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력100t의 차세대 대형 우주 발사체 엔진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에 착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소속 최창호(왼쪽) 박순영 박사가 지난 1일 대전 항우연 본원에서 본지와 만났다. 왼쪽이 터보펌프 전문가인 최창호 박사, 오른쪽은 엔진체계 전문가인 박순영 박사. 프리랜서 김성태
누리호를 이를 차세대발사체용 10t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터포펌프를 제외한 연소기등을 모두 민간기업 비즈로넥스텍에서 제작했다. 아직 노즐 확장부를 달지 않은 상태다. [사진 비츠로넥스텍]
...달 탐사에 나설 한국 차세대발사체
지난 1일 누리호의 주역인 대전 어은동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을 찾았다. ‘추진공급계 및 터보펌프 대형상사 시험동’이라는 긴 이름을 단 건물 3층에서 최창호(54) 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이 3차원의 복잡한 기계장치 이미지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시뮬레이션에 몰두하고 있었다. 차세대발사체의 주엔진이 될 100t 추력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의 핵심 부품인 터보펌프였다. 최 책임연구원은 “기존 누리호 75t 엔진( KRE-075 )의 연료펌프 출구압이 110기압이라면, 100t 엔진은 최대 480기압에 달한다”며 “펌프가 높은 압력에 견디도록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차세대발사체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총 10년의 사업기간 동안 2조 132억4000만원의 국비가 투여되는 거대 우주개발 프로젝트다. 개발이 완료되면 2030년 1차 발사 때 달 궤도에 투입되는 성능 검증 위성을 실어보내고, 2031년과 2032년 2,3차 발사 때엔 달착륙선 발사를 수행하게 된다. 3단형인 누리호와 달리 차세대발사체는 2단형으로 구성된다. 1단에 100t 엔진 5기를, 2단에 10t엔진 2기를 달아, 총추력이 500t에 달한다. 단수는 적지만 성능은 3.3배 뛰어나다.
누리호와는 차원이 다른 차세대발사체
차세대발사체사업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범하지 않았다. 하지만, 100t 로켓엔진 개발은 지난해부터 150억원 규모의 ‘스페이스 챌린지 사업’으로 먼저 시작했다. 일종의 선행연구다. 연소기와 터보펌프 등 핵심구성품 설계와 제작을 통해 100t 엔진을 실제로 개발할 수 있는지 연구해보는 것이다. 이르면 올 연말에 실물이 제작 완료돼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2단에 올라갈 10t 엔진은 기관고유사업으로 이미 진행해왔다. 지난 2월엔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터보펌프 성능 검증 시험과정에서 폭발하는 사고를 겪기도 했지만, 현재는 연구장비 제조 전문업체인 비츠로넥스텍에서 엔진시험에 사용될 시제품을 조립해 놓은 상태다.
항우연 연구원들은 차세대발사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었다. 최창호 책임연구원은 “차세대 100t엔진은 효율이 뛰어난 다단연소사이클 방식이라 가스발생기를 단 누리호 75t엔진과 차원이 다르다”며 “차세대발사체에 장착될 100t엔진의 목표성능은 미국 스페이스X의 상용발사체인 팔콘9에 들어가는 멀린엔진보다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경우 장정로켓에 들어가는 yf100엔진 선행연구만 10년을 했다”며 “우리 차세대발사체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평가위원들조차도 목표가 너무 높아 개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