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35A의 한국 도입 비용은 40대를 7조 4천억 정도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를 단순히 나누어 계산하면 대당 1,800억 정도에 구매한 꼴이지요. 대신 절충 교역으로 첨단 전투기 기술을 이전하고, 군 통신위성을 설계-제작-발사하게 해주는 등 각종 사은품을 끼워준다고 했었습니다.(당시 이 사은품 값이 4조 6천억원 어치라고 언론에서 떠들었지요.)
물론 기술 이전이 미비하고, 통신위성 발사 사업도 잘 진행되지 않는 등 우리 뜻대로 절충교역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뭐, 통신위성 값을 기체 가격 하락 분에 갈음하는 것으로 협의되었는데, 이 위성 가격이 얼마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남습니다. 방사청 내부 자료에는 2조 5천억이라고 산정하고 있다는데, 에어버스에서 구입하려던 군사위성 가격은 5,000억도 채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뭐, 위성 옵션 등에 따른 가격 차이도 있을 수 있으니 일단 최대한 관대하게 방사청 내부자료로 따져 계산하면 F-35A의 한국 구매가격은 대당 1,200억 정도로 내려가게 됩니다. 거기에 나름 보라매 사업에서 4대 핵심 부품을 뺀 소소한 기술 이전들도 받았고.
이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조원 남짓 한 한국의 경항모(?)에 탑재한다는 F-35B의 구매가격을 알아봅시다. 2019년 록마는 F-35B의 기체가격을 1억 130만 달러 정도라고 밝혔고, 이는 9,460만 달러의 F-35A기체 가격보다 대략 30% 비싸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럴까요?
이 역시 실제 판매 사례를 봐야 합니다. 2020년 싱가포르는 F-35B를 구매했고, DSCA가 통보한 판매가격은 12대 구입에 3조 400억원이었습니다. 대당 약 2억 3000만 달러 정도 됩니다. 이는 운송 및 훈련 비용이 추가된 가격이며, 무장과 예비 부품 등의 추가 옵션은 제외한 가격입니다.
그런데 이마저 미국과 영국의 구매 물량 축소 전 가격이기 때문에, F-35B의 구입 비용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것이 기본 상식입니다. 한국에서 20대를 구매한다고 하면, 싸게 잡아 계산해도 5조가 넘습니다. 6조 정도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 있게 나오고 있지요.
원래 예정대로 F-35A를 추가 구입한다면 얼마일지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체 가격이 일단 하락한 상태이므로, 싱가포르 B형 구매 가격의 반 값 이하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예측이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B형 20대를 구입하려던 돈으로 A형을 구매할 경우 40대를 구매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B형 20대를 경항모에 탑재하기 위해 구입하고, 전체 F-35의 도입 대수를 축소하지 않는다면, 이 추가 비용은 결국 공군 내 타 무기 사업 예산의 감축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가장 만만한 예산은 보라매 사업비가 될 것입니다. 보라매 구입을 축소하든, 블록 3 개발비용을 축소하든 말입니다.
과연 경항모는 이런 점까지 감안해서라도 도입이 시급한 국방 과제일까요..? 개인적으로는 차라리 그 돈으로 원잠 개발을 가는 것이 훨씬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여기에서는 F-35B의 가동률 및 운영 유지비의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거기까지 언급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