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60보병사단 155㎜ 견인포를 모스볼링 공법으로 저장 중인 모습

기화성 방지제로 보호막 형성 부식 차단

별도 정비·관리 소요 없어 유지비 절감

바로 사용 가능…내년 예하 전 부대 적용

육군동원전력사령부(동원전력사)가 예비전력 정예화와 전투장비 가동률 향상을 위한 ‘모스볼링(Mothballing)’ 저장법을 도입해 주목받고 있다.

모스볼링이란 장비 본연의 기능을 장시간 유지하면서 유사시 즉각적으로 장비를 재사용할 수 있도록 포장·보존하는 공법이다. 기화성 부식방지제로 금속 표면에 물리적 결합을 일으켜 보호막을 형성함으로써 장비 부식을 차단하는 원리가 적용된다.

동원전력사는 12일 “미래 혁신 추진 전략의 하나로 지난해 9월부터 전차·장갑차·화포 등 전투장비에 모스볼링 공법을 적용한 저장법을 시험 적용한 결과 첫 현장평가에서 매우 양호한 점수를 받았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 모든 예하 부대에서 모스볼링 저장법을 적용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스볼링은 우리 군에서는 낯선 기술이지만 미국·이스라엘 등 외국군과 항공기, 조선·해운, 석유 탐사·시추 등 민간 산업에서는 장비 부식 방지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동원전력사는 동원부대 장비관리 환경 개선 차원에서 모스볼링 저장법을 고안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동원부대 정비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대부분의 동원부대는 전투장비를 치장(置藏) 보관한다. 주기적인 관리와 예방정비로 장비를 즉각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해야 하지만, 평시 낮은 정비인력 편성률로 장비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실제로 육군분석평가단의 ‘동원사단 예방정비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동원사단 화력장비 보유율은 상비사단 대비 128~222% 수준이지만, 정비인력은 17.9%에 머물러 있다. 더불어 차양대·야지·실내 등에 전투장비를 치장하는 저장법은 보관 시설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유지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동원전력사는 60보병사단과 56동원지원단에서 전차·장갑차·화포 등 전투장비 5종, 126점에 대해 모스볼링 공법을 적용한 저장법을 시험 적용 중이다.

실효성 검증을 위해 기존 저장법을 모스볼링 저장법 비교군과 평가하고, 계절의 변화에 따른 요소를 고려해 봄과 가을, 총 2차례에 걸쳐 현장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동원전력사는 지난달 31일 군·업체 관계자 30여 명과 함께 60사단에서 모스볼링 공법으로 보관 중이던 전투장비 절반을 해체해 1차 현장평가를 했다. 비파괴, 산화도, 연료·오일 등의 변질 여부 평가는 외부 연구기관과 군수사령부가 맡았다. 장비 기능 발휘, 주행 성능, 배터리 작동 등은 현장에서 1군수지원사령부 정비팀이 평가했다. 그 결과 장비 가동·발청(부식) 등 모든 분야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정우현(대령) 동원전력사 지원처장은 “모스볼링 공법은 포장 이후 3~5년 동안 별도의 정비·관리 소요가 없어 유지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며 “해체 후 바로 사용이 가능해 동원부대 전투준비태세 확립에 기여하는 군수품 저장법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원전력사는 오는 9월 현장평가를 한 차례 더 시행하고, 2023년부터는 예하 전 부대에서 모스볼링 저장법 채택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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