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력지 "일본이 동북아 핵경쟁 촉발"
日 신규 재처리시설 곧 완공…연간 플루토늄 9t 추출 가능
WSJ "한·중, 日 견제 나설 것"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시설 신규 가동을 앞두고 중국과 한국 등 주변국에 미칠 파장이 우려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이 3일 보도했다. 일본이 핵무기 원료로 사용될 수 있는 플루토늄을 이미 상당량 축적한 상황에서 플루토늄 생산 능력까지 추가하게 되면 주변 국가들도 핵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공장을 건설 중인 일본원자력연료는 공사를 대부분 마무리하고 일부를 시험가동 중이다. 롯카쇼무라 공장은 일본이 210억 달러를 투자해 1992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한 첫 상업적 재처리시설로, 연간 9t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 공사는 그동안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완공이 19차례나 미뤄졌다가 오는 10월 완공해 가동할 예정이다.
일본은 플루토늄을 원전 등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하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문제는 불안정한 지역 정세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 등으로 동북아 정세가 계속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서 일본이 플루토늄 대량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되면 큰 파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미국 정부의 시각이다.
중국과 한국이 일본을 견제하려는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핵 능력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또 다른 마찰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기다. 미국 워싱턴의 연구기관인 핵비확산정책교육센터의 헨리 소콜스키 대표는 "일본이 롯카쇼무라 재처리시설을 가동하면 중국도 그에 상응하는 능력을 보유해 우위를 유지하려고 할 것"이라며 "이런 치고받기식 핵경쟁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고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일본은 2007년 안전 문제로 가동을 중단한 이바라키현 도카이무라 재처리시설 등을 통해 30t에 가까운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핵무기 수천 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미국 정부는 일본이 현재 보유 중인 플루토늄을 사용할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는 것은 국제사회에 좋지 않은 선례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