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에서 회수한 폐연료봉을 재처리하면 95% 정도가 우라늄이고 나머지 5% 에 플루토늄을 포함한 다양한 핵종이 섞여 있습니다. 95% 중에서 U235 비율을 조절해서 저농축 연료봉이나 고농축 핵연료/핵무기를 만들게 되죠. 플루토늄도 0.9% 정도 나오기 때문에 이것도 잘 분리해서 보관해두는게 일반적입니다.
우라늄 플루토늄을 추출한 다음에도 다양한 핵종이 남게되는데 잘 분리해서 의학/과학용으로 쓰기도 하고 원자로에서 다시 태울 수도 있습니다. 타다 남은 찌꺼기 같은 것이라 중성자를 잘 쐬어주면 또 다른 물질로 바뀌면서 10만년 이상 보관이 필요하던 것들이 300년까지 보관기간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비용 문제로 재처리한 핵종을 다시 태우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4세대 고속로들은 사용후 연료봉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게 목표중 하나고 빌게이츠가 만들던 원자로도 그런 종류죠.
그래서 사용후 폐연료봉을 영구 폐기한 나라는 아직 없고(!) 다들 어중간하게 기술 개발을 기다리면서 토론만 신나게 하는 중이죠. 한국은 대부분 원전 지하에 있는 수조에 임시 보관 상태로 아예 보관할 곳이 없는 상태라서 좀 문제입니다. 땅이 좁은 일본/프랑스 같은 나라들은 재처리해서 우라늄은 다시 쓰고 나머지는 부피를 줄여 잘 보관하는게 일반적이고 미국/러시아는 재처리 조차 하지 않고 그냥 쌓아두거나 몰래 바다에 버리기도 합니다.(?!)
참고로 한국은 건식 재처리 허가를 받아서 실험 단계를 마지고 실증용 소규모 재처리 라인을 건설하다가 정권이 바뀌면서 고속로 연구와 함께 중단된 상태입니다. 건식 재처리가 신기술이라 검증이 덜된 부분도 있었겠지만 그보다는 핵폐기물을 줄이고 고준위 방사성 물질 보관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미래 기술 연구는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데 반대되기 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죠.
위에 적은 것은 일반적인 습식 재처리에 대한 것입니다. 건식 재처리는 우라늄 95% 만 추출하고 나머지 5% 는 분류되지 않은 상태로 남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몇멏 해외 학자들은 플루토늄 추출도 가능하다며 허가하면 안된다고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설계론 못하니까 일단 안되는거 맞아요. 된다는게 입증되면 연구 중단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검토도 하지 않습니다. 에헴)
고속로가 없으면 1/20 분량을 10만년이상 장기보관해야 해야합니다. 게다가 재처리-고속로에 넣어 발전아지 해도 1kWh닽 200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성은 좋지 않습니다. 핵발전을 반대하는 측은 존재하지도 않는 기술에 싸게 처리할 방법도 없으면서 긍극적인 핵쓰레기를 양산하는건 안된다는거죠. (현재로선 이것도 맞는말)
참고로 빌게이츠의 발전소는 초기엔 정제한 연료봉을 써야하지만 중간 땔감으로 폐연료봉을 재처리 없이(!!) 넣어러 같이 태우는데 또 거기서 상당한 에너지가 나온다는 설명(약팔이)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빌게이츠가 사기 당했단 쪽에 500원 걸고 싶습니다. 과학자들도 될 것 같은걸 할 수 있다고 팔아먹는 부류가 많으니까요.
덧붙이자면 원잠/핵무기용 우라늄은 재처리 말고 원석이나 펠릿을 농축시켜서 만드는게 훨씬 편합니다. 폐연료봉은 더러운 핵종과 엄청난 발열로 다루기가 매우 까다로운 물질이라서 밀폐된 재처리 시설도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비싸게 먹힙니다. 목적이 재처리니까요. 그에 비해 우라늄 원석은 그냥 산에서 나오는 돌덩어고 수입한 연료봉(펠릿)도 공기돌로 쓸 정도로 안전한 물건이라 바로 우라늄 추출이 가능하죠.
우라늄 농축의 기본은 기화 후 원심 분리를 하는 것이지만 한국은 극소수만 보유한 레이져 재처리 기술까지 확보한 상태라서 미국=IAEA와 합의만 된다면 아무때나 경제적이면서 매우 빠르게 농축 우라늄 생산이 가능합니다. 한국은 원자력 선진국이니까요. 원잠용 연료 사온다 제3국에서 공급받는다 소리는 그냥 우라늄 농축 허가를 받지 못해서 원잠 못만드는 것에 대한 핑계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