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지누짱

조회 : 3,657  

RFA logo
북한, 남한도 북한땅으로 간주
서울-박성우 parks@rfa.org
2016-06-30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2015년 5월에 발행한 문답집 '조선에 대한 리해' 자연편 
북한 외국문출판사가 2015년 5월에 발행한 문답집 '조선에 대한 리해' 자연편
앵커: 북한 당국은 남한 영토를 북한 땅으로 간주하고 있지요. 북한의 외국문출판사가 펴낸 소책자 ‘조선에 대한 리해’를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했는데요. 그 내용과 의미를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외 선전용 출판물을 제작하는 ‘외국문출판사’가 2015년 5월에 발행한 문답집 <조선에 대한 리해> ‘자연’ 편에는 남한의 산과 강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담겨있습니다.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에 총 87쪽으로 구성된 이 책자는 백두산이나 금강산뿐 아니라 지리산이나 ‘한나산’(한라산) 등도 “조선의 명산”으로 소개합니다. “조선 남해에 있는 제주도의 한가운데 솟아있는 한나산은 그 높이가 1,950m”라고 설명하는 식입니다. 조선의 총 넓이는 22만 3,935㎢이고 남반부의 넓이는 10만 797㎢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남한이 ‘한반도’라는 개념을 사용해 남북한을 하나의 영토로 간주하듯 북한도 표현만 다를뿐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북한은 당 규약 서문에서 ‘당의 당면 목적’을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 강성대국을 건설하며,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 민주주의 혁명의 과업을 수행하는 데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측 지도부에게 남측 영토는 혁명을 통한 수복의 대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남한 내 탈북자 1호 박사인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말합니다.

북한정치 박사인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연구이사도 “북한은 헌법 등에서 명시적인 영토 조항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심리적으로는 백두산부터 제주도까지를 자기네 영토라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남한에는 자기네 주권이 미치지 못하는 상태로 간주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에 남한은 헌법에서 영토의 범위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합니다. 북한도 한반도의 일부분이니 남한 땅에 속한다고 해석하는 겁니다.

남북한이 이처럼 서로의 영토주권을 사실상 무시하는 상황은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남북한이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에 있다고 규정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는 서로를 주권국가로 전제하고 상대합니다. 남북한 공히 영토주권 문제에 있어서는 “이중성”을 띄고 있는 셈이라고 김광인 연구이사는 말합니다. 통일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서로의 영토를 “수복” 대상으로 여길 수밖에 없으며, 각자의 산과 강을 마치 자기네 것인양 책자에 담아 소개할 수밖에 없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남북 양측이 추구하는 통일의 방식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북한은 남한에서 외세를 몰아내고 인민의 투쟁을 지원해 통일을 이루겠다는 방침을 당 규약 등에서 여전히 고수하고 있지만, 남한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는 방침을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RFA logo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