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글을 제대로 구사 못 해서 쿠사리먹던 분이 요즘은 한글 구사가 조금 나아지긴 한 것 같은데 워낙 밀리터리 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거의 아무말대잔치 수준의 말씀을 하시네요.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분건지 글 몇 개에 한국도 길이 10 미터 넘는 미사일을 갖추길 기원한다는 댓글을 쓰시네요. 크고 아름다운 것을 밝히는 것이야 뭐 그렇다 치더라도 왠 난데없는 10 미터 타령 ? 글마다 쫓아다니면서 말하기도 그렇고, 이쪽에 대해 상식을 다른 분들도 알아두셔야 할 것 같아 따로 글 써봅니다.
1986 년에 양산까지 한 사거리 180 km 짜리 현무-1 미사일도 길이가 12.5 미터였습니다.
10 미터 넘는 것을 배치한지 언젠데, 이제 와서 10 미터 타령 ?
미사일은 전투기에 달 수 있는 크기, 함선들의 VLS 에 넣을 수 있는 크기로 하는 것이 중요하죠. 물론 지대지, 지대공, 지대함 미사일은 길이 제약이 별로 없다지만, 지상 배치 미사일 역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에 싣고 다니려면 길이가 될수록 짧아야 좋습니다. 미사일이 길어지면 차체도 당연히 엄청 길어져야 하는데, 그러면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의 장점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참고로 자동차관련법에는 자동차의 최대 길이가 13 미터로 제한됩니다. 바꿔말하면 도로들이 이 이상의 차량이 다니기 곤란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말이기도 하죠. 물론 열차 차량마냥 여러대가 연결된 차량 (굴절 버스등) 은 19 미터까지도 가능하다지만, 이래서야 신속한 이동에 제약이 많겠죠.
VLS 의 경우 여러가지 버전이 많은데, 미군이 많이 쓰는 규격인 Mk 41 VLS 시스템의 캐니스터 (미사일 들어가는 통) 의 경우 길이가 7.7 미터입니다. 좀 더 소형화된 Mk 57 VLS 는 7.18 미터이고요.
SLBM 의 경우 가장 긴 것이 사거리 12,000 km 나 되는 미국의 트라이던트2 가 13.4 미터, 일반적으로 8 ~ 9 미터 정도. 잠수함 탑재의 경우 미사일을 물 위로 쏴주는 부분의 길이 문제도 있고 아무래도 1 발당 위력을 키워야 할테니 수상함의 VLS 보다는 길어져야 하기 때문일테고요.
1983 년에 실전배치되었던 사거리 1800 km 정도인 퍼싱2 미사일도 길이가 10.4 미터밖에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