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도 놀란 '오픈 불가' AESA 레이더…"우리가 만들고 판다"
"에이사(AESA.다기능위상배열) 레이더 내부를 보게 좀 열어주실 주 있습니까?"(기자단)
"아 그건 안 됩니다. 불가능합니다."(국방과학연구소 측 관계자)
국방과학연구소(ADD) 창설 50주년을 맞아 지난 3일 충남 태안 안흥시험장에서 진행된 국방부 기자단 참관에서 이같은 대화가 오갔다. 차세대 전투기 사업의 핵심 장비인 에이사 레이더를 두고 기자단과 연구원들 간 질의응답을 주고받다가 나온 대화였다.
현장에서 본 에이사 레이더는 넓이 70cm, 두께 25cm의 크기였다. 8각형에 가까운 모습이었는데, 겉모습만으로는 판단이 어려워서 기자단이 레이더 내부 모습을 볼 수 있는지를 물었고, 연구진이 이를 거부한 것이었다.
ADD 연구진이 에이사 레이더 내부모습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보안' 때문이다. 레이더 내부 소자의 모습이나 간격들이 공개될 경우 타국의 전문가들이 그 성능 및 구성을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히 보안을 지켜야 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철저히 숨기는 만큼, 성능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현장에서 만난 한 연구원은 "미국도, 다른 선진국들도 우리가 만든 에이사 레이더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에 정말 놀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에서 우리의 하드웨어 장비에 자기들의 소프트웨어를 붙여서 다른 나라에 팔자고 협업 러브콜이 오고 있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말라'고 한다"며 "우리가 (소프트웨어까지) 다 만들어서, 우리가 (해외에) 다 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이사 레이더는 ADD의 자부심이기도 하다. 당초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지만 미국이 기술 이전을 거부한 이후 표류했던 바 있다. 2015년 11월 개최된 국회 국방위원회에서는 우리가 독자적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지 집중 난타를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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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포럼] AESA 레이더 첫 시제품을 출고하며
레이더 개발자들은 항공기용 레이더를 ‘레이더의 꽃’이라 부른다. 레이더 기술의 집약체로, 일부 선진국만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개발이 어려운 최첨단 기술이기 때문이다.
‘한국형 전투기의 눈’으로 불리는 AESA(능동전자주사배열·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더는 공중에서 전자식 빔을 방출해 다수의 공중·지상·해상 표적을 실시간으로 탐지·추적할 수 있는 전투기의 핵심장비다. 2015년 12월, 미국의 AESA 레이더 기술이전 거부로 국내 개발이 결정될 당시에는 ‘AESA 국산화는 어렵다’는 비관론이 팽배했다. 국내 개발 경험은 지상용·함정용·무인기용 레이더에 국한돼 있었으며, 유인 항공기용 레이더 개발 경험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금, 우리 기술로 첫 시제품을 출고하게 됐다.
그간 괄목할 만한 성과로는 하드웨어 중에서 개발이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안테나장치(AAU·AESA Antenna Unit)의 개발을 2019년에 성공적으로 완료했으며, 또한 레이더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해외선진업체의 시험항공기(FTB:Flying Test Bed)를 활용한 성능평가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것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시험평가에 참여했던 해외업체가 국내 기술로 만든 안테나장치의 우수성을 확인하고 수출 가능성을 문의해 왔다는 것이다. 현재 이에 대한 검토가 진행 중이다.
현재 AESA 레이더는 하드웨어에 이어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며, 국방과학연구소가 보유한 레이더 기술역량을 활용해 공대공·공대지·공대해 모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공대공 모드에 대해서는 지상시험 중에 있다. 항공기 장착성은 도면 및 3차원 모델링 등을 활용해 이미 확인하였고, 중량은 할당 대비 87% 수준 이하를 유지하고 있으며,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 모두 계획된 일정을 정확히 준수하면서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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