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오고 항모 관련 좀 찾아 본 자료 공유 겸해서 몇 자 올립니다. ^^;;
10 여 년 전, 저의 이 `미술관'이란 아이디를 기억하시는 분 중에는 제가 군사계에서 원잠/항모 뽀개고(?!) 다녔던 걸 기억하고 계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제 강산이 변하듯 제 오만도 깨닫습니다. 뿌린 것을 내버려 두자니 양심에 책망이 되어서 시간 날 때, 수정하려고 한 것이 어느새 한 해가 지났습니다. 여러분들께서도 항상 행하고 말씀하는 대로 되돌아 오는 것을 염두하셔서 보다 충실한 시간 지내시길 바래 봅니다.
해군 전력 개선에 있어 원잠 도입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은 뒤 항모에 집중한 지 어언 5년 차입니다. 전 정권 안보실에서 수십년간 묵은 한미 여러 지침들을 개선해 냈고 개중에 항모 도입에 대한 동의도 포함되어서요. 당시 취지와 같은 결로 이어 봅니다.
무기 체계의 도입에 있어 세입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의무감이긴 한데 무기 체계의 도입은 정당함이나 당위같은 것에 따르지 않습니다. 그저 예산 상 할 수 있느냐? 기술적으로 문제 없느냐? 그리고 무엇보다 상대에게 위협적이냐?가 더 중요한 물음입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해군의 무기 체계 도입 과정을 보면 관련 연구자들의 논지가 항상 도입이 정당하냐? 당위가 있느냐?를 두고 설명하려고 하더군요. 이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모도입 필요한가?
필요합니다.
미해군의 항모 전단은 현재 11개입니다. 며칠 전 검색해 보니 배치가 예전과는 좀 달라져 있어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미대륙 동부 대서양 관할 2함대에 4개의 항모 전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다시 미대륙 서부 동태평양 관할 3함대에 역시 4개의 항모 전단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오로지 인도-태평양 관할 7함대에 나머지 항모 전단 3개가 모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제 중동 안보에 미국은 그다지 집중하지 않습니다. 5함대엔 알리 벅 구축함 전단만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스테니스 함은 싱가폴 인근에 배치된 듯 합니다. 레이건 함은 요코스카에서 몇 년째 수리 중입니다. 그래서 케네디 함이 오기로 했었는데 베네수엘라가 기이아나 침공한다는 소식 듣고 노포크에서 불끄러 남미로 출동, 앞으로 1년 간 남미 국가들과 해상 훈련 겸 해서 일주하고 온다고 합니다. 지금 서태평양엔 미국 항모가 제대로 활동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충원도 쉽지 않습니다. 12번째 항모 전단 확보?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은 2035년까지 항모 6척을 확보하겠다고 했습니다. 현재 3번함이 진수되었고 4번함의 건조가 확인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년 후부터 서태평양 상 미해군의 가용 전력이 중국 해군에게 여실히 뒤쳐지게 됩니다. 결국 대안으로 우선 일본 해자대에 STOVL 방식의 경항모 2척을 추가했습니다만, 앞으로 중국 해군이 5/6 번째 항모의 규모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대안 마련이 시급했습니다. 결국 영국과 프랑스가 각각 1척씩 항모를 서태평양으로 보내기로 했으나, 영국 항모는 두 척 다 고장났답니다. 프랑스는 보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ㅡ.ㅡ;;)a
결국 대한민국 해군의 항공모함 도입이 급히 필요합니다. 미국의 요구(<--이것이 중요합니다!!!)에 의해서.
과거 아스널쉽 도입을 추진했던 보더 해군성 장관의 참혹한 선택에 대해 익히 알고 계실 겁니다.
현재 아해군 역시 매우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는데요. 해군 내 항해/전투정보 병과의 인사 독식 문제가 매우 심각합니다. 지금은 수상함장 출신들이 장성 진급에 유리한 게 사실이고요. 잠수함이나 해군항공, 그리고 해병대 출신이 해참을 맡은 적이 없습니다. 당연?하게도 이들 사령부 체계조차 만들어 진지 채 10 년도 되지 않았기도 하구요.
현재 해군의 전술 자원은 2차원적입니다. 인적으로 특히 그러합니다. 허나 앞으로 신규 전력의 배치가 늘어나고 해군 운용 전력 상당 부분을 항공사(현재 *준장)와 잠수함사(현재 **소장), 해병대사(현재 ***중장)가 주도할 것입니다. 그 때 해군 수상전력이 스스로의 가치를 확보하려면 수상함에서 운용하는 전략적 수단이 필요해 지고 그것이 아스널 함입니다. 그리고 보더 장군은 그리하려다가 내부 알력에 의해 극단적 선택으로 몰리게 된 것이구요.
즉, 아스널 함은 해군이 항공모함을 도입하기 전에 먼저 그 전략적 지위를 인정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야 해군 내에서 항공모함 도입(항공사령부의 격상)에 꺼리낌이 없을 겁니다. 아스널 함의 도입은 KDDX 도입 직후부터라고 한다면 2033년부터 시작되어 30년대 중후반이 되어서야 마무리될 것이고, 이 아스널함의 도입 이후 항공모함 도입 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중국의 항모 도입 사업에 비해 대단히 늦습니다. 서두르셔야 할 텐데...예산이?
이런 배경 아래에 항공모함의 기술적 문제에 대해 좀 파고 들어가 보겠습니다.
우선 가성비 문제...
예전 글로벌 씨큐리티 자료에 의해 계산한 바로는 LA급 직전의 원잠이었던 스터젼급(거의 안창호급과 동급인) 9척의 수명주기 20년 간 도입비+운영비의 합이 당시 최신 Nimitz 급 핵 항모의 도입비와 같았습니다.Nimitz 급 항모의 수명을 40 년이라고 할 때 원잠과 핵 항모의 가성비 분기점은 다시 스터젼급 원잠 9척을 동시에 도입해야 하는 20년 후입니다. 즉 처음 원잠을 도입해 20년 간 운용하는 데까지는 원잠이 싸지만 다시 신규 원잠을 도입해야하는 시기부터는 핵 항모의 가격 대비 성능이 더 낫다는 매우 개략적인 계산이 가능합니다.
물론 원잠 9척의 기대 전력 효과가 핵추진 항모 1척의 기대 전력 효과와 비교해서 더 크지도 않겠습니다만.
STOVL? CATOBAR?....
이렇게 항모를 분류하기 시작한 게 아마 자국넷 유성님이 처음이셨던 것 같은데...이것보다는.
항공모함의 추진 출력으로 나눠야 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소티 생성률을 비교하시는데 정규항모의 사출 방식의 소티 생성이 수직이착륙 기의 소티 수보다 떨어진다는 자료를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물론 그래서 4기의 사출기가 필요합니다.
퀸엘리자베스 급 항모의 추진 출력은 약 15 만 마력 급입니다. AEW&C로 멀린 헬기 5 기 운용합니다.
종종 QE급의 스키점프대를 치우고 사출기 달면 통상 항모처럼 운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하시는 분들 계신데요. 함선 속도가 나지 않습니다. 지금 QE 급은 독도 급처럼 호위 전단의 속도도 못쫓아 가는 25 Knots 정도의 최고속도를 냅니다. 사출기 달아도 평갑판에서 무장 제대로 달고 이륙할 양력 제공이 안됩니다. 여태 항모를 운영했던 나라가 이 모양인 걸 보면 참 영국 답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같은 체급의 재래식 항공모함을 찾아보니 매우 적당한 클래쓰가 보입니다. 키티호크 급. 대~략 7만 5천톤 급으로 해서요. QE 급과 배수량 면에서 거의 같네요. ^^.
키티호크 급 3번함 아메리카 항모의 추진 출력은 25 만 마력 급입니다. AEW&C로 E-2C 4기 운용했습니다.
증기 보일러 4기와 가스터빈 2기로 얻은 출력입니다.
2022 MADEX에서 7만 5천톤 급, 아메리카를 들은 국내 언론사들은 모두 LHA 아메리카를 지목했습니다만 키티호크 급 중에 12발의 대함 미사일을 맞아야 침몰할 수 있다던 아메리카 항모는 그걸로도 침몰하지 않아 일일이 폭파해체해 수중 암초로 삼았던 항공모함도 있었음을 상기하셨어야 했습니다.
중언부언하게 됩니다만....
원자력 추진 체계를 우리는 쓸 수 없습니다.
UN 체제가 그런 무장을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진 국제 기구입니다. 자꾸 원자력 추진은 핵무장과 다르다는 얘기를 하는데 그래서 무너진 대한민국 정권이 여럿입니다. 박정희는 7월 카터가 방한해 7사단 뺀다고 하자 그럼 우린 핵무장하겠다고 한 뒤 3달만에 김재규에 의해 처리되었고 YS는 버르장머리 고치겠다며 구소련으로부터 원잠, 항모 수입하다가 아들 구속되고 IMF 당했고, 노무현은 YS가 준 시계 차고 상도동까지 찾아가 328인지 628인지 원잠 도입 계획 세우다 탄핵 부의까지 되었고, 박근혜는 서울대 서균열 분을 앞세워 원잠 도입 여론 환기하고 실제 시도하려다가 아예 탄핵 당했습니다. 다시 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습니다.
핵은 무조건 안됩니다.
혹시 스마트 원자로로 알려진 SMR의 운영비에 대해 생각해 보셨습니까?....
우선 국내에 차기 에너지 개발 연구로 2개의 큰 기둥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SMART라는 SMR 원자로였고, 다른 하나는 토카막 핵융합로 KSTAR였습니다. 두 사업 모두 동일하게 각각 약 4,300 여 억원이 투입된 장기 거대 프로젝트였고 기대 출력 역시 같았습니다. 스마트 소형원자로 처음 목표는 SMART 원자로 출력 300 MWt(열출력), 전력 변환 효율을 33%일 때 100 MWh, 즉 13만 마력의 출력을 기대한 원자로였습니다. 아주 정확히 재래식 키티호크 급 항모에 필요한 출력의 절반이네요. 보통 2기를 장착하니 맞습니다. 그래서 실기의 제작이 이뤄지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역시 KSTAR의 경우도 약 4,300 여 억원이 투입되었고 스마트-P과 같은 열출력 65 MWt, 일률 20 MWh, 2만 5천 마력급으로 현대 구축함에 장착되는 LM-2500 가스터빈엔진의 1 기당 출력 25 MWh, 3만 마력 급에 약간 못미치는 수준입니다. 스마트-P 원자로와 KSTAR 모두 가로X너비 12 M 가량이어서 함체에 탑재하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만....
소형 원전(SMR)의 단위 출력당 비용($60~100/MWh)이 경수로($40/MWh)의 2배입니다. 이것이 문제 입니다. 핵융합로 역시 출력이 일정치 않아서 여러 기의 융합로를 함께 운영하거나 더 거대한 컨덴서가 필요해 비용을 낮추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아래 표 3-1의 가격 범위(Range) 부분을 살펴 주시면 좋겠습니다. 주 운용 기간인 2050년을 가정해 산출한 자료입니다.
2013~2015년 사이 발전 자원의 가격 추이를 나타낸 표입니다.
이 표에선 가장 효율적인 추진 체계가 석유를 사용한 가스복합터빈 방식이라는 걸 아실 수 있으실 겁니다.
항공모함의 예상 운영 기간인 2035~2075년까지 기술적 발전을 감안해도 증기터빈과 가스터빈을 복합 운영해 전기 변환효율을 높인 것(80%)이 가성비 높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무리로....
미국의 요청에 따른 전력 개선 사업이라고, 항모관련 기술을 얻어올 좋은 기회라면 서태평양 안보 환경에 충분히 기여할 수 있고 제 역할 가능한 크기(7만 5천톤급)여야 한다고 봅니다. 함선 건조 비용은 독도 급 만재 18,000 톤에 대해 3,600 억이었던 걸 감안하신다면 만재 80,000 톤에 1조 6,000 억 예상 가능하고 연료비가 비쌀 수 있으나 아해군이 항모를 적극적으로 해외에 투사할 경우가 극히 한정적이어서 오히려 건조 비용이 낮은 가스복합터빈 방식을 통한 전전기식 출력 체계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그 항공모함은 이 체계를 수용하기에 충분한 크기이기도 하구요. 사출기에 필요한 스팀을 얻기에도 이 방식이 편리합니다.
2척 이상 필요합니다. 건조 간격은 전체 수명 주기 감안 14년~20년 간격으로 하려 들 것입니다. 우리가 더 적극적(7년)이였으면 좋겠습니다. 정태적 기준으로 육군/해병대가 세계 3위, 해경이 세계 4위, 공군이 세계 5위 수준에 이미 이르렀을 때 해군은 고작 세계 7~8위 수준이어서 채근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리 될 줄도 모르고...이제 우리는 다른 나라들의 안보 불안에 대해 나몰라라 할 수 없는 군사대국 수준이 되었습니다. 피같은 우리 세금을 외국의 약한 나라를 위해 써야 하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최소한 우리가 어려울 때 도와 주었던 참전국들에게만은 그리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백범 선생께서도 이해하실 것입니다. 대만같은 쓰레기나 너무 먼 우크레인 같은 나라들 말고요. 그 중 필리핀이 특히 마음이 쓰입니다. 우리를 위해 항공모함은 사치일 뿐입니다. 앞으로 국방예산도 증액에 한계가 올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남을 위해 항공모함을 도입하고 운영할 수 있을까요? 미국은 그렇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시는 기회가 되시면 좋겠습니다.
긴 글 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건강하십시요. ^^;
추신....
혹시 항공모함이 미래에도 제 역할을 한다면 이런 상상은 어떠실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