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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28 20:32
[기타] 한국의 무기번호는 어떻게 주어지는 것입니까??
 글쓴이 : 불꽃
조회 : 1,306  

한국무기를 보면 주어지는 고유번호들이 있자나요...
이게 어떻게 정해지는 것인지요?
 
K2전차. K2소총
K21장갑차
K200장갑차
T50전투기 등등..........
 
좀 중구난방으로 붙이는거 같은데...
설명좀 해 주세용^^*
출처 : 해외 네티즌 반응 - 가생이닷컴https://www.gasen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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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여외길 12-09-28 20:42
   
사실 중구난방이긴 한데, 미군에서도 육군장비같은건 마찬가지이지 않나요?
미국이나 러시아의 경우 항공기는 순서대로 번호가 붙는거 같긴 하지만...

일단 소총 k-1은 k-2보다 먼저 개발된거긴 한데, k-5가 k-3나 k-4보다 뒤에 개발된건가 생각해보면 아닌거 같고;;;
장갑차 k21의 21은 어디서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21번째 시제안이 양산결정되면서 붙은건가;;)

저도 궁금하네요. 누가 속시원히 답변해주실분??
자진모리 12-09-28 20:59
   
개발 착수한 번호 아닌가요??

일단 개발 시작한 순서로 번호 매기고,

그 중 실패하거나 보류된 것들은 넘어가고, 성공한 것들 내놓는거..

그래서 k1, 2 소총이나 k1, 2 땅크는 순서대로 나오는 반면, 타 장비들은 중구난방이고...
(일반 보병소청이나 전차를 십수개식 동시 계획해서 착수하진 않으니... 반면 기타 장비들은 여러가지 동시 개발하죠..)
오카포 12-09-28 22:29
   
안녕, 전우들아! 나 K- 9이야. 내가 이렇게만 소개해도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위해 쓰이는 무기체계인지는 전우들도 다 잘 알고 있다고 믿어.

그런데 사실 내 이름은 K- 9이 전부는 아니지. 누구는 자주포라고 부르기도 하고, 천둥이라고도 불러. 한때는 ‘신자포’라고도 불렸어.

그리고 내 친구인데, K-1이 누구인지는 알지 몰라. 그래 맞아. 소총도 있고, 전차도 있지. 왜 그럴까. 육·해·공 가문마다 이름짓는 원칙이 다 같을까.

우리 무기체계들의 이름이 어떻게 지어지는지 알고 싶지? 다 알아볼 수는 없고, 널리 불리는 이름들을 중심으로 알아볼까 해. 자, 그럼 그 비밀 속으로 들어가볼까.우선 나 ‘K- 9’을 봐. 지금의 이름을 제대로 쓰자면 ‘K- 9 자주포’ 또는 ‘K- 9 자주곡사포’라고 해야 해. 자주포가 ‘성(姓)’인 셈인데 품명(표준품명·기본명)이 된다고.

나를 지칭하는 K- 9은 흔히 제식명칭이라고 하지만 모델번호라고 하는 게 맞아. ‘영문부호+숫자’로 작명되지. 물론 ‘1005 - 00 - 073 - 9421’처럼 무기체계 하나하나를 지칭하는 재고번호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것으로야 내 형상조차 떠오르지 않지.그런데 내가 처음부터 이 이름을 가진 것도 아니야.

태어나기 전 그러니까 어떻게 만들까 하는 ‘개념설계’ 때, 설계대로 제대로 움직이나 시험할 때, 그리고 다 만들어져서 전우들 앞으로 갈때 등 그때마다 이름이 조금씩 달라져.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연구원들이 처음(1989년) 나를 어떻게 만들까 했을 때는 내 덩치를 알려주는 구경까지 포함해 ‘신형 155mm 자주곡사포’라고 하고, 연구개발이 완료되는 98년까지 이것을 사업 이름으로 썼어.

줄여서 ‘신자포’라고 그랬지. K- 9이라는 모델번호를 부여받은 건 ADD에서 시제품을 제작해 내가 연구원들의 의도한 대로 만들어졌나 테스트하는 단계에서지. 이때는 K- 9 앞에 시제를 의미하는 ‘X’(experimental)가 붙어 XK- 9이라고 해. 98년에 합동참모본부에서 군이 요구하는 성능을 다 갖춘 상태로 만들어졌다고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려줘 그때 X를 떼어내고 K- 9이 됐어.

K- 95라는 이름도 있는데, 이건 거의 아는 사람들이 없지. 나를 생산한 삼성테크윈 공장에서 익명으로 부르던 거야. 또 한 가지, 현무·천마 같은 이름(통상명칭·별칭)으로 ‘천둥’이라는 것도 있지. 최초 ADD에서 사업명으로 쓰기 위해 별칭을 공모했는데 코뿔소·자주·선더파이어 등과 함께 제시된 광무(廣武)가 유력했지.

광개토대왕의 무덕(武德)을 기리기 위함이었어. 하지만 굳이 사업명을 이중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해 채택하지 않았어. 그러다 내가 야전으로 전우들 곁으로 가게 되면서 육군에서 ‘천둥’이라고 이름지어줬어. 삼성테크윈은 수출명으로 선더(thunder)를 쓴다고.그럼 나를 제대로 적어볼까. ‘K- 9 155mm 자주곡사포 천둥(Thunder)’이 되겠지.

이처럼 무기체계는 연구개발 때, 그리고 사업과 제작·생산에 참여하는 기관에 따라 쓰이는 이름이 조금씩 달라지다가 야전에서 전우들을 만들 때 가장 보편적인 이름을 갖게 되는 거야. 그런데 K는 뭐고, 9는 무엇일까. K는 딱 봐도 알듯이 ‘대한민국’ Korea의 이니셜이지. 우리 국내에서 만들어졌다는 의미인데, 우리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됐을 때 K가 앞에 자리해.

외국에서 개발된 무기를 국내에서 생산했을 때는 원래 외국산 모델 이름 앞에 K를 붙여. KM9ACE전투장갑도저나 KAAV상륙장갑차, 공군의 KF-16이 이런 경우지. F-15K처럼 뒤에 붙을 때도 있지. 이건 기존 F-15전투기를 한국형으로 개량한 기종이라는 뜻이지. 쉬운 예로 일본형 F-15는 F-15J가 되지.

하지만 국내에서 만들어졌다고 해서 다 K가 붙는 건 아니야. 공군의 고등훈련기 T- 50을 봐. T는 미국식 항공기 분류법에 따라 훈련기를 뜻하는 ‘Trainer’에서 따온 건데, 국내 독자 기술력으로 개발한 기본훈련기 KT-1처럼 K를 붙이지 않았어.

이건 T- 50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합작에 의한, 즉 국제공동개발된 무기체계기 때문이라는 설도 있는데, 국산 정찰용 무인항공기 ‘송골매’도 모델번호를 RQ-101로만 정한 걸 보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하더라도 K를 꼭 붙인다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어.

아주 특이한 경우는 나와 비슷한 K- 55지. 이건 미국의 M109A2자주포를 국내 면허생산한 건데, 이 경우 외국 모델번호에 K를 붙여 KM109A2가 돼야 맞지. K-55는 생산업체인 삼성테크윈에서 익명으로 부르던 거야. 그런데 이것들이 그대로 모델번호로 쓰인 거지.

이제 영문부호 뒤에 붙은 숫자에 대해 알아볼까. 쉽게 이야기 하자면 순서 번호(일련번호)로 할 수 있지만 언뜻 부합하지는 않아. K- 9의 경우 국내에서 아홉 번째로 독자 개발된 무기체계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좀 애매하더라고. 그래서 확인해 봤더니 화력·기동·유도 등 지상무기체계 가문의 계파에 따른 순서라더군.

K-1기관단총, K-2소총, K-3경기관총, K-4고속유탄발사기, K- 5권총, K- 6 중기관총 등을 보면 화력장비로 태어난 순서를 알겠지? 그래서 기동무기체계 중 전차에도, 화생방과 관련된 방독면에서 K-1이 있는 거야. 우리나라 최초의 지대지 유도무기 ‘백곰’도 KNH-Ⅰ 외에 K-1도 병용했는데 이 경우 1은 로마자 ‘Ⅰ’을 썼어.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차기전차 K-2는 두 번째 국산 전차라는 의미가 되겠지. 하지만 차기전차는 아직 X를 떼어내지 못했어. 개발 완료가 안 된 시제 상태이기 때문이야. 뭐가 이상하다고? 아, 그렇지. K-200이나 K-21 이런 것은 설명이 안 되지. 여기에는 사연들이 있어. 오늘 기본 원칙적인 면만 살펴본 것이고, 다음 주에는 더 재미있게 설명해 줄게. 기대해 줘!

사진설명: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대표적인 명품 무기체계 K- 9자주포(위)와 현재 연구개발 중인 차기전차 시제 XK- 2.

2009.02.06 신인호기자 idmz@dema.mil.kr
오카포 12-09-28 22:31
   
전우님들, 안녕! 일주일만이야. 오늘도 지난주에 이어 ‘K’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할까 해.

지난주에 잠깐 언급한 F - 15K의 경우 우리에게 적합한 ‘한국형’ 성능으로 개량된 기종을 의미하는 의미에서 K를 붙이는데 K를 반드시 국내에서 생산이나 개량되지 않아도 부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한 예이기도 해.

본래 원 생산국의 모델을 국내에서 개량할 경우 K는 뒤에 붙지. 아직도 야전에서 펄펄 뛰어다니는 M48A5K전차가 대표적인데, 미국이 5차례 성능개량한 M48전차를 국내에서 개량했다는 뜻이 된다고. 여기서 A는 성능개량인데 B가 있다면 재질개량을, C는 형태개량을 의미해.

문제 하나! 원 생산국 개량부호와 국산화 개량부호가 중복되면 어떻게 될까? 방위사업청 목록체계팀에 문의했더니 연구개발 주관 기관과 소요군이 서로 협의해 개량부호를 순서에 따르지 않고 별도로, 그러니까 A·B·C 이외의 영문자 ‘V’를 부여한다고 알려주시네.

M16소총을 예로 보자 이거야. 원 생산국인 미국에서 1차 개량한 것은 M16A1, 2차 개량한 것은 M16A2가 되고 이것들을 우리나라에서 국산화할 때 당연히 M16은 KM16이 되는데, 다음에 혼란이 생길 수 있어. KM16A1은 M16A1을 국산화한 것일까, 아니면 KM16을 국내에서 1차 개량한 것이 될까? 답은 뒤에 것이 된대. 그래서 M16A1을 국산화할 경우 맨 뒤에 V를 써 KM16A1-V라고 하게 된다네.

그런데 K가 뒤에 있다고 해서 모두 한국형으로의 개량을 의미하지는 않아. 전자통신 장비에서는 오히려 뒤에 붙은 것이 우리나라 고유 개발 품목이야. 무전기 KAN/PRC - 77은 모방 품목, VRC-81K는 고유 품목이야. ‘AN/’를 생략하고 있는데 이것도 모델번호 구성에서 우리 독자성을 나타내는 특징이라고.

뭐라고? 전자통신 장비인지 어떻게 아냐고? 복잡하게 만드네. 모델번호의 영문자들은 대개 어떤 단어의 머리문자를 딴 거야. 같은 머리문자라 해도 항공기에서, 함정에서, 전자통신 장비에서 의미가 조금씩 다를 수 있지. 항공기에서 T는 훈련기이지만 통신에서는 지상수송(Transportable)의 뜻이야. 위에 VRC는 각각 차량탑재, 무선, 통신! 무기체계 분류에 따라 쓰이는 영문 머리문자 의미를 다 외울 수밖에 없지 않나?

이제 숫자! 지난주에 소개한 것처럼 숫자 의미의 기본은 순서지. 하지만 K200장갑차에서 보듯 순서에 의하지 않는 몇몇이 있지. 이런 이름에 담긴 의미는 다음 주에 알아보기로 하고, 오늘은 탄약만! 탄약은 9그룹으로 분류되고 각각의 품목에 세 자리 숫자를 부여해.

K 다음에 1로 시작하면 30mm 이하 탄약그룹, 3으로 시작하면 121mm 이상 그룹이야. 이렇게 모든 탄약은 100부터 999까지 번호를 부여받아. 어뢰와 같은 수중무기는 7로 시작하는데 7이 ‘해군’을 의미하는 고유숫자라고도 하더군. 몇 년 전에 개발완료와 함께 공개된 중어뢰 ‘백상어’ 사진을 보면 K731이라고 쓰여 있잖아. ‘대한민국 해군(7) 첫 번째(1) 어뢰(3)’라는 뜻이래.

다음은 사업이름에 대해 알아보자고. 군에서 무기체계를 국내 개발하거나 국외로부터 도입할 때(‘획득’이라고 함) 무기체계별로 ○○사업, XX사업이라고 이름을 붙이게 되지. 과거 80년 말까지 무기체계 품명 대신 익명을 썼어. 비밀유지의 일환이지. 70년대 초 추진했던 무기체계 국산화사업이 ‘번개’를 비롯해 국군 현대화사업 ‘율곡’, 단거리 지대공유도무기 개발사업 ‘천마’, K200장갑차 개발사업을 ‘두꺼비’처럼 말이지.

그러다 80년대 말부터 굳이 익명화하지 않았는데 나 K - 9도 그때는 ‘신형 155mm자주포 개발사업’이었잖아. 그것처럼 ‘차기보병전투장갑차개발사업’ ‘차기전차개발사업’ 처럼 곧바로 그 개발 품목을 알 수 있게 사업명을 정했어. 여기서 ‘차기’와 ‘차기세대’에는 의미차가 있어. 차기세대라 할 때는 적어도 기존 체계와 비교할 때 세계적으로 기술적·운용적 차이점이 확연히 드러나야 하지.

지난해에 개발완료된 K - 11 복합소총의 경우가 바로 ‘차기세대’ 자격이 있지. 영어로 ‘Advanced Next-generation Rifle’. 그런데 3년 전에 무기체계 획득사업에 익명이 다시 등장했어.

차기전차개발사업을 ‘흑표사업’이라고 부르는 차기전차개발사업이 한 예야. 물론 흑표가 아직 차기전차 K - 2의 별칭은 아직 아니야. 그저 사업명일뿐이야. 훗날 개발완료되면 육군에서 결정하지 않을까. 이처럼 사업명이 꼭 무기체계별 ‘별칭’ ‘애칭’으로 정해지지는 않아.

국산 정찰용 무인항공기도 개발 때는 ‘비조’로 불리다 전력화 후에 ‘송골매’가 됐잖아. 해군의 경우에도 한국형 구축함사업(KDX)을 통해 3200·4500·7600톤급 구축함을 건조했는데 각각의 함정 이름은 따로 붙잖아. 함정 약호도 KDX가 아니라 함종에 따라 DDH(헬기탑재 구축함), DDG(방공유도 구축함)로 구분되고 말이야.

이제까지 살펴보았듯 무기체계 이름과 그 의미는 간단하지만은 않아. 지난 연말에 방위사업청 목록체계팀에서 ‘군수품 품명 및 모델번호 부여업무 가이드 북’이라는 책자를 내놓았어. 이것을 읽어보면 더 체계적으로 알 수 있을 거야.

< 출처 : 국방일보 신인호, 2009. 2. 12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카포 12-09-28 22:31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시인 김춘수 님의 시 ‘꽃’의 일부지.

155mm 자주곡사포·신형 자주포 등 나 K - 9이 가졌던 혹은 갖고 있는 이름은 어떻게 보면 딱딱하기만 해. 그래서 내가 야전에 나갈 때 육군에서 내 빛깔과 향기에 맞는 이름을 따로 지어줬어.

잘 알다시피 천둥(thunder)이지. 내가 무려 40km라는 그 먼거리로 포탄을 날릴 때 터뜨리는 나의 포효, 그 울림을 생각해 봐. 딱 맞지 않아? 오늘은 우리 무기체계들의 이런 별칭에 대해 알아보려고 해. 애칭이라고도 하지만 본래는 ‘통상명칭’이야. 대개 무기체계의 상징적인 의미나 임무 구분, 또는 의사 전달을 돕기 위해 쓰는 이름인데 일반적인 문서나 홍보용으로 쓰이지. 친근감이 들잖아.

대개 별칭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우리들을 개발할 때 사업 진행을 위한 사업명·위장 명칭용으로 명명해 계속 쓰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 K - 200 장갑차의 경우 시험평가에서 200개의 결함을 찾아내 완벽한 성능의 장갑차를 만들자 해서 모델번호에 200을 부여했는데, 사업명은 두꺼비야. 두꺼비가 튼튼하고 번식력도 좋잖아. 그래서인지 K - 200은 박격포탑재용·벌컨탑재용 등 형제가 많아. 나도 공모를 통해 별칭을 얻을 뻔했어. ‘광무’라고 ‘광개토대왕의 무훈·무덕을 기리자’는 의미로. 하지만 연구소에서 굳이 사업명으로 쓰일 별칭을 정하지 않았어.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명명한 예도 몇몇 되지. 자랑스러운 우리의 날개, 우리의 항공기 KT - 1 기본훈련기는 힘차게 비상하라는 뜻에서 ‘웅비’(雄飛). 본래 국방과학연구소와 공군이 공모를 통해 선정한 이름은 ‘여명’이었어. 신새벽! KT - 1의 개발은 우리나라 항공기산업에서 그런 의미가 있지. 그 전에 K - 1 전차가 처음 등장할 때는 ‘88전차’라고 했고.

최근에는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소요군에서 이름을 짓는 추세지. 나 K - 9은 육군에서 ‘천둥’이라고 했고, 정찰용 무인항공기를 ‘송골매’로 했어. 우리나라 최초의 순항(크루즈) 유도무기인 해성은 ‘바다의 별’이라는 의미로 운용자인 해군에서 명명했어. 공군은 국제합작개발품인 T - 50에 ‘공군 창군 50년’의 50과 함께 ‘골든이글(검독수리)’를 주었지.

또 최강의 전투기라는 F - 22를 빼고, F - 15K를 도입·배치하면서 슬램이글(Slam Eagle),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을 확정하면서 ‘피스 아이’(Peace Eye)라는 이름을 공모를 통해 선정했어. 아마도 우리 국산 무기체계에서 가장 이름이 먼저 붙은 것 중 하나는 최초의 지대지 유도탄인 ‘백곰’이야.

백곰, 이 형님이 만들어질 때 국방과학연구소에서는 ‘NHK-Ⅰ’의 적당한 위장 명칭(보안유지를 해야 하므로)을 찾고 있었는데, 1977년 말 충남 안흥시험장에서 흰눈을 뒤집어 쓰고 일하는 연구원들의 모습이 북극곰처럼 보여 ‘백곰’으로 했다고 해. 이때 개발의 주역이었던 구상회 박사의 회고에 의하면 그때 마침 ‘나는 곰이다’라는 대중가요도 유행해 악조건 속에서 일하는 연구원들에게는 큰 위안이 됐다고 해.

백곰에 이어 80년대에 등장한 제2의 지대지 유도탄은 ‘현무’지. 북방을 지키는 신! 의미심장하지. 단거리 지대공 유도유기인 ‘천마’는 어떤 의미일까. 천마는 우리의 신화 속에 날개를 단 백마(白馬)로서 하늘과 인간을 이어 준다네. 타는 이가 장수면 용마(龍馬)가 되고, 신선이나 고매한 인품을 지닌 사람이면 날개 없는 백마래. 서양에도 페가수스(Pegasus)라는 천마가 있잖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페가수스는 제우스가 뇌전(雷電)을 쓸 때 우레와 번개를 나르는 말로, 역시 전마(戰馬)의 상징이야. 89년 초 국방과학연구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에서 당시 김기용 선임연구원이 제안, 선정됐대. 휴대용 대공유도무기(KPSAM)인 ‘신궁’은 신의 활(神弓)이라는 뜻이 아니고 새로운 활(新弓)인데 영문으로도 ‘New Arrow’야. 그런데 실제 운용하는 장병들은 역시 ‘神弓’이라나. 백발백중이거든.

해군 함정을 위해 개발된 함대함 유도무기, 국산 어뢰 이름이 재미있지. 개발 순서대로 보면 중어뢰가 백상어, 경어뢰가 청상어, 그리고 로켓과 경어뢰가 만난 대잠수함유도무기가 홍상어. 상어 가족인 셈인데 역시 바다에서 ‘킬러’라는 공포감을 주는 존재가 ‘상어’잖아. 이 어뢰 가족의 큰할아버지 이름은 ‘상어’야. 국방과학연구소가 74년부터 미국의 MK45 어뢰를 모방해 개발할 때 그 모방 어뢰를 ‘상어’(KT75)라고 불렀던 거지.

앞으로 개발될 어뢰에도 상어 이름이 붙지 않을까. 범상어? 흑상어? 아참, 누군가 국산 기뢰가 ‘악어’라는 사업명으로 진행됐고, 최초의 잠수함정은 ‘돌고래’라고 들었다며 “그쪽(해군무기체계 분야)은 수족관 같다”고 하더라고. 재밌지?그렇지만 별칭이 더 잘 쓰이는 것은 아니더라고. 나만 해도 K - 9으로 더 많이 불리고, K - 200과 K - 1 전차도 그렇고. 반대로 30mm 쌍열 자주대공포는 ‘비호’로, 130mm 다연장로켓은 ‘구룡’으로 등등.

흐흠! 그러면 앞으로 K - 21 보병전투장갑차나 K - 2 전차는 어떤 별칭을 갖게 될까. K - 21로만 불릴까? K - 2는 그냥 흑표로 계속 불릴까? 그래서 생각해보는건데,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나를, 우리를 친구처럼, 애인처럼 많이 아끼고 사랑해 줘. 어디가 아프지는 않은지 이리저리 잘 살펴보고, 또 닦아주고 조여주고 말이야. 그러면 훈련에서든 어디에서든 우리를 필요로 할 때 확실하게 ‘힘’을 발휘해 줄거야.

사진설명 : 2007년 실시된 휴대용 대공유도무기 실사격 훈련에서 ‘신궁’ 사수가 표적을 격추하자 사격장 통제관이 “신궁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명중을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출처 : 국방일보 글=신인호·사진=이헌구, 2009. 2. 19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