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항모반대론자들이 꾸준히 하시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1. 핵잠이 먼저다. 항모의 효용성은 핵잠에 비해 떨어진다.
- Vroom의 기대이론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이 성사되려면
기대감(일이 성사될 것이라는 확신의 정도)
* 수단성(성과에 대한 보상)
* 유인가(그 성과가 대상에게 어느만큼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
이 세가지 요소의 곱연산으로 일이 성사됩니다.
곱연산.. 어느 하나라도 0이면 결과값이 0이 된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핵잠에 있어선, 기대감부터가 정수가 아니에요.
1 이하의 숫자라서 사실상 지금 당장 우리가 핵잠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들지 않죠.
정치적 이유와 기술적 이유로 인해서요.
"당장 만들 수 있을지 확신이 없는 핵잠 때문에 당장 만들 수 있는 항모를 포기하는 게 맞느냐?"
웃기는 건, 항모에 대한 반론으로 핵잠을 얘기하셨던 분들도 제가 이 얘길 하면
묵묵부답이세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그분들도 진심으로 핵잠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예요.
그분들이 정말 핵잠에 대해 강렬한 이슈가 있고 확신이 있었다면 기껏해야 동기부여 이론 따위에
집어 삼켜지진 않았을 거란 말이죠.
하나 더,
우리 잠수함 전력의 가장 효과적인 지원 전력이 핵잠일까요? 아니면 항모일까요?
답은 항모입니다.
잠수함의 가장 큰 천적은 대잠초계기와 대잠헬기예요.
아무리 오랜 시간 잠항을 기록하는 핵잠이라도 얘들 앞에선 고양이 앞의 쥐가 됩니다.
그런데 이 대잠초계기와 대잠헬기를 잡는 게 해상항공전력 즉 항모 함재기예요.
인근 해역에 우리 항모가 있다고 판단하면 적은 함부로 초계기 못 띄웁니다.
일본 해자대 전력 가운데 저는 개인적으로 이 대잠 전력이 제일 무섭다고 생각해요.
우리 잠수함 전대가 아무리 날고 기어도 얘들 물량 앞에선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 기울어진 무게추를 가장 효과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일 전략 자산이 있다면 그게 바로 항모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항모와 잠수함 전력은 이와 입술의 관계이지 이거 아니면 저거..의 개념으로 생각할 오브젝트가 아니란 얘기입니다.
2. 미국과의 정치적 사생아일 뿐인 항모는 실제로는 한국의 전술환경에 크게 도움이 안되니 돈 아깝게 함재기같은 것까지 사진 말아야 한다.
-이 소설을 쓰신 분 역시 어떤 근거도 가져오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정치적 추론에 무슨 증거를 가져오라고 하냐며 되려 당당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이 가설에 대한 100%의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과의 외교적 의전 수단일 뿐이니
비싼 돈주고 함재기까지 사면 안된다고 얘기하시더군요.
미국과의 외교적 스탠스를 위해 5조 가까운 돈을 들여서 항모를 만들고, 더구나 함재기같은 것은
아무것도 싣지 말고 걍 바다 위의 조형물을 만들자는 생각에 여러분은 동의가 되시나요?
3. 항모는 대함 미사일의 좋은 먹잇감일 뿐이다. 개전과 동시에 적 탄도미사일의 1순위 표적이다.
- 역사적으로 항공모함이 전장에 등장한 2차 대전 이래
근현대 전쟁사에서 항모가 적의 지대함 또는 공대함 또는 함대함 미사일에 격침된 적은 없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그랬으니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라는 순진한 생각은 저도 안 합니다.
하지만 미사일 체계가 발전하는 만큼 미사일 대응 체계도 그만큼 발전하고 있다는 건 우리 모두 알고 있잖아요.
그런데 항모 반대론자들은요,
우리 주변 경쟁국들이 대함 미사일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항모를 건조하는 이유를 제대로 설명 못해요.
기껏 한다는 소리가
"필요하니까 만드는 거다"
"우리하곤 상황, 환경이 다르다"
실은 설명할 수 있는데 안 하는 거예요.
항모 전단의 대공 방어체계에 대해 아는대로 술술 얘기했다간
이제까지 본인들이 얘기했던 '항모는 대함미사일한테 좃밥'이라는 논리를 그들 스스로 깨부수는 격이 되니까요.
속된 말로, 미국이나 영국,프랑스,일본,중국,러시아, 하다못해 스페인, 이탈리아까지
'대함 미사일 때린다고? 때리면 죽어야지 뭐ㅠ'
라는 전략으로 항모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거죠.
아까 다른 글에서 어느 분이 이렇게 얘기하셨어요.
"대함 미사일 때린다면 맞는 게 아니라 대비한다"
네, 이게 맞는 말씀이죠.
그리고 이게 바로 항모 반대론자들이 꺼려하는 논리의 귀결입니다.
이 논쟁의 다음 수순은
'다른 나라 항모는 대함 미사일 맞지 않고 대비한다는데
한국형 항모만 대함 미사일 방어가 안된다는 말인가?'
즉, 준거 타당성의 싸움이 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타당성의 싸움이 되는 순간,
항모 반대론이 설 자리가 사라집니다.
타당성 분석은 완전한 논리의 영역이니까요.
이는 누구보다 항모반대론자분들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한국형 항모는 미국의 정치적 요구에 의한 작품' 이라는 가상소설을 만들어서
한국형 항모와 함재기 탑재의 명분을 희석시키고,
정호섭 전 해군 참모총장의 인터뷰를 날조해
거짓 권위로써 항모 반대의 당위성을 만들고,
실증된 적도 없는 대함미사일 항모격침론으로
주위 경쟁국들은 잘만 만들어 쓰는 항모에 대한 무용론을 조성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는거죠.
한마디로 정부의 사업 타당성조사 자체를 못하도록
원천적으로 여론전에서 한국형 항모의 숨통을 끊어 놓겠다는 것이 이분들의 전략인 거예요.
이것도 실은 이분들의 독창적 아이디어는 아니고 조중동의 논리입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