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군이 굳이 꼭 "경항모" 를 주장하는 이유
2019년 8월에 쓴 글인데, 현재까지 이어지는 해군의 움직임이나 여타 들려오는 소식을 종합하면.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457231
제가 어림짐작하던 미군을 보조하기 위한 전력이 확실해 보입니다.
제가 이 게시판에서 열심히 떠들었던, 한반도 주변 전구에서 항공모함 쓸모가 생각보다 없고, 효율이 떨어진다는 건 많은 분들이 이제 동의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마련하겠다는 건 한반도 주변이 아니라, 그 바깥 다른 어떤 곳에서 작전하겠다는 것입니다.
<굳이 경항모 아니더라도, 근해 작전지원을 위해서라도 소양급은 지금 당장이라도 3~4척은 가져야 하는 함정입니다. 추가로 보유하겠다는 이지스 체계 탐재 구축함들이 기름 퍼먹는 개스터빈 4개로 굴러가는 물건들이니까요.>
사정이 무려 이런데도!
해군은 군수지원능력을 증강하는 움직임이 전혀 없고, 원양에서 독자작전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항모만 추진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나마도 공군의 의사를 깔아뭉게며 독단적인 움직임까지 보여주고 있죠. 앞뒤가 안 맞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퍼즐만 맞추면 다 해석이 가능한 신기한 사정이 있습니다.
바로 경항모가 미국의 CSG(항모타격단)에 묻어 다니면, 호위 잠수함이 필요 없고, 대형 군수지원함도 필요 없거나, 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또 조기경보기와 전자전기도 전혀 문제가 없죠. 미해군에게 기대면 그만이니까. 따라서 독자작전능력이란 걸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됩니다.
여기에 경항모 추진이 대한민국 최상부와 미국 최상부간에 이미 협의된 사안이라면. 공군의 의사같은 건 전혀 필요 없이, 아무 부담 없이 [야! 그냥 다물고 까라면 까, 면은 챙겨줄게.]라는 해군의 태도도 설명이 됩니다. 즉, 항모반대론자들이 타당하게 제기하는 여러 문제점은 미해군에게 업어 다니면 모두 해결이 됩니다.
돈들여 안 해도 되는 겁니다. 그러니까 싸다고 하는 겁니다.
저는 해군이 세미나에서만이라도 이런 사정을 솔직하게 밝혔다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만. 역시나 해군은 입을 다물었지요. 단순히 대중국용이라 입장 밝히기가 꺼려진다는 설명도 있지만. 전 그것보단 독자작전능력이 아니라, 미군을 보조하고. 사실살 그걸 초월해 [미, 일, 한] 세 나라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 말석을 자처하겠다는 목표를 해군이 밝힐 수 없었으리라 봅니다. 제가 구태여 미일한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대로 가면 저 순서대로 대접받고, 움직일 것이 빤하기 때문입니다.
옆나라 일본은 연신 쿼드 플러스에 한국을 들어오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건 전임 트럼프 정권이나 바이든 정권이나 태도에 변화가 전혀 없는 움직임입니다.
그리고 미국이나 일본이나 펜타, 헥사란 말이 없어 쿼드 "플러스"라고 하고 있죠. 이유가 뭐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미국 원하는대로 독자작전능력 없는 경항모 마련하면 뭐가 되겠습니까? 한국은 이제부터 플러스. 간단히 말해 쩌리가 되겠다고 자청하는 길 밖에 없는 겁니다.
2> 현시창이 경항모를 반대하는 이유
전 항공모함이 [한반도 전구]에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입니다. 더 풀어 쓰면 대한민국, 영해와 영공, 영토를 방위하는 데 있어선 직접적인 필요가 없다고 말하는 겁니다.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선택지가 더 효율적이라고 보지요.
그럼에도 함재기를 운용할 수 있는 항공모함이란 존재를 보유하기로 했다면, 확실히 보유하기를 바랍니다.
항공모함을 보유하기로 했다면, 그건 한반도 바깥 공군의 작전범위 최외곽이거나, 아예 벗어난 영역에서 작전을 하겠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본토의 지원을 전혀 바랄 수 없고, 당연히 경항공모함으로선 이런 지원 없이 주변국에 충분한 억지력과 작전능력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러한 군사적 환경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논리적으로 정합되자면 독자적 작전능력 보유가 가능한 최소한도 이상의 성능을 가지는 항공모함을 보유해야 하는 겁니다.
따라서 필요조건을 모두 만족했더라도, 충분조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해당 프로젝트는 연기되거나 확장될 필요성이 있는 겁니다. 그런데 필요조건만 마련하는 즉시, 나머지 조건 충족 없이 일단 추진하고 보겠다는 것이 현재 경항모 추진 움직임입니다. 솔직히 일단 마련하면 나머진 다 알아서 되겠지, 이딴 졸속이 어딨습니까?
아무튼 항공모함을 보유하기로 했고, 그 이유가 지정학적, 경제적, 이데올로기가 결합된 정치외교차원의 필요성입니다. 그렇다면 이건 전략적인 문제가 맞는 거고, 그 문제에 대응하는 병기는 전략병기가 맞는 겁니다. 뭐가 이래서 그렇고, 저게 그래서 그런 건 소용이 없습니다. 소요가 전략적 이유에서 비롯되었고, 그 존재 자체가 전략적 성격을 가지고 있고, 국가의 전략적 개념을 드러내는 거라면, 그 표상이 될 병기는 전략병기가 맞는 겁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유하기로 한 전략병기라면 전략성을 가지도록 최대한 치밀하고 완벽하게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그게 아니라면 보유할 필요도 없습니다. 전략적 병기가 그냥 위상만 전략적 병기라면, 궁극적으론 "변기" 취급받는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자. 한국의 경항모란 존재의 필요성은 애시당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 하에 소요가 생겨난 겁니다.
이건 우리가 말하는 쿼드와 플러스 국가들을 안보동맹으로 묶겠다는 전략이고, 당연히 이 국가들의 연합체라는 건 결국 군사동맹체입니다. 당연히 구색만 맞춰가봐야 말석은 정해진 수순입니다. 결국 군사적 기여와역할 배분 중요성에 따라 지위와 발언권이 갈릴 건 당연한 일입니다. 왜 영국과 프랑스가 이 인도-태평양에 자국 항모를 파견하겠다고 할까요? 그리고 하필 이 국가들이 왜 더 신형, 더 대형 항공모함을 건조했거나, 건조하려 들까요? 발언권과 영향력 확보를 하기 위함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굳이 구태여 꼭, 경항모를 추진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경항모 추진 이유를 밝힐 때, 영국, 프랑스, 일본과 비등한 국력과 국방비를 쓰고 있으니 가질 때도 되었다라고 하다가. 지금은 영국, 프랑스, 일본보다 경제력등이 떨어지니 부담되서 일단 경항모로 가자는 게 말이 된다 생각하시나요? 모순이지요. 외려 논리적 연결성을 가지려면 우리도 영, 프 성격이 항모를 가져야 된다고 말해야 하는 겁니다. 경항모가 아니라...
게다가 대한민국이 소위 말하는 인도-태평양 안보 동맹체 구상을 한다쳐도, 세상 어떻게 바뀔 줄 알고 군사력을 오직 해당 동맹체 하나만 바라보고 만듭니까? 우리가 세 나라가 뭉쳐 대응한 베네룩스 3국같은 귀욤이 사이즈도 아니고, 이젠 과거 NATO의 프랑스, 영국정도의 덩치는 되는 셈인데. 군사력을 오직 안보 동맹체 필요에 따라 전용으로 만든다고요?
솔직히 까고 말해서 경항모 그대로 간다 치고, 미해군 품에서 빠져나와 그 경항모 가지고 우리나라 혼자 독자적으로 뭘 할 수 있는데요? 그때도 비용이 저렴하다고 할 겁니까?
독자적 군사능력을 위해 항모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정작 독자적 작전능력을 가진 최소한의 항모를 언급하면 비용을 언급하며 부정해버린다면. 그 주장은 그저 항모를 가지기 위한 주장입니까? 소위 말하는 독자적 작전능력 확보를 위한 주장입니까? 비용이 비싸니 경항모 보유하잔 말을 결과론적으로 말해 말단(항모) 자체게 주목해 근본을 망실한 주장이라 봅니다.
항모를 보유할 땐 하더라도, 제대로 된 존재로 보유해야 합니다. 여차하면 관계가 틀어지더라도 필요성을 확인 받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진 전력을 구축해야 합니다. 미군이 없으면 절름발이가 되는 전략을 비싼 돈들여 구축하는 건 그 자체로 미국방산업체 돈 벌어 주겠다는 태도 밖에 안 되는 겁니다.
3> 현시창이 주장하는 항모
그래서 그 독자적 작전능력이란 걸 가진 항공모함이 미국이 가진 항공모함을 말함이냐? 그게 얼마나 비싼 줄 아느냐, 대안같은 걸 대안이라고 내밀어라 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히 저도 잘 알지요. 얼마나 비싼지는.
그런데 말이지요.
그럼 지금 추진하겠다는 경항모는 쌉니까?
지금 이 상황에서 "응, 경항모가 더 싸지!" 라고 확실하게 대답하실 분 계십니까?
영국공군이 48기를 91억 파운드에 구매하고 있고, 싱가폴은 1기에 2500억원이 넘어가는 돈을 주고 구매하는 상황에서. 응, 그래 경항모가 싸! 라고 대답하실 분 있냐고요?
뭐, 함체가 2조원이라고 꾸준히 주장하시는 분도 있긴 하시죠. 전 전혀 동의하지 않지만.
그런데 기준이 엇비슷한 유럽국가들 건조비를 봐선 경항모란 물건이나 STOBAR타입 중대형 항모나 건조비 바체는 배수량에 비례해 차이는 안나더라는 말이죠. 어차피 경항모나 중대형 항모나 함재기 운용을 위해 들어가는 지원 및 부속 체계는 다 들어가야 합니다. 경항모라고 레이더 싼 거 들어가고, 경항모라고 이착함 지원체계 싼 거 들어가는거 아니잖아요?
뭐, 이지스 구축함 예를 드시는 분도 계시던데. 이지스 구축함 비용에서 이지스 체계 비용이 비싸지, 함체가 비싸더이까? 그럼 반대로 동일한 이지스 체계 들어가는 5000톤급 구축함하고, 1만톤급 구축함하고 실제 건조비 차이 얼마나 날 것 같으십니까? 두 배 차이일 것 같죠? 그런데 사실 별 차이가 없어요. 그러면 같은 논리로 경항모가 덩치 절반이라고 값도 절반 차이 날 것 같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전 경항모나 중대형 항모가 건조비가 배수량 비례하는 만큼 차이가 안난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가뜩이나 함재기가 비싸니, 그 비싼 함재기를 극한까지 효율을 뽑아먹어야 하는 입장이 한국인데. 왜 "전체 전력 구축비용에선 그 비율이 지극히 작은 선체 건조비"를 가지고 된다, 안 된다를 논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요.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military&wr_id=590834
<선체 규모에 따른 함재기 운용효율에 대한 사안은 해당링크 참조>
일례로 경항모로서 전범으로 삼는 아메리카급이 F-35B 16기를 가지고 평시 30소티를 소화합니다. QE급은 24기를 가지고 72소티를 소화합니다. 그럼 QE급이란 물건은 50%많은 함재기로 240%의 소티를 소화하는 겁니다. 어느 쪽이 효율이 높습니까?
훗날 경항모란 물건에 함재기 32기를 올려두고, 2척을 동원해도 QE급 1척에 24기만큼의 전력도 내지 못한다는 뜻 아닙니까? 이런데도 돈이 많이 든다고 효율을 포기할 겁니까? 누구 말대로 체급이 작아 일단 경항모로 가야 할 나라가 이런 효율을 포기하고, 꼭 경항모를 해야 한다고요? 왜요? 지금은 돈이 없지만, 나중엔 돈이 많아요? 누가 그래요?
그리고, 지금 당장 10년 후도 못 내다보는데, 저 경항모란 물건 만들어 두고 사정이 달라지면 그땐 어떻게 대응할겁니까? 경항모는 싸니까, 대충 옆으로 치워두고 제대로 된 항모를 그때 만들면 됩니까? 이거야 정말 말같잖은 소리지만, 지금은 경항모, 경험 쌓아 중(?)항모 가자는 소리도 있으니까 하는 소립니다. 아니, 대한민국이 그렇게 돈이 남아돌진 않잖아요.
이처럼 돈이 없고, 경험이 없으니까. 미래에 열릴 여러 가능성이 모두 대응이 가능한 모델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게 한국이 가진 한계성이고, 필연적인 운명인 겁니다. 수명이 30년인 항공기도 그렇게 개발하는데, 그 운용 수명이 최소 50년인 항공모함을 두고, 무슨 단계를 밟습니까? 무슨 세월아 가라~ 가라~ 시간은 우리편이다~는 아니죠.
PA2를 추진하며, 영국의 QE급 설계안과 그 이전 기술자료안을 살폈을 프랑스가 PANG라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돈이 많아서 사치를 부리려고 저럴까요? 아뇨, 프랑스도 돈이 쪼들리는 나라입니다. 그네들 지금 지중해 작전에서 드러난 기존 보유항모의 단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겁니다. CAP를 하지도 않고, 오직 지상지원만 했는데도 하루 20소티로 사흘쯤 작전하다 그보다 더 긴 시간을 뒤로 물러난 게 샤를 드골급입니다.
이런 부분은 우리도 참조를 해야 하는 겁니다. 그냥 저 나라는 우리랑 급이 다르니, 우린 그냥 경항모 간다란 생각을 할 게 아니라. 그 근본적인 한계점을 생각해봐야 하는 겁니다.
자, QE급과 PANG급을 참조해 봅시다.
일단 우린 인력과 돈이 많지 않습니다. 3직제라니 무작정 장기 3척 소요 제기할 생각대신...
장기작전능력 확보를 통해 2직제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QE급은 2직제를 염두에 두고 설계를 한 물건입니다.
산수를 해봅시다.
아메리카급을 모델로 한 한국형 경항모와 QE급 모델로 한 한국형 중대형항모. 하나는 3직제, 하나는 2직제. 그래도 경항모가 마련 비용이 싸고, 유지 운용이 저렴할 것 같으신가요?
아울러 상기한 도식에 따르면, 한국형 중대형 항공모함 1척의 전력이 한국형 경항모 2척의 전력보다 더 앞섭니다. 그것도 더 적은 함재기를 가지고 말이지요. 그래도 경항모가 저렴한 선택입니까?
아울러 좀 더 대형의 선체이니 향후 기술개발과 상황 변화에 따라 어레스팅 와이어와 전자기 사출기를 포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의 차이도 존재합니다. 향후 발전가능성, 당장의 전력효율성, 가격대 효율성에서 QE급을 모델로 한 중대형 항모쪽이 더 앞섭니다.
만약 한다고 하면, 항모를 제대로 보유하고. 쿼드 역시 펜타, 헥사를 요구해야죠. 왜 남이 하라는 역할과 하라는 지위에 만족합니까? 그래 놓고 불공평하다고 하면 누가 알아줍니까?
게다가 경항모란 물건을 건조하면, 결국 F-35B한테만 목을 매달아야 합니다.
QE급을 모델로 한 항모라면 F-35B만 아니라, FA-18E/F블록3, 라팔 M, F-35C. 심지어 KF-21N까지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를 댈 수 있지만, 이러한 확장성을 가진 것 만으로도 판매처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됩니다. 경항모 추진하면, 함재기가 빤하지는데, "니가 안 사면 어쩔건데?"란 태도로 일관하면 그땐 무슨 수를 낼 겁니까? 1기에 3000억 4000억 내고 사야한다고 할 겁니까? 아니면 애써 건조하고, 헬기나 운용하자고 할 겁니까?
외려 대안 없고, 답없는 건 경항모쪽인데 말이죠.
전 대한민국이 독자적 작전능력을 가지고, 전략적 수단을 정말로 독자적으로 가지고 운용하길 원합니다.
미군이 빠지면 발한쪽이 자빠져, 절름발이로 돈만 헛되이 쓰는 건 원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독자적 전략행사 수단을 가지고, 인도-태평양 전략 구상 안에서 결코 일본따위에 뒤떨어지지 않는 발언권을 확보하길 원합니다. 그리고 변화하는 미래의 여러 가능성이 주도적이고, 독자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길 원합니다.
그러자면 경항모는 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원하는 항모는 최소 6만톤급은 되는 중대형 항모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