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요약하자면
최근 시리아 문제에서 미국보다는 러시아와 중국이 개입을 하여 문제를 해결 하는 와중에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과 화해를 하고 시리아 문제에서도 주도권을 잃으면서 결과적으로 사우디의 뒤통수를 쳤고 그에 배신감을 느낀 사우디가 미국과 멀어지기를 하고 있다.
사우디의 이번 돌연한 변심으로 미국의 기축통화가 타격을 받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미 패권의 붕괴가 가속화하고 세계는 다극화로 나가고 있는것 같다..라는 내용입니다.
지금까지 외교 전략을 미국에 의지하며 미국제 무기를 대량으로 구매하던 대미종속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공공연하게 미국을 비판하면서 무기도 미국 외의 나라에서 구매할 방침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정권의 미국이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과 화해하고, 사우디가 추진하고 있던 시리아의 정권 전복 계획도 포기하면서 사우디가 이집트 군부를 부추겨 일으킨 이집트 쿠데타에 대해 미국이 비판한 일들이 사우디 왕정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작년부터 첩보 장관으로서 사우디의 외교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밴 달 왕자는 사우디의 새로운 국가 전략으로 '미국에서 멀어지기' 정책 결정을 주도했다. 사우디의 새 전략은 대대적인 것이며 일시적인 변덕이 결코 아니라고 보도되고 있다.
밴 달 왕자는 1985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 대사를 역임한 부호로서 대통령을 지낸 부시 일가(텍사스의 석유 부호)와 절친한 관계를 구축해 「밴 달 부시」라고도 불리고 있었다. 그런 대미종속의 밴 달이 이번에 '미국에서 멀어지기'를 주도한 사태는 의외이긴 하나, 밴 달은 단순한 대미종속 세력의 인물이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상층부와도 커넥션을 가지고 있으며, 80년대에는 중국으로부터의 무기 구입에 관한 교섭을 맡기도 했다. 작년 여름 밴 달이 시리아 내전을 부추겨 시리아 정부 전복 공작을 펴던 사우디의 대외 전략을 재정리하는 역할에 임명되었을 때에는 「중국에서 무기를 구입해(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이란과 대항할 생각일 것」이라고 보도되었다. 그러니까 밴 달은 이미 작년부터 「미국과 멀어지기」 구상을 가졌다고 보도되었던 것이다.
금년 7월에는 밴 달이 러시아를 방문, 푸친을 만나 「러시아의 무기를 구매할 테니 아사드 정권의 실각을 용인」하라고 제안했지만 거절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밴 달이 미국에서 멀어지기 전략을 검토하는 작업의 일환으로서 푸친에게 전략적인 상담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시리아 내전에 대한 개입(과 그 전에 사우디가 아사드 정권을 용인하려고 한 움직임), 바레인 왕정에 군사적 지원을 해서 반정부 운동을 타도하는 책략, 이집트의 쿠데타 선동, 이란에 대항하기 위한 이스라엘과의 비밀 관계 강화 전략 등은 전부 밴 달이 그 중심에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밴 달의 새 국가 전략은 최근까지, 이번의 움직임과는 반대로 미국과의 전략 관계를 강화하는 방향이었다. 이라크 철수 등으로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약해져서 발생하는 공간을, 그 때까지 미국에 대한 의존이 강했던 사우디가 외교를 적극적으로 강화하는 것으로 보충하려고 해 왔다.
2011년 미국이 시리아의 아사드와 화해하려고 했을 때는 사우디도 화해의 방향으로 미국을 따라 움직였다. 그 후 미국이 아사드 적대로 변하자 사우디도 시리아 반정부파를 주도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미국이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을 버리고 사우디의 숙적 이슬람동포단에게 정권을 넘기게 하거나, 사우디 동부의 안정을 담보하는 생명선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바레인 왕정을 전복하려고 하는 이란 세력의 민주화 운동을 미국이 용인하거나 해도, 사우디는 분노를 참으며 미국과의 관계를 중시해 왔다.
그 때까지 사우디는 유엔을 무대로 하는 국제 교섭에서도 표면에 나서지 않았고, 그저 미국과 영국의 주도력에 의지하고 있었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세계의 나라들에게 석유를 담보로 하는 은밀한 「에너지 외교력」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굳이 국제외교 무대에 나설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사우디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입후보한 적도 없었다. 그러나 중동 전략의 실패에 의해 미국의 영향력이 전락하자 유엔에서의 교섭을 미국과 영국에 안전하게 의지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사우디는 독자적으로 유엔 등에서 국제외교에 힘을 쏟기로 결정하고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2011년 처음으로 입후보해 2년간의 활동을 거친 후 며칠 전 처음으로 이사국이 되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하지만 사우디가 안보리 이사국으로 결정된 이번 가을의 국제연합 총회 직전에 오바마의 미국은 시리아를 공격할 것이라고 선언하여 국내외로부터 맹반대를 받고, 러시아에 의지해 아사드와 화해하는 방향으로 대전환하는 전대미문의 사태가 일어났다.
이어서 오바마는 이란과의 화해도 갑작스럽게 결정해 버렸다. 이러한 미국의 급격한 방향 전환은 사우디에게 결정적인 배반과 다름 없었다. 사우디는 미국의 패권 하락을 막으려고 국제적인 비판을 받으면서도 시리아 반정부파를 지원하고, 오랜 시간을 들여 유엔 안보리 이사국 자격까지 얻게 되었는데, 오히려 오바마는 사우디의 적인 아사드와 이란과 화해하는 역주행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우디는 미국에 의해 내동댕이쳐지고 뒤통수를 맞은 꼴이 되었다.
오바마가 이란을 용인한 직후인 9월 하순에 열린 국제연합 총회에 이란의 로하니 대통령이 참석하여 영웅처럼 취급을 받았다. 이러한 사태를 목도한 사우디는, 10월 7일 사우디 외상이 예정하고 있던 유엔 연설을 바로 직전에 취소했다. 사우디는 취소의 이유를 발표하지 않았고, 연설을 취소할 때 통상적으로 배포하는 연설요지문도 제출하지 않았다. 시리아와 이란에 관한 오바마의 배반이 사우디를 화나게 했다는 것은 명백하다.
사우디는 당시까지 미국의 급격한 방향 전환에 「당혹하고 있다. 분노하고 있다」거나, 「사우디 외상은 이란을 용인하는 발언을 할 리가 없고, 이란을 용인한 미국과 다른 논조의 연설을 할 수도 없었기 때문에 연설을 취소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국제정세 분석가들 사이에서 나왔었다. 그러나 그 후 10월 18일이 되자 사우디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취임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2년간 사우디의 외교관들이 세계의 여러 나라들을 설득해 간신히 이사국으로 결정되었는데, 취임 바로 직전에 사퇴한다는 비상식적인 전개가 이루어졌다.
사우디의 이사국 취임 거부 때문에 「유엔을 적으로 돌리는 것은 마이너스」라는 논조가 국제적으로 퍼졌다. 그러나, 원래 사우디가 안보리에 출마하기로 한 목적은 중동에서 몰락해 가는 미국의 외교력을 보충하려고 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사우디를 배반하고 이란과 아사드와의 화해가 현실로 진행된 이상 사우디가 안보리에 존재할 의미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사우디로서는 은밀하게 할 수 있는 '에너지 외교'로 돌아 가는 편이 유리했던 것이다.
사우디는 유엔 인권이사회 등으로부터 사우디 국내의 반정부파 탄압, 시아파와 여성에 대한 차별로 인하여 전부터 문제 국가로 낙인이 찍혀 있었으므로, 안보리에 들어가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이 되면 사우디 국내의 인권 침해에 대한 변명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사우디가 유엔을 비난하는 자세를 취하자 국제 임네스티는 사우디 국내의 인권 침해를 문제 삼는 보고서를 기다렸다는 듯이 제출했다. 만일 사우디가 그대로 안보리에 들어갔다면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강하게 받았을 것이다. 사우디로서는 전략적인 의미가 사라진 안보리 참여를 포기한 것이 정답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이번 사우디의 미국 멀어지기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우디가 미국에서 멀어지는 것 자체가 아니다. 사우디는 정확히 40년 전인 1973년에도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발해 미국에 대한 석유 수출을 정지하고 「석유 위기」를 통해 미국 멀어지기 정책을 실행했던 과거가 있다.
석유위기는 미국과 세계경제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었지만, 그 후 사우디는 미국에 대항해서 다른 대국과 동맹관계를 맺지도 않았고, 소련의 붕괴와 채권금융 시스템에 의해 미국과 영국의 패권이 소생한 뒤 결국 사우디는 90년대에 들어 재차 대미종속으로 전환하였다. 결국 사우디가 미국에서 멀어진다 해도 미국 외에 손을 잡을 상대가 없다면, 이번에도 머지 않아 미국에 돌아 오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 외의 여러 대국이 미국의 패권에 대항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 체제를 만들고 있는 현재의 흐름을 사우디가 파악하고 신세계질서에 올라 타는 전략으로 미국을 버린 것이라면, 그것은 그렇지 않아도 무너져 가는 미국의 패권에 결정적인 위협이 된다.
사우디는 종래 미국 달러로 원유를 결제해, 넘쳐나는 석유 수입을 미국채 등 달러 기준의 금융상품에 막대하게 투자해 왔다. 그러한 상황은 「페트로 달러」라고 불리며, 달러의 기축통화성을 지지하는 중심축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밴 달이 결정한 사우디의 미국 멀어지기가 진심이라면, 사우디는 달러 외의 주요 통화를 통한 원유 결제를 늘여 석유 수입을 미국 외의 국가로 투자를 강화시킬 것이다. 이것은 달러와 미국채의 기축성을 상실시켜 미국의 패권 하락에 마지막 박차를 가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만 이러한 사우디의 결정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은 미국 외 사우디가 의지할 수 있는 국가가 존재하고 국제 기축통화가 될 수 있는 달러 외의 통화를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만 한정된다.
물론 최근까지 세계는 그런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2008년 리만쇼크 이후 미국의 단독패권 체제가 무너지면서 중국과 러시아 등의 BRICS와 EU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다극형 세계가 점차 구현되면서, 달러 단독이 아니라 다극형 통화 바스켓 기축통화 체제가 모색되어 달러를 거치지 않는 위안화 등으로 무역 결제를 강화해 왔다. 이러한 경향은 9월의 미국 재정위기 이후 급속히 강해졌다. 국제정세 분석기들 사이에서는 오일 달러의 붕괴가 자주 언급되고, 오일 달러를 모방한 신조어 「페트로 위안」이란 단어가 난무하고 있다.
사우디는 근년 들어 중국에 대한 원유 수출의 비율을 높이고 있다. 사우디의 금년 산유량은 40년만에 최대인데, 이것은 중국의 왕성한 석유 수요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미 달러를 대신해 위안화를 바탕으로 사우디의 석유 결제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는 중동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나라가 미국과 영국 밖에 없었지만, 9월의 시리아 공격 소동 전후부터 러시아와 중국이 중동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전의 기사에서 쓴 것처럼, 중국은 바레인 왕정의 시아파 세력 반정부운동을 분쇄하는 계획에 협력함으로써 바레인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바레인에서 왕정이 전복되어 친 이란 정권이 생기면 사우디의 대유전 지대인 동부(시아파 세력의 장악 지역)에서의 혼란이 파급된다. 따라서 사우디는 중국이 바레인 왕정을 돕는 것을 대환영하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움직임도 밴 달이 미국을 버린 하나의 요인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지금의 세계에는 확실히 석유 위기 때 존재하지 않았던, 미국 대신 사우디가 의지할 수 있는 다극형 신세계질서가 나타나고 있다. 바로 그 타이밍에 사우디는 「대대적인 미국 멀어지기」를 결정한 것이다. 사우디가 진심으로 미국 멀어지기를 결행하면, 미국 패권은 급속하게 무너지고 다극화는 급진전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아도 무너져 가는 미국이 사우디에 의해 결정타를 맞게 되는 타이밍을 선택하고 유도한 오바마 정권의 미국 핵심부는 얼간이든가 아니면 「그림자다극주의 세력」이든가, 둘 중의 하나임에 분명하다.
현재 미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사우디의 배반을 포기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케리 국무장관이 사우디의 파이살 외상과 긴급 회담을 하고 있는데, 그러나 케리는 필시 단순 배역일 뿐이다. 미국에서는 「셀 석유 가스가 미국에서 대량 생산되고 있으므로 이제 사우디와 손잡을 필요가 없다. 알 카에다를 만든 사우디를 소중히 여길 필요도 없다. 사우디는 중국이든 러시아든, 선호하는 국가와 손잡으면 그만」 이라는 논조가 언론에 의해 선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셀 석유가스전의 대부분은 거액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데다가 수년 내로 고갈된다는 사실은 무시되고 있다.
사우디에서 「미국 멀어지기 정책 따위는 하지 않는다」 「밴 달이 마음대로 발언한 것일 뿐」이라는 페이크(속임수) 답변이 나올지도 모르겠지만, 국제 정세의 현실에서는 패권의 다극화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사우디가 그런 추세에 대응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임에는 분명하다.
사우디는 이번에 시리아 내전에서도 손을 떼려 하고 있다. 따라서 시리아 반정부파는 완전히 패배하게 될 것이다. 반정부파가 무너지면 아사드의 교섭 상대가 없기 때문에 제네바에서 내전 화해를 위한 국제회의는 열리지 않고 「시리아 문제 교착」 등으로 보도될 것이다. 그러나 국제회의의 움직임과 관계없이, 시리아에서는 반정부파의 약화와 동시에 아사드 정권의 관할지로 회복되는 지역이 증가하여 내전은 종결되고 안정되어 갈 것이다.
미국에 거액의 자금을 바치면서 군사도 외교도 미국에 의존하던 대미종속국이었던 사우디가 세계 패권구조 전환(다극화)의 영향을 받아 미국을 단념하는 사건은 일본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일본은 공업제품이고 사우디는 석유 수출품이라는 차이나 정치 경제의 구조적인 차이가 있으나, 일본도 사우디 같이 거액의 자금을 바치면서 군사도 외교도 미국에 부탁하는 대미종속 국가이기 때문이다. 최근까지의 사우디처럼 일본에서도, 미국의 패권 쇠퇴에 의한 안보의 공동화를 적극적으로 보충하려고 해외 파병을 가능하게 하는 헌법개정, 군사력 강화 등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행보 끝에 사우디처럼 미국으로부터 버림 받게 되지 않는다고는 아무도 보장할 수 없다.
전회 기사에 쓴 것처럼, 영국도 미국을 단념하고 원자력과 금융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조 관계를 급속히 강화하고 있다. 이렇게 사우디와 영국의 움직임만 보아도 미국의 패권 쇠퇴는 불가역적인 현실이라고 느껴진다.
출처: http://tanak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