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혼돈하고 계신거 같아 한말씀 드립니다.
혹자는 첫술에 배부를수 없고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수리온의 품질개선해가면 된다? 라는 말을 하시는 분이 있는데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살펴 보겠습니다.
MIL-STD 499 series라는 규격이 있습니다. 군사무기 개발의 경우 (공산품 개발도 마찬가지지만) 개발전 즉 설계전에 요구사항을 정리 합니다. 이 요구사항이 어마어마 합니다. 나사하나의 형상은 당연한거고 재질, 물질, 강도, 환경에 대한 내성 등의 요구사항이 위험분석을 통해 정해집니다. 당연히 복잡한 엔진이나 전자쪽은 말할 것도 없고요. 이 요구사항을 문서화 하면 수만장은 될겁니다. 이 문서를 가지고 하나하나 개발을 진행합니다. 나중에 설계물이 나오면 요구사항을 만족하는지 보는 것이 "설계검증"입니다. 부품단위의 설계검증이 끝나면 통합과정이 거칩니다. 통합과정에서 통합설계물의 성능은 따로 검증합니다. 결국 최종적으로 완성품의 설계품질을 검증합니다. 이 설계검증을 끝내고 하는 작업이 통계적 접근에 의한 신뢰성 검정입니다. 부품도 잘만들고 헬기도 잘만들었는데 오랜시간 운영시 내구성에 문제가 있다거나 오랜시간 환경적인 요인에 의해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예를 들어 100대중에 1~2대가 생기면 그 부분에 대해서 원인분석하여 문제를 해결합니다. (Statistic sample size rationale) 그리고 본격 양산에 들어가는 것이지요. 일련의 과정을 보면 실제 설계하는 시간보다 요구사항 정리 및 검증에 모든 시간이 투입됩니다.
개발기간도 문제 입니다. 항공선진국보다 빠른 7년 걸렸다고 자랑하는데요. 이게 자랑할게 아니라 해야할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해석밖에 안됩니다. 항공선진국에서는 빨리해서 실력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앞유리 재질문제라던가 결빙문제가 나온 것을 보면 설계요구사항을 정리하지 않았던가 아니면 양산에 들어가서 설계검증을 했다는 말인데 이게 말이 안됩니다. 설계에서 제일 어려운게 안보이는 문제를 잡는건데 유리나 결빙문제는 비교적 손쉽게 발견할 수 있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양산단계에서 나온다는건 결국 전체적으로 엉터리라는 말이지요. 품질공학 측면에서는 엔지니어링 통계적 관점에서 1단계만 무시해서 품질보장을 할 수 없다고 선언합니다.
위의 말씀 드린바에 의하면 수리온은 총체적으로 설계프로세스를 준수하지 않은 설계부실입니다. 이것을 개선해서 양산한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합니다. 단순히 항공산업 발전에 쓰겠다면 수리온의 부분부분의 모듈화에 대해 신뢰성 검증을 해서 검증된 모듈단위의 설계를 다른 헬기개발에 사용하는 실험용 헬기밖에 될 수 없으며 양산헬기로써는 절대로 인정할 수 없는 군사 무기 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의 책임은 개발자에 있는게 아니라 KAI 윗선의 무능이 문제 입니다. 설계과정 관리 책임이 개발자에게 있는건 아니니까요. 문과계열 혹은 낙하산, 무늬만 이공계 관리직 적폐청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인정신이 있는 개발책임자라면 개발과정중에 분명히 이의제기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