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따로 이 얘기가 맞냐 안 맞냐, KAI의 의견이 맞냐 안 맞냐 하는 얘기에는 끼지 않겠습니다. 어디까지나 KAI가 최근 갈굼에 지쳐 공개한 듯한 얘기들 및 기타 소스들에 관한 얘기입니다. 믿든 안 믿든 자유입니다.
- 현재 ADD는 KFX 사업의 헤드였던 L씨가 정보유출 혐의에 얽히면서 KFX를 과도하게 전면에 나서서 푸쉬하기는 힘들어진 상태입니다. 공군은 쌍발을 지지하고 있으나, 단발의 경우 성능을 좀 높여준다면 단발도 지지하며 최우선은 KFX의 추진 자체입니다.
- KAI 공식 페이스북/트위터 계정에서 밝힌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는데..
C501이라는건 F-50과는 별 관계가 없습니다. 오히려 KFX의 탐색개발 중 연구되었던 모델 중 하나인 C102E 단발안을 그 원안으로 하고 있습니다. C100계열이건 C200계열이건 어차피 스케치에 지나지 않고, 세부적인 사항을 어떻게 채워넣을 것인가 하는 부분이 진짜 문젭니다만 여튼 C501은 C102E라는 탐색개발 중 나왔던 단발안의 세부사항을 FA-50에서 나온 소스들을 변형해 채운 것이며, 기술적, 개념적으로는 F-50이 아니라 미쓰비시의 F-2에 더 가깝습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한국식, KAI식, 2020년식 F-2죠. F-2는 F-16 C/D형의 크기를 늘리고 일제 항전과 부품을 가득 채워넣은 구조인데, 성능에 있어서는 항자대도 의문을 제기한 적이 없습니다. 가격이 문제였을 뿐이죠.
* F-2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한국 밀덕중에 많습니다만 F-2는 성능상 무시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닙니다. 가격이 무리한 국산화로 인해 1억 3천만 달러까지 튀는 바람에 망했지.. 오히려 성능상으로는 상당히 뛰어난 물건입니다. 세계 최초의 AESA 레이더 및 일체성형기술 등이 적용되었고, 대함 미사일 4발을 장착 가능한 요격기로서는 A급 기체죠.
여튼 C501은 그러니까 C102E라는 단발 스케치를 기반으로 F-16 Blk 60보다 높은 수준의 국산/외산 항전, F-16에 비해 30% 정도 커진 체급(=미쓰비시 F-2), 저피탐성 형상으로 만든 것이며, 현재 1순위로 고려되고 있는 엔진은 F-15K의 엔진이기도 한 GE의 F110 엔진의 추력강화형인 F110-132(32,000 파운드)이며, GE에서는 개발비 좀 지불하면 출력 올리는 거 쉬우니 말만 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C103에서 1차적으로 고려된 유로젯 EJ200 역시 원래 그대로 쓰려던 건 아니고 추력강화형도 논의가 되었고, 엔진 추력강화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F135(F-35의 엔진)도 현재 54,000 파운드(30% 추력증강) 추력 시험을 완료했고요. F414 역시 F414 EPE 모델이 있죠.
C103은 C100계통의 안들 중 하나입니다. C101을 좀 축소한 것인데요. 딱히 T-50과 무슨 대단한 독립성을 갖고 있지도 않습니다. 애초에 탐색개발 자체가 ADD가 혼자서 한 게 아니라 실제 개발집단인 KAI가 참여한데다가, 한국이 아는 기술 자체가 LM과 보잉에서 유래한 것밖에 없기 때문에.. C501은 그 탐색개발을 통해 나온 유사한 안들 중 C102E에 FA-50의 하부 구조를 좀 전용해서 새로운 체계개발 필요성을 억제한 거고요. 아무튼 C103과 C501의 차이는 그러니까 F-16과 F/A-18(그냥 호넷)의 차이에 가깝고, 실제로는 그거보다 더 적은 F-2(F-16의 개조 확장형)과 F/A-18입니다. 사용되고 있는 기술체계는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애초에 아는 게 그거밖에 없었기 때문에.
그래서 KAI는 C103과 C501현 단계에서 최우선으로 고민되는 엔진은 F404/F414입니다. F404는 일단 싸고, 고도로 검증되어 있으며 T-50을 위해 이미 라이센스 생산이 되고 있어서 초기형은 일단 이걸로 갈 가능성이 꽤 됩니다. EJ200은 ADD가 뭔가 고민을 했던 것 같은데, C103으로 가더라도 탑재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호환 문제도 좀 있고, EJ200의 수명과 신뢰성에 대해서는 유로파이터 운용국에서 그다지 좋은 소리가 나오고 있지 않아서요. 유로파이터의 정신나간 유지비의 1/4를 EJ200이 차지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C103과 C501은 그렇게 성능 차이가 많이 나는 물건은 아닙니다. 블록1 기준으로 KAI에 따르면 최고속도, 최대상승률, 지속선회율, 행동반경은 C501이 앞서고, 추력과 천음속 도달 속도, 페이로드는 C103이 앞섭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게 엔진이 뭐가 들어갔느냐와 향후 개량인데, 대체로 KAI의 설명에 따라서 스펙을 설정해 보면 C501은 F110-132 32,000 파운드가 탑재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고, C103은 F404 쌍발로 보이며, C103은 F414와 같은 대안도 있으니 꼭 C103이 저런 부분들에서 C501에 비해서 뒤질 거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C501이라는 설계안은 그 제원이 아직 명확하게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공군이 C501의 추가적인 성능 강화를 요구하기도 했고, 신빙성 있는 카더라에 따르면 TAC로 반쯤 내정된 록히드 마틴이 쌍수미익과 같은 여러 개선이 가능한 부분을 손을 보고 있으며, 한편에서는 35,000 파운드 이상의 상당한 대출력 단발 엔진(F110-132+alpha)까지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즉 실제 KFX 단발안은 C501과는 좀 다른, 가칭 C502일 겁니다. 형상 면에서도 변화가 좀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 참고로 역시 안 믿으실 분은 안 믿으셔도 됩니다만 3차 FX에서 인공위성과는 별개로 LM이 제시한 KFX용 기술이전 패키지는 정부에서도 ‘진짜 이것들까지 기술 이전이 가능한가?’라고 반색한 것들이 좀 있습니다. LM을 비롯한 메이커에서는 F-35와는 별개로, KFX의 수출 잠재력을 높게 봅니다. Teal Group의 아불라피아 역시 ‘가격만 괜찮다면’ KFX가 친서방 로우급 솔루션으로서 상당한 입지를 얻게 될 거라고 보고 있고요. 방사청에서도 간접적으로 밝힌 바 있지만 3차 FX 관련해서 LM이 딱히 기술이전에 대해 소극적이었던 건 아닙니다.
스텔스의 핵심이라고 할만한 내부 무장창의 경우, C103에서 언급되었던 ‘공간을 비워놓고 나중에 IWB로 전환한다’는 컨셉뿐만 아니라 CWB(컨포멀 웨폰 베이 – 확장 연료탱크를 무장창으로 전용한 것이죠. F-15 SE의 핵심입니다), EWB 등의 다른 대안도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습니다. IWB(완전 내부 무장창)을 사용할 공간을 ‘비워두고’ 기체를 띄웠다가 그걸 개조해 IWB를 심는게 기술적으로 대단히 난해합니다. IWB 개발 문제를 떠나서 당장 공간을 비워두면 전투기가 다중 무게중심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블록별 개량안은 C103에만 적용되는 줄 아는 사람들도 있는데, C501도 적용됩니다. 다만 문제는 이 블록별 개량안 자체가 대단히 추상적인 개념안에 불과하다는 것이고, 그 개량이 PPT처럼 ‘블록1 RO 블록2 LO 블록3 VLO’ 라는 스텔스성을 중심으로 한 흐름인 게 아니라, 일반적인 미제 전투기의 블록 개념처럼 항전과 내외부의 기계적 구조 약간, 그리고 소프트웨어적인 개량과 무장 통합일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사실 블록별 개량안이라는게 지금이야 페이퍼 개량안이니까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하지만, 실제로 개량을 하기 시작하면 온갖 애로사항이 꽃피는지라.. 대표적인 게 유로파이터 트렌치 1 기종들이 트렌치 2로 개량하는데 너무 애로사항이 많아서 차라리 새로 뽑는게 낫는 상황이 된 바람에 영국에서 2020년 조기퇴역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죠.
KAI의 입장을 냉정하게 말하면 블록1을 중심으로 보면 C501을 쓰는게 낫고, 향후까지 감안하면 C103이 나을 것 같긴 한데 밀덕 일각에서 생각하는 무슨 이걸 개량해서 VLO 스텔스기가 된다느니 하는 건 가능하지도 않고 꿈도 안 꾸고 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현재 ADD가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RAM은 기술적으로는 F-22에 적용된 2세대 RAM만도 못한, SR-71에 적용된 수준보다 조금 나은 정도입니다. F-35에 적용된 RAM(RAS)는 3세대로서, 페인트라기보다는 필름과 스텔스 구조재에 더 가깝습니다.
KAI는 최근 밀덕들의 질문에 대해서 두 가지 상충되는 답변을 한 바 있습니다. 1) C103과 C501 모두 저피탐 형상이며 저피탐 기술이 적용될 수 있다. 2) KF-X는 스텔스기가 아니며 그런 개량 계획도 없고 비스텔스기가 스텔스기가 된 사례도 없다. 제가 보기엔 KAI가 생각하는 스텔스기는 VLO(극저피탐성) 수준을 말하는 것 같고, KFX는 애초에 그 수준에 도달할 수 없지만 형상과 이런저런 처리들을 이용해서 대충 저피탐(LO) 선에서 마감지어지는 물건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ADD의 블록3단계 개량에 대해서 KAI는 "계획이라면 기간과 예산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건 없으니 그냥 개념도로 봐주면 좋겠다"고 페이스북에서 밝혔고요.
KAI는 C501에 인도네시아가 빠질 거라는 얘기에 대해서 금시초문이라 밝혔습니다. 인도네시아가 긴 항속거리를 요구하는 것은 사실인데, C501이 오히려 항속거리가 더 길다는(KAI의 안에 따르면 그렇죠 - 실제로 F-16이 F/A-18보다 항속거리와 작전반경이 앞섭니다) 문제도 있고.. 오히려 인도네시아가 KFX에서 발을 뺀다면 그건 C501이냐 C103이냐의 문제라기보다는 지분과 개발/양산비용 쪽이 더 문제가 될 걸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