국 록마와 스페인이 공동개발했는데 SSUBICS라고 불린다. 버지니아급 잠수함의 전투 시스템을 디젤 잠수함식으로 변용한 것이다. 미국은 호주 콜린스급 잠수함의 전투 시스템 교체 사업에 참가한 적이 있으며 거기서 얻은 경험을 80A에 적용했다.

하지만 콜린스급의 경우 잠수함 지휘실 공간과 전력이 부족해서 전력을 많이 잡아먹는 미국산 장비를 온전히 설치하지 못했다. 하지만 S-80A는 애초에 미국산 전투 시스템 설치를 고려하고 만든거라 괜찮았다. 이 전투 시스템을 7개의 Sainsel CONAM 다목적 콘솔을 쓰는데 각 콘솔이 목표 추적이나 무기 사격 등을 담당한다.

미국 버지니아에서 일련의 테스트를 거친 끝에 07년에 전투 시스템이 스페인 해군한테 인도되었고 스페인은 산 페르난도의 해안 실험장에서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소나 체계는 미국 록마와 ITT사가 만들어줬다. 다용도 액티브/패시브 소나와 대형 저주파 소나, 견인 소나 등이 그러하다. 잠망경도 미국 메사추세츠의 Kollmorgen Electro-Optical사가 만든 잠망경이 들어갔다. 스페인 인드라 사가 저고도 비행기 탐지 레이더와 ESM를 납품해서 마스트에 통합했다. TPX-25 MK-XIIA 무인 적 분별 장치도 인드라가 만들었고, 적외선 열화상카메라도, 전자 차단 시스템도, 위성 통신 장치도 죄다 인드라가 제작했다. 그 외에도 Aeromaritime、Nereides、Dowding、Mills、Calzoni같은 스페인 회사가 Link-16/22에 접속할 수 있는 RF 안테나같은 걸 공급했다.

무기운용. 및 발사시스템(WHLS)는 영국의 Weir Strachan & Henshaw가 만들어줬는데 이 회사는 영국 잠수함에도 제품을 납품한 회사다. 이 시스템은 무기 저장 및 발사, 재장전 등이 포함되며 큰 충격을 맞아도 안전성이 보장된다. 어뢰나 하푼 말고도 토마호크 미사일도 쏴갈길 수 있는데 S80A 어뢰발사관 6개 전부 다 ATP(Air Turbine Pump)다.

S&W가 만든 S80용 어뢰 발사 통제 장치는 잠수함 속도나 수심, 발사하는 무기 종류에 따라 어뢰발사관 압력을 조절하여 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동력과 소음을 줄일 수 있게 해준다.

잠수함 정면에는 533mm 어뢰 발사관 6개가 있다. 잠수함은 6발의 어뢰와 18개의 기타 무기 등 총 18발을 들고 다니는데 6발은 발사관 안, 12발은 창고에 보관된다. 어뢰 장전은 기계에 의한 반자동식이다. 잠수함 밑부분에 Weir Strachan & Henshaw가 제작한, 최대 30발의 기만기가 내장되어 있다.

04년 11월에 독일 STN Atlas(영국 BAE에 흡수당한)한테서 DM-2A4 중어뢰를, 스웨덴 사브한테 TAU-2000 이중목적 어뢰를, 미국 레이시온한테 MK-48 ADCAP를 구매했지만 S80의 주 무기는 이탈리아의 WASS사가 개발한 블랙샤크 중어뢰다. Mincoa사로부터 다용도 기뢰도 샀다. 기뢰는 어뢰발사관에서 나간다. 미국 정부는 토마호크 블록 4를 06년 6월에 판매해줬다.


건조가 진행되다

S80a 1번함 건조는 2007년 12월 13일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되었으며 함명은 Isaac Peral S81로 명명되었다. 원래 계획에 의하면 1번함은 2011년에 인도되었어야 하지만 록마와 레이시온 둘 중 누구를 고르냐는 문제때문에 13년까지 지연되었다. 무엇보다 2011년에 스페인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15년까지 밀려버리고 만다. 15년 1번함 인도 후 16년부터 18년까지 연달아 2-4번함을 인도할 작정이었으나 이것도 지연되었다.

2012년 말에 완료될 예정이던 선체 제작도 08년 리만 브라더스 사태때문에 스페인 경제가 조짐당하자 스페인 정부는 무기 사업 예산을 칼질시켰다. 연달아터진 경제 위기가 스페인 S-80A 잠수함 사업을 말아먹은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연되는 계획

2012년 12월, 80A 1번함한테서 과체중이라는 심각한 결함이 발견되었다는 뉴스가 보도된다. 설계안보다 75톤이 오버된 무게였는데 이랬다간 바다에 한 번 잠수하면 떠오르지 못 할 수도 있었다. 2015년 3월에 진수될 계획이었던 1번함은 2013년 3월에 예정되었던 진수식에서 일정이 2년 밀렸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으로 2년 또 밀리게 된다.

13년 5월. 나반티아 조선소는 S80A 설계에서 과체중 문제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1번함 진수는 17년까지 늦어진다. 오버된 무게는 75-100톤으로 추산되었다. 퇴역한 스페인 관료는 설계 과정에서 계산 오류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누군지는 몰라도 소수점 위치를 잘못 찍었던 것이다.

최신 뉴스에 의하면 80A의 무게는 125톤 과체중이었으며 무게 중심은 계획안보다 8.1cm 높았다. 예비 조사 후, 나반티아 조선소 경영진들은 S80에서 80A로 설계할 시절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채 허겁지겁 계산하는 바람에 이렇게 되었다고 결론내렸다. 설계 변경이 막 이뤄지던 05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보니 통제가 잘 이뤄지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1년 중반까지만 해도 나반티아는 S80A의 세부 설계를 완료하고 최종 구성안을 결정하고 있었고, 1번함의 동체는 87%, 전투 시스템은 22% 완료된 상황이었다.이런 판국에 대대적인 설계 변경을 할 경우 당연히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08년 금융 위기 이후, 스페인은 심각한 경제 위기에 직면하고 있었고 돈을 아끼기 위해 나반티아 국영 조선소의 숙련된 조선 노동자들과 선박 기술자들을 대량해고 시켜버리고 만다.

S80A의 과체중 문제는 숙련된 조선 기술자들의 부재가 만들어낸 패착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설계 결함을 수정하기 위해 나반티아 조선소는 머리를 쥐어짰다. 선택안은 2개였다. 하나는 체급을 줄이는 거고 다른 하나는 길이를 늘려 부력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러나 길이를 늘린다면 대당 가격이 떡상한다. 잠수함 길이 1미터 늘이는 데 970만 달러가 들 것으로 추산되었다.

과체중 문제 제외하고도 AIP의 성능 부족 문제도 수면에 떠올랐다. 스페인이 제작한 연료전지 AIP의 성능이 목표치에 훨씬 미달했다. 목표치는 AIP키고 수중에서 최장 28일을 버텨야 했지만 실제 성능은 고작 7일에 불과했다.

S80 계획이 엿가락처럼 늘어지는 동안 스페인 해군은 낡은 S70 아고스타급 잠수함 3대 수명을 꾸역꾸역 연장시킬 수밖에 없었다. 스페인 정부는 3880만 달러를 소모하여 SPS Tramontana S74를 수명 연장시켜 18년까지 쓰려고 했지만 이 수명 연장 계획까지 지연당했다.

2013년 6월, 스페인 국방부는 나반티아 조선소가 미국의 잠수함 회사인 제너럴 다이내믹스 일렉트릭 보트와 S80A 과체중 문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일렉트릭 보트는 앞으로 3년 간 스페인을 도울 것이며, 스페인은 그 대가로 1322만 달러를 일렉트릭 보트에 지불해야 했다. 일렉트릭 보트 측은 선체 길이를 늘이느냐 or AIP와 무기 체계를 몇 개 빼서 무게를 줄이느냐 둘 중 하나를 고민했다.

스페인 해군 고위 장교들은 차라리 선체 길이를 연장시켜 부력을 확보하자는 안에 찬성하고 있었다. AIP와 무기 체계 몇 개를 뺐다간 성능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었다. 잠수함 길이 1미터 연장하는 데 96억 소모될 거로 추정되었다.

S80A 잠수함 사업에 참가한 미국 입장에서, 잠수함 문제를 다룬 건 처음이 아니었으며 매우 풍부한 경험을 지니고 있었다. 호주 콜린스급 잠수함에서 발견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때도 미국이 있었고 영국이 아스튜트급 원자력 잠수함 1번함을 건조하면서 영국 기술자들이 CAD를 다룬 경험이 일천하여 피똥싸고 있을 때 이를 도운 것도 일렉트릭 보트였다.

13년 7월 말, 스페인 국방부는 S80A 1번함에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며 아마 2017년에는 다시 볼 수 있을거라고 밝혔다. 2번함인 S82 Narciso Monturiol가 1번함보다 먼저 배치될 가능성도 있았다. 3,4번함은 설계가 당연히 변경될 것이었다.

그러나 S80A 잠수함 계획은 더욱 늘어지고 만다.

14년 4월 초, 나반티아 조선소는 아무리 늦어도 14년 중반까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후 스페인 국방 장관이 미 국무부 부장관과 국방 장관을 만나 S80A 잠수함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 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14년 9월에 80A 문제가 해결되었으며 14년 10월부터 건조가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선체 길이는 원안보다 7m 증가하고 무게는 75톤 증가할 것이었다.

하지만 S80A 잠수함 설계 수정 작업은 2018년 중반까지 완료되지 못했다.

겨우 완성된 최종 수정안에서 길이는 원안보다 10m 늘어났으며 체중은 800톤 증가했다.


수정된 설계안 - S-80 Plus



공포의 S-80 Plus 잠수함. 대당 1조 1250억 원이나 한다.

스페인은 S80A 1번함이 아무리 늦어도 18년 초에 실전 배치되길 원했다. 사실 이것도 원안보다 2년 늦은 거였지만. 2016년 10월 중반, 군사 사이트인 Janes는 스페인 S80A 잠수함 1번함 인도가 21년까지 지연되었다는 글을 올리면서 2번함은 23년 중반, 3번함은 24년 말, 4번함은 26년 하반기에 인도될 것이라고 써놨다.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 보트의 영도 아래 S80A 잠수함은 S-80 Plus로 다시 태어났다. 대략적으로 완성된 수정안은 16년에 상세 검토를 거쳤다. 어쨌거나 스페인은 컨설팅 비용 1400만 달러를 일레그릭 보트에 지불했다. S-80 plus 길이는 원안 71미터에서 80.81미터로, 무게는 2200톤에서 3000톤으로 증가했다.

심도한 토의를 거친 끝에 스페인 정부는 나반티아 조선소에 계획 지연 벌금을 물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나반티아 조선소는 국영 조선소라 벌금 부과해봤자 의미가 없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나반티아 조선소의 수익률은 큰 타격을 입었다. 18년 2월 중순, 스페인 국방부와 나반티아는 향후 15년 스페인 군사력 강화 예산안에다 S80 Plus를 포함시킨 채 국회에 전달했다. 또한 스페인 정부는 S80 Plus 2-4번함 작업을 전부 중단시키고 1번함 완성에만 집중하라고 명령했다. 이러한 이유로 계획과 일정은 또 조정되었다.

S80A 총예산은 2조 7300억 원이었다. 그러나 18년 2월, 국방부와 나반티아 조선소는 S80 Plus 예산이 4조 7130억 원이라고 말했다. 원안보다 72.5% 폭증한 비용이었다.

그 중 2조원은 카르헤티나의 스페인 해군 잠수함 기지 확장 공사에 쓰일 것이다. 원래 카르헤티나 스페인 해군 잠수함 기지는 S-80 원안에 맞춰 설계된 기지였다. 그런데 길이 10m, 무게 800톤 늘어난 S80 Plus가 등장하면서 기존에 만들어놨던 도크로는 저걸 수용하기 불가능해졌다. 잠수함 물류품을 저장할 창고도 다 뜯어고쳐야 하고 잠수함 시뮬레이션 훈련 장치도 새로 만들고 어쨌거나 S-80만을 위해 미리 만들어놨던 시설이 한 순간에 쓸모없어진 거다.

2018년 7월 18일, 스페인 국방부는 S80 Plus 예산이 5조 775억 원으로 또 증가했다고 밝혔다. 원안보다 83.11% 늘어난 금액이다. 여기에는 잠수함 기지 터미널 확장과 육상 물류 및 훈련 시설 건설 및 나중에 발생할 수도 있는 수정 작업을 위해 마련한 잉여금이 포함되어 있다.

S80 Plus 1번함은 22년 9월, 2번함은 24년 5월, 3번함은 26년 3월, 4번함은 27년 7월에 인도된다. 더욱 골 때리는 사실은 1,2번함에는 AIP가 들어가지 않으며 3번함부터 들어간다는 거다. 1,2번함은 차후에 도크에 들어갔을 때나 AIP가 설치된다.

S80 사업이 엄청나게 지연됨에 따라 80년대에 배치한 아고스타급 S70함들의 수명 연장을 실시해줘야 했고, 18년에 1662억 원 예산을 확정했다.


평론

스페인은 S-80A를 들고 세계 디젤 잠수함 시장의 문을 열심히 두드렸다. 프랑스 스콜펜급과 차별화된, 하이앤드 대양항해 디젤 잠수함 니즈를 충족시키려 한 것이다. 00년대 초반에 스페인은 터키 잠수함 사업에 참가하여 프랑스 스콜펜급과 경쟁했다(이 사업은 08년 7월에 독일 214급이 이겼다).

그리고 나반티아는 호주가 09년부터 시작한 SEA 1000 잠수함 사업에 S80A를 들이밀었다. 12년에 공식 제안까지 했음에도 당시 절묘한 타이밍에 80A 과체중 문제가 터지면서 나가리당했고, 15년 2월부터 시작한 경쟁 평가 절차에 포함되지 못했다.

스페인이 스콜펜급을 안 선택하고 S80A를 제작한 것을 프랑스는 못마땅했다. 프랑스는 스페인이 스콜펜급 기술을 도용했으며, 도용해서 만든 잠수함으로 프랑스 잠수함과 경쟁하려 든다고 여겼다. 어쩌면 프랑스는 스페인 조선 산업이 프랑스를 위협할만큼 상승하리라고 예상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90년대에 프랑스는 스페인에 여러 기술을 넘겨줬고, 그걸 받아먹은 스페인 조선 산업은 00년대에 급상승하여 해외 수출 업계의 강자로 떠오른다.

특히 미국 업체와의 공조로 F-100 알바로 데 바잔급 이지스함이나 S-80 잠수함 같은 걸 만들면서 세계 해양 방산 업계에서 프랑스가 차지한 파이를 야금야금 먹어치우고 있었다. 호주 해군이 프랑스 미스트랄급 강습상류함 대신 스페인의 후안 카를로스 1세급을 구매하기로 결정한 것이 좋은 예다.

미 해군 전략에 따라 디젤 잠수함에 수십 년간 손 도 못 댄 미국 업체들이 세계 디젤 잠수함 업계에 이름을 들이미는 것도 특기할 사안이다. 00년대에 호주 콜린스급 잠수함이나 스페인 S-80 잠수함, 캐나다 빅토리아급 잠수함 성능개량 사업 등에서 미국은 훌륭한 능력을 보여줬다.

콜린스급의 경우 미국은 잠수함의 수중 역학 동체와 전투/무기 시스템에 관여했으며 S-80 때는 AIP 연료전지 제작에 참여했다. 제너럴 일렉트릭 보트는 스페인에게 과체중 문제를 컨설팅해줬다. 이 사례들은 비록 미국이 디젤 잠수함을 안 만든 지 오래됬을지언정 실제로 만들 능력은 출중함을 증명한다. 게다가 호주와 스페인 사업에 참여하면서 미국 업체들은 미국의 거대하고 동력 잡아먹는 원자력 잠수함 장비들을 디젤 잠수함에 통합시키는 노하우를 익혔다.

어쨌거나, 스콜펜급 협력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한테는 잠수함 핵심 기술과 연구 개발 능력이 있었다. 프랑스와의 관계를 정리한 스페인이 영국과 미국의 도움을 받았음에도 스페인의 잠수함 설계 및 체계 통합 능력은 허약한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S80A 계획의 설계 결함을 야기시켰고, 엄청난 예산 오버와 일정 지연을 발생했다.

2016년 4월 16일, 스페인 국방장관은 의회 질의에서 S80A한테 여러 문제들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S-80A 프로젝트가 계획될 무렵에 정권을 잡고 있던 사회주의노동자당 정부가 S-80A 프로젝트를 '협력자는 부족한 상태인데 쓸데없이 성능 목표치는 높게 잡는' 식으로 결정 내렸다고 디스를 했다. 이 국방장관은 2010년에도 사업을 비판한 전적이 있다. 이 양반은 스페인이 프랑스 DCNS와의 스콜펜급 잠수함 협력을 끝장내면서까지 새로운 잠수함을 자체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비판했었다.


외전 - 대만 판매 버전 P650

03년 7월, 미국 제너럴 모터스와 스페인 IZAR가 합작하여 대만 잠수함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S80A의 해외수출용인 P650을 출시할 거라고 보도했다. P650의 길이는 67미터(AIP 제외), 폭 6.6미터, 수중배수량 1921톤이었다. 533 어뢰발사관 6문을 포함해서 18발의 어뢰 또는 대함미사일을 탑재한다.

시속 20노트로 항해 가능하다. 당시 스페인 외무부 대변인은 IZAR가 미국한테서 잠수함 주문을 받은 건 맞아도 그게 수출 허가를 받을지는 모른다고 밝혔으며 스페인 외무장관은 반 척의 잠수함도 대만에 팔 생각이 없다고 직접 말했다. 당시 스페인 IZAR 조선소는 미국 록히드 마틴이나 제너럴 모터스와 협력하던 상황이었고 미국은 S-80A에 깊은 관계를 맺고 있었으니 이런 소문이 돈 건 이상한 게 아니었다.


어쨌거나, 이 소문은 결국 사실이 아닌 걸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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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구화 18-12-31 19:24
   
부양은 돼겟죠.
뭐꼬이떡밥 18-12-31 19:54
   
역시 ... 조선은 우리나라가 잘하는군요
ewsn 18-12-31 20:06
   
우리나라 잠수함, 전투함 직접 만드는건 정말 큰 축복임....
꾸암 18-12-31 20:19
   
읽다웃다읽다..
T7이 이런 웃음코드를 본받아야하는데..
귀요미지훈 18-12-31 23:25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이 글 보고 나니... 잠수함의 핵심체계들인 전투체계, 소나체계, 무기체계 다 국산화시켰고 4000톤이 넘는 잠수함을 80% 우리 기술로 만드는 우리나라 잠수함 관련 연구원/기술자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