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자위대의 군대화 등 군사력 강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동일한 기술을 적용한 신형 로켓을 발사하고, 핵무기로 쓰일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핵연료 재처리 시설 시운전을 시작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오는 27일 가고시마(鹿兒島)현 소재 우주공간관측소에서 7년 만에 고체연료를 쓰는 자국산 신형 로켓 ‘엡실론’을 발사한다. 엡실론은 전체 길이 24.4m, 지름 2.6m, 무게 91t의 3단 고체연료 로켓으로 1.2t짜리 소형 위성을 지구를 도는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JAXA와 일본 기업 IHI 에어로스페이스가 205억 엔(약 2370억 원)을 들여 공동 개발했다. 로켓에 쓰인 고체연료 기술이 ICBM 기술과 동일한 데다 발사비용을 낮춰 대량생산에 적합한 형태로 만든 만큼 군사전략적 의미가 작지 않다.

시운전에 돌입한 롯카쇼무라(六ヶ所村)의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 공장도 정부의 승인을 받아 본격적으로 가동할 경우엔 핵무기에 쓰이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 일본 측은 군사적으로 전용될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핵 무기 제조의 길이 열린다는 점에서 국제적 불신을 낳고 있다. 실제로 일본 국회는 지난해 원자력 관련법에 ‘국가 안전 보장’이라는 이용 목적을 추가해 사실상 핵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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