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지상에서 조종사의 긴급탈출을 돕기 위해 사출좌석을 작동시키지 않고, 대신 외부인원이 캐노피만 날려버리는 시범임. 앞서의 F-16 사진보면 'RESCUE'라고 적힌 화살표가 있는데 그 화살표 가리는 곳의 뚜껑을 열먼 저 비상시 캐노피 날려버리는 줄이 숨겨져있음.
KT-1, 라팔 등의 항공기는 캐노피를 측면으로 여는 방식을 택함.
AV-8 해리어는 단좌기는 뒤로 여는 방식을, 복좌기는 캐노피를 둘 다 뒤로 열면 후방 조종사가 빠져 나올 수 없으니 그냥 옆으로 여는 방식을 택함.
이 방식들은 캐노피를 통째로 뜯어내는 방식을 쓰기 어려움. 경첩(힌지)가 뒤쪽에 달려 있으면 캐노피를 확실히 뒤로 날려버릴 수 있는데(특히 비행중일 때는 맞바람 힘에 의해 더 확실하게 캐노피가 뒤로 날아감), 이렇게 측면으로 열거나 슬라이딩 방식으로 여는건 폭발물을 이용해서 캐노피를 날려도 측면으로 날아가거나 해서 애매하게 날아가다보니 조종사의 탈출을 방해할 수 있음.
그래서 공통적으로 캐노피를 프레임째로 날리는 방식 대신 아크릴이나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등 일종의 플라스틱인 캐노피를 폭약으로 깨는 방식을 택함. 라팔은 도폭선이 가운데로 가로지르지 않고 테두리쪽에 있어서 잘 보이진 않음.
F-35의 캐노피는 좀 더 특이해서 경첩이 있긴 한데 뒤가 아니라 앞쪽에 있음.
그래서 보면 도폭선(Explosive Shaped Charge Cord,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띄 형태의 성형작약임)가 있음. 다만 기존 해리어나 KT-1 등이 쓰던 구불구불한 방식 대신 조종사 시야 가리는걸 최소화 하기 위해 테두리쪽에 주로 배치되어있고 투명창 가운데는 얇게 선 1개만 지나감.
이건 지상시험 동영상(의자에 앉아있는건 당연히 실제 사람이 아니라 더미인형). 사출좌석 작동 직전에 캐노피가 깨지면서 좌우로 갈라지는걸 볼 수 있음.
그럼 왜 F-16, F-22 등과 달리 이런 군용기들은 캐노피 여는 방식을 다르게 했는가...
일단 위에 설명한 방식중 F-35 방식을 제외한 나머지는 캐노피를 열고 닫는게 큰 힘이 들지 않음. 그래서 보통 사람 힘으로 열 수 있고, 다만 더 쉽게 열수 있도록 스프링 등으로 힘을 보조하게 되어있음(단, 위로 여는 방식중에도 캐노피가 작은 F-5 등은 사람힘긴 함).
F-35의 경우에는 미해병대 버전인 B형은 캐노피 바로 뒤쪽에 리프트 팬이 들어있어서 경첩구조를 박아 넣기에 공간 여유가 없었고, 미 해군버전인 C형은 좁은 항모안에서 정비소요를 최소화 하기 위해 사출좌석 드러내고 정비시 캐노피는 안 빼고 정비하는 걸 요구했음. 그래서 덩달아 A형도 캐노피가 앞쪽에 경첩이 달리게 됨(A, C형은 캐노피 공통으로 사용).
이건 F-35의 사출좌석 드러내는(혹은 집어 넣는) 장면. 보면 캐노피를 열기만 했을 뿐, 드러내지 않았음.
이건 A-10의 정비작업 모습. 보면 캐노피를 열어둔게 아니라 아예 떼어냈음. 기존의 경첩이 뒤에 있는 방식은 캐노피를 열어도 사출좌석 집어 넣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저렇게 떼어내야 함.
항공기의 경우 조종석 내부는 사출좌석을 드러내야 정비가 가능한 장비도 많고, 또 사출좌석 자체도 일종의 폭발물을 탑재한 복잡한 시스템이어서 주기적인 정비나 교체가 필요함.
앞서 예시로 들었던 라팔의 경우에도 함재형의 요구 때문에 육상형도 캐노피를 옆으로 여는 방식을 택했던 셈.
물론 함재형이라고 무조건 캐노피 탈거 없이 사출좌석 장/탈착을 해야 한다는 규정이나 요구가 있는건 아님. EA-6 프라울러 정비모습인데 이쪽도 구조상 캐노피를 완전히 탈거한 상태에서 사출좌석을 집어 넣고 있음.
함재기인 호넷, 수퍼호넷도 비교적 흔한 뒤에 경첩이 있는 조개 껍데기형 캐노피를 사용중이고.
결국 선택의 문제이지 뭐가 꼭 좋거나 나쁜 방식은 아님.
근데 J-20은 특이하게 캐노피 경첩이 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폭선이 있음. 뭔가 이유야 있을텐데, 그게 뭔지 아직 찾진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