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복 이슈로 언론에 나오는 얘기들이야 때리기 좋은 얘기를 늘어놓는 수준일게 뻔하니 좀 자세히 들여다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상 보면 한쪽 얘기만이 아니라 다른 측면도 좀 더 들여다봐야 하는 경우들이 많았으니까요.
물론 일단 돈과 자리 주고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이거 두들기는거에 딴지거는 것은 당연히 아니고요.
2010 년에 액체방탄복 개발하고도 어쩌고.. 이 부분이 영 찜찜했습니다.
http://media.daum.net/m/channel/view/media/20160323151456537
위 기사를 보면 [ 액체방탄복 조달계획이 정상 추진되던 2011년 8월 국방부 고위 간부(소장)였던 A씨는 방산업체 S사로부터 "액체방탄복은 실패한 사업이므로 대신 저희가 다목적방탄복 공급을 독점하게 해달라"는 청탁 ]
액체방탄복은 실패한 사업 ? 뭔가 [ 실패 ] 했다고 볼만한 여지가 있는거 아닌가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3/23/0200000000AKR20160323184800014.HTML
위 기사 일부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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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23일 북한의 철갑탄에 뚫리는 방탄복을 도입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해 철갑탄을 막을 수 있는 방탄복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서 "현재 철갑탄 방호가 가능한 방탄복을 개발하기 위해 국방기술품질원에서 기술수준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감사원은 국방부가 철갑탄을 막을 수 있는 액체 방탄복 개발에 성공하고도 철갑탄 방호 능력이 없는 일반 방탄복을 도입했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철갑탄 방호가 가능한 액체 방탄복은 민·군 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연구개발을 진행했던 것"이라며 "높은 가격과 전투 효율성 저하로 군 도입이 제한됐다"고 해명했다.
국방부가 도입한 신형 방탄복은 철갑탄 방호 능력은 없지만 북한 AK-74 소총의 보통탄 방호 능력은 있고 이는 작전요구성능(ROC)을 충족했다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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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성급히 판단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2010 년에 개발했다는 것은 간단히 말해서 [ 실험실 수준 연구 성공 ] 으로 볼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결국 2010 년 당시 액체방탄복 개발 성공이란 것은 그냥 뜬구름이었을 뿐이고, 그 뒤로도 1 년 넘게 질질 끌면서 결과물이 안 나오고 있으니 S 업체가 [ 이미 실패한 것 붙잡지 말고 우리 방탄복 도입하라 ] 고 제안했다고 봐야겠네요. 물론 콩고물을 눈 앞에 흔들어보이면서요.
철갑탄 방호 가능한 것은 아직도 [ 기술수준조사 연구용역 ] 을 하는 단계랍니다. 결국 액체방탄복이란 것은 뜬구름이란 얘기.
[ 전투 효율성 저하 ] 이게 문제겠죠. 액체방탄복일 경우 당연히 액체가 새어나오게 되면 쓸모없게 되는거죠. 가만 놔둬도 수명이란게 있을텐데, 전투원이 항상 입고 다닐 방탄복이 흠집 안 나고 액체가 새어나오지 않게 관리하는게 쉬울 것 같지 않네요.
세라믹 계열 방탄복도 역시 비슷한 문제가 있는 모양이더군요. 떨어트리면 금가는 문제 때문에 수시로 엑스레이 검사도 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무엇보다 철갑탄 방호한다는게 쉬운게 아닌 모양. 국내 업체중에 이걸 할 수 있는 곳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뭐 미사여구로 치장한 광고문 같은 것은 보이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철갑탄 방어하는 [ NIJ 레벨 IV ] 을 달성한 곳은 없는 모양.
잘 깨지는 세라믹이나 잘 새는 액체 계열이 아닌 다른 것들은 나노니 뭐니 해도 결국 철갑탄 방어는 못 하는 NIJ 레벨 III 수준인거 같고요. 그보다 못 한 IIIA 갖고도 요란한 홍보하는 업체도 보이고..
추가 -- 무게도 문제겠고요. 미군들도 무게 때문에 방탄판 빼버리고 다니는 일이 많다죠.
실제로 일반 보병용으로 방탄복을 애지중지 관리해야 하는 그런 철갑탄 방어가 꼭 필요한지도 의문입니다.
철갑탄보다는 각종 포탄 파편, 기관총, 일반 총알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니까요.
( 북한이 돈이 남아돌아서 모두 다 철갑탄만 쓰진 않을테고요. 다른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 )
결국 철갑탄 방어하면서 일반 보병이 쓰기에도 적당한 방탄복은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 ( 국방부가 지금도 기술수준조사 하는 단계인 이유 ) 일반 총알 막는 방탄복이라도 우선 지급하고 볼 일이었다까진 납득할만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돈과 자리 주고 받은 것은 이것과는 별개로 따져야 하는 문제고요.
좀 더 두고 봐야 할 일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