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시치우카라는 작은 마을 근처에서
러시아군의 BTR 장갑차가 일련의 러시아군들을 태우고 빠른 속도로 기동함.
이들은 러시아 공수군 제83 근위여단 소속으로
클리시치우카로 전진해 온 우크라이나군을 막기 위해 이동 중이었음.
그런데 갑자기 1시 방향에서 RPG가 날아 옴.
러시아군 BTR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어서 운 좋게도 맞지 않았음.
여기에는 한 무리의 우크라이나군 부대가 매복해 있었음.
이들은 우크라이나 육군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경찰 소속 류트 여단이라는 부대였음.
(우크라이나 경찰은 최근 1년간 영토 수복을 위해 공세용 경보병 부대를 여러 개 창설함. 이 부대의 병사들은 자원 복무하는 사람들로 경찰에 소속되어 있지만 일반 경찰관처럼 교통단속을 하거나 범죄자는 체포하진 않고 오로지 준군사조직으로서 국방의 의무만 수행함. 한국의 전투경찰 같은 사례라고 보면 됨. 말이 경찰이지, RPG도 쏘고 장갑차도 운용하는 일반 군부대랑 다를 게 없음)
이들은 몇 시간 전 이 위치로 이동해 와서 매복 준비를 마치고
무료하게 전방주시만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후방 드론운용병이 무전으로 '그쪽으로 뭔가 간다'라고 전해옴.
경찰부대의 눈에는 미친 듯이 달려오는 러시아 장갑차가 들어옴.
전원 전원이 잠깐 인지부조화 와서 "저게 뭐지...?" 하고 있다가
RPG 사수가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리고 발포함.
근데 이게 빗나가면서 러시아군에게 위치가 노출됨.
러시아군 지휘관은 그대로 뚫고 가지 않고 전원 하차해서
호홀(хохол, 우크라이나인 비하 용어)들을 잡아 죽이기로 했나 봄.
BTR은 그대로 길가에 멈춰서더니 공수부대원들이 뛰어내리기 시작함.
근데 하필 그 정차한 지점이 딱 우크라이나 경찰들이 매복 대기하던 곳이었음.
경찰 부대원들은 러시아군에게 교차사격으로 화망을 구성하여
아주 그냥 벌집을 만들어 버림.
러시아군은 최대한 많은 인원을 이동시키려고
꼼수로 장갑차 외부에도 올라타 있었는데 얘네가 1빠로 전사함.
원래 병력을 이동시키는 방법은 안전한 후방에서나 사용해야 하는데
러시아군은 여기가 아직 자신들 점령 지역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해서 경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임.
웃긴 건 러시아군 BTR이 도와주진 않고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전속력 후진으로 그대로 내뺌.
BTR에 장착된 30mm 기관포와 50구경 기관총으로 보병들을 지원사격 해 줬다면
오히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경찰들을 찢어발길 수 있는 조건이었음.
근데 BTR 승무원들은 RPG 맞는 게 무서워서
아군은 버려두고 혼자 '런' 칠려고 한 거임.
그리고 아까 목표를 빗맞혔던 우크라이나 RPG 사수가
그사이 재장전을 끝내고 다시 조준하여 도망가려던 BTR을 격파해 버림.
버려진 러시아군 병사들은 파괴된 장갑차를 방벽 삼거나
포탄 구덩이에 몸을 숨기고 저항해 봤으나
잘 엄폐된 상태로 선빵을 친 우크라이나 경찰들을 이길 리가 만무했음.
이들은 몇분 만에 전원 사살당했고 소수의 러시아 병자들이
조금 떨어진 폐가까지 후퇴하여 조금 더 농성했지만 결국 다 죽음.
근데 러시아군이 마지막 발악으로 화력지원을 요청했는지
전투가 끝나기 무섭게 우크라이나 경찰들 주변으로 러시아군의 포격이 떨어져서
경찰대원 1명이 중상을 입고 후송되었으나
야전병원에 도착하여 수술 도중 사망했다고 함.
현재도 우크라이나군은 바흐무트 남부를 감제할 수 있는 클리시치우카를 두고
러시아군을 몰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