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의 전쟁상황 가정시 생화학 병기를 최종결전 병기 취급 해주시는 분이 많이 계신데...
말처럼 쉽게 쓸 수 있는 무기가 아닙니다...
워게임 시뮬레이션에서도 그렇지만 이 생화학 병기의 효용은 살상에 있는게 아니라, 오염원 생성에 있습니다.
왜 생화학 병기가 냉전시에 주목받다가 지금엔 이런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었느냐하면...
냉전기에 연구가 이뤄질만큼 이뤄졌고, 그 효용과 한계를 확실히 체감했기 때문입니다. 예전 브루킹스 연구소의 연구원이 1T짜리 탄두의 치명적 살상반경은 약 500m라는 견해가 언론에 밝혀진 바 있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이 안정화시킨 최고수준의 VX신경작용제 탄두일 경우에 가능합니다.(실제 미군이 연구한 다종다양한 생화학 병기중에서 유일하게 실용성이 인정된게 이 VX신경작용제뿐입니다.)
VX신경작용제는 액체 상태로 피부에 부착되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무기입니다. 즉, 최대한 낮은 고도에서 신경작용제에 큰 피해를 끼치지 않고 가장 살상력이 극대화된 최적의 상태로 분무하는 것이 기술입니다. 폭탄의 탄체 설계와 신관의 정밀도, 그리고 해당 탄두를 투발하는 발사모기(항공기, 탄도탄등)의 항법유도능력이 최적화될때나 살상반경 500미터가 실현됩니다. 그것도 풍향, 풍속, 기온이 모두 최적일 상태에 한해서 그렇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강력한 신경작용제라 할지라도 이미 화학전 대비가 된 상태라면 별 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교범상 이런 신경작용제는 화학보호의와 방독면으로 보호받는 병력에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이론상 약 400분 이상 생존이 가능하며, 그 시간내에 적절한 제독절차와 세척절차를 거치면 됩니다. 그렇기에 앞에서 화학병기의 효용은 살상에 있는게 아니라 오염원 생성에 있다고 언급한 겁니다.
보통 항공기지 제독을 상정할 때 노동등의 탄두에 장착된 신경작용제의 오염반경을 250~400m정도 잡습니다. 이게 뭔 의미인지는 산수만 해봐도 아실 겁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공군기지엔 고폭탄두도 날리겠지만 이런 종류의 신경작용제 탑재 탄도탄도 꽤 날아올 겁니다. 이유는 간단한데, 북한제 탄도탄의 탄두를 관통능력이 상당히 후진 편이기 때문에 최대한 활주로 사용거부를 하려면 공중폭발을 해야하는데, 이런 정도라면 1시간만에 복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화학제로 오염을 시키면 비슷한 면적을 다시 제독하는데 고폭탄 손상보단 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물론 이런 정도까지 효용성이 시궁창 신세라면...
민간인 거주지구에 무차별 발포하면 되잖느냐?라고 말씀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듯 VX작용제는 액체상태여야 살상력이 극대화됩니다. 그 말은 덩어리가 작은 탄두에 넣어봐야 사람 죽일 확률은 로또대박에 근접하게 됩니다.(차라리 고폭파편을 날리는 편이 더 많은 사람을 살상할 겁니다.) 따라서 항공폭탄이나 탄도탄을 이용해야 하는데. 지금 북한군에게 그럴 여유가 있다고 보시나요?
현재까지 밝혀지기로 북한군이 직접통제하여 특정 목표에 사격가능한 최대 수량 탄도탄은 약 20여기 내외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즉, 북한군 수준의 통제능력으론 동시 발사 가능한 수준의 탄도탄은 20여기 내외라는 뜻입니다. 사전에 정해진 타겟으로 쏘면 되는데 뭔 소리냐?라고 할 수 있는데...
사전에 정해진 타겟이란 건 포병에서 복무하신 분들은 알겠지만...해당 포대의 인원들이 개별로 훈련하니 가능한 소립니다. 즉, 특정타겟에 대한 사전에 정해진 타격이 가능한 부대는 각 포대별 개별의 이야기란 뜻입니다. 그런데 대개 이런 포대의 사전 표적은 당연히 당면한 최고의 위협원이겠죠. 보통은 물자집적소나 상대방의 주둔기지, 항공기지, 항만, 해군기지, 사령부등이 해당됩니다. 그리고 여러 한계로 이런 사전 타겟은 보통 리스트가 서너개 수준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결국 그외의 것은 어디까지나 지휘부의 통제에 따라 통제된 데이터를 받아야 사격이 가능합니다. 그말은 즉, 일부러 지휘통제부가 심혈을 기울여 민간인 살상 계획을 실행해야한다는 뜻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러니 북한군이 처음부터 민간인만 죽이면 다 된다란 정신나간 사고를 가지지 않은 이상에야 인구밀집지역에 생화학탄두를 계획적으로 날릴 가능성도 없거니와 그렇다고 한다면 이건 명백한 전쟁범죄이므로...그에 상응하는 응보를 날릴 수 있는 명분을 쥐게 됩니다.
물론 그렇게 날릴 수 있는 탄도탄의 수량도 한정될 뿐더러 존재를 드러낸 포대는 거의 90%확률로 죽었다고 보면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가장 무서운 공습과 후방증원을 방지하기 위해 공군기지나 항만을 마비시키는데 총력을 집중시켜야 할 북한이 당장의 전쟁수행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민간이 살상에 열을 올릴 이유가 있을까요? 물론 기습적인 테러로는 효용을 보겠지요. 그러나 전면적인 전시상황에선 이러한 테러는 상대국 정부는 물론 국민의 약만 올리고 더욱 더 강력한 보복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막말로 생화학 탄두 몇개 던져서 수백명 사상자를 발생시키는대신 혁명의 수도 평양에 지중관통형 전술핵이 떨어질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아지는 겁니다. 일가족 친척을 죄다 평양에 가장 안전하다 믿어질 지하방공호에 대피시킬 북한군 최상위 지휘부가 남한의 인구밀집지역에 생화학 탄두를 날릴 가능성이 높을까요? 전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적어도 한미 연합군은 평양의 방공호 위치를 알고 있고, 그곳에 지중관통형 전술핵을 날리면 북한 최상위 권력층을 죄다 몰살시킬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쥐고 있습니다. 그걸 알고 있는 북한군 지휘부가 그런 멍청한 행동을 골라서 할까요?
그나마도 이건 어디까지나 가장 효용이 높은 VX제를 가정한 경우입니다.
나머진 정말로 효용이 시궁창이거든요...
그나마 오염을 3일이상 영속시킬 수 있는 수단이 신경작용제뿐입니다. 나머진 하루안에 자연자외선에 자연소멸 혹은 희석됩니다. 그리고 제발 어떤 자위수단도 없이 안정적으로 탱크로리째로 독성물질을 퍼부어대던 어떤 특정사례 들먹이며 화학무기 무섭다는 소린 제발 하지 맙시다. 지금 북한이 탱크로리째로 생화학제 우리 인구 밀집지역에 들이부을 수 있습니까? 비싸디 비싼 탄도탄 외엔 효과적인 투사체계가 없는 마당에 제발...현실적인 가정을 해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