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4290년, 즉 1957년 10월 7일 자 국방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꽤 재밌는 내용이 나옴. 당시 한국의 국방비는 전체 세금의 8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대부분은 72만 대군을 '유지' 하는데 사용되었다고 함.
이 당시 대부분의 장비는 미군의 원조로 들어온 것을 줍줍해서 쓰고 있었는데, 의원들은 하나 같이 '현재 한국의 예산으로는 2~3만 정규군을 유지하는 것도 빠듯하다.' 라고 언급하는 걸 보면 상당히 무리해서 대군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저 회의의 주제는 미국이 군사원조를 줄인다고 언급하면서 이제 우리는 72만 대군을 어찌 유지하느냐, 에 대해서 날선 공방이 오고 감. UN군 사령부의 주문에 따라서 필수적으로 국토 방어에 필요한 병력을 뽑아놨는데, 군사원조를 줄이면 어쩌자는 질타가 이어짐.
당시 주한미군사고문단장 매터스 장군은 현장에 있지 않았는데 한국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골때리는 상황이었다고. 이러한 문제로 인해 당시 국방위원회에서는 서유럽의 NATO에 대응하는 SEATO를 만들어서 국방비 부담을 줄여보자는 제안도 했으나 군에서 '우리는 군사분야에서만 답변할 뿐, 정치/외교적인 부분은 대답할 수 없다' 라는 이유로 까였음.
한국도 무리해서 72만 대군을 5~6년 간 유지해왔고, 대부분의 비용은 미군의 원조로 메꿔왔는데 줄인다고 하니 저 때 회의에서도 심각하게 이야기를 다룬 모양. 그나저나 세금의 80%를 국방비에 돌렸다는 이야기인데 생각 외로 엄청 돌린 모양이네.
출처
국방위원회 회의록, 단기 4290년 10월 7일 회의
[출처]작성자 오로라